붉은 망토를 이어받은 자들, 역대 슈퍼맨 변천사

1948년부터 2025년까지, 슈퍼맨을 연기한 배우들과 시대별 변화를 한눈에 정리했습니다. 새 슈퍼맨 데이비드 코런스웨트까지 총정리!

정의의 편에 서서 악과 맞서 싸워온 슈퍼맨은 오늘날 수많은 슈퍼히어로의 원형이다. 80여 년의 세월 동안 여러 배우가 붉은 망토를 이어받으며 슈퍼맨의 서사는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그중 역대 최고 슈퍼맨은 누구일까? 영화 [슈퍼맨] 개봉을 기념해 오랜 역사를 돌아본다.

흑백 스크린 위 첫 비행
커크 앨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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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은 만화책에 처음 등장한 이후 라디오 드라마와 TV 만화영화에서 모습을 드러내다 1948년 영화 [슈퍼맨]을 통해 최초로 실사화되었다. 이는 슈퍼맨의 기원을 다룬 작품으로, 총 15부작으로 제작된 시리얼 영화다. 극장에서 단편 형식으로 순차 상영되었다.


초대 슈퍼맨은 브로드웨이 댄서 출신 커크 앨린이다. 그는 후속작 [아톰 맨 대 슈퍼맨](1950)에서도 슈퍼맨 역을 이어갔다. 당시 그가 입은 슈트는 빨간색과 파란색이 아니라 회색과 갈색이었다. 두 작품 모두 흑백영화로 제작되어 화면 속 색상 대비를 뚜렷하게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Episode. 세상에서 가장 비싼 만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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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의 한 경매에서 만화책 한 권이 무려 600만 달러(약 81억원)에 낙찰됐다. 1938년 6월에 발행된 [액션 코믹스 1호]로, 세계 최초로 슈퍼맨 에피소드가 실린 희귀본이다. 미국 작가 제리 시걸과 캐나다 만화가 조 슈스터가 합작해 슈퍼맨을 탄생시켰다. 


[액션 코믹스 1호]는 경매에 출품된 동일본 가운데 보존 상태가 가장 양호해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전 세계 모든 만화책을 통틀어 가장 비싼 책이 되었다. 현재 전 세계에 남은 [액션 코믹스 1호]는 약 100권으로 추정된다.

슈퍼맨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다
조지 리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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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리브스는 영화는 물론 드라마에서도 슈퍼맨을 연기한 유일한 배우다. 그는 1951년 최초의 장편 슈퍼맨 영화 [슈퍼맨과 몰맨](1951)을 시작으로, 텔레비전 드라마 시리즈 [슈퍼맨의 모험](1952~1958)에 출연해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슈퍼맨의 모험]은 시즌6까지 방영되며 대중적 인기를 얻었고, 오늘날 우리가 익히 아는 슈퍼맨의 주요 특징들은 대개 이 시기에 정립되었다.

슈퍼맨의 아이콘으로 군림하다
크리스토퍼 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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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슈퍼맨’ 하면 크리스토퍼 리브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크리스토퍼 리브는 대중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슈퍼맨이다. 당시 무명의 신인 배우였던 그는 로버트 레드퍼드와 워런 비티 등 당대 톱스타를 제치고 <슈퍼맨> 앤솔로지(1978~1987)의 주인공으로 발탁되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원래 마른 체형이었던 그는 혹독한 웨이트트레이닝을 거쳐 슈퍼맨에 걸맞은 탄탄한 몸을 만들었다.


크리스토퍼 리브는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 건장한 체격뿐 아니라 출중한 연기력으로도 주목받았다. 그는 신사적이고 늠름한 영웅 ‘슈퍼맨’과 어리숙하고 소심한 신문사 기자 ‘클라크 켄트’라는 상반된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 냈다. 안경을 쓰고 벗을 때마다 말투부터 자세, 습관까지 완전히 달라지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슈퍼맨 그 자체’라는 찬사를 받았다.

Episode. 슈퍼맨과 연관되면 불운이 따른다?

‘슈퍼맨의 저주’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슈퍼맨]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거나 제작에 관여한 이들이 잇따라 악재를 겪은 데서 비롯된 이야기다.


이 미스터리한 소문의 발단은 조지 리브스의 의문사였다. [슈퍼맨의 모험]이 종영한 다음 해인 1959년, 그는 자택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되었다. 경찰은 자살로 결론지었지만, 약혼자와의 결혼을 3일 앞둔 시점에서 벌어진 일이었기에 많은 의문을 남겼다.


불길한 사건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크리스토퍼 리브는 승마 대회에 출전했다 낙마 사고로 전신마비 판정을 받았고, 식물인간 상태로 지내다 결국 세상을 떠났다. 그와 함께 출연해 슈퍼맨의 연인 ‘로이스 레인’을 연기한 마고 키더도 한동안 신경쇠약을 앓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크리스토퍼 리브의 재림
브랜든 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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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리브가 세상을 떠난 후 붉은 망토를 물려받은 브랜든 루스. 그는 캐스팅 당시부터 크리스토퍼 리브를 연상시키는 외모와 목소리로 주목받았다. 브랜든 루스가 주연을 맡은 [슈퍼맨 리턴즈](2006)는 [슈퍼맨 4: 최강의 적](1987) 이후 무려 19년 만에 선보인 슈퍼맨 영화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전통적인 슈퍼히어로 액션보다 고뇌하는 인간으로서의 슈퍼맨에 초점을 맞추면서 전개가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결국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

새 의상을 입고 등장한 영웅
헨리 카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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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타이츠 위 빨간 삼각팬티 차림은 오랫동안 슈퍼맨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영화 [맨 오브 스틸](2013) 속 슈퍼맨은 그 차림을 과감히 벗어 던졌다. 다이아몬드 형태의 S마크와 붉은 망토는 그대로 유지했지만, 빨간 삼각팬티와 노란 벨트는 사라지고, 슈트 역시 메탈릭한 광택이 도는 새로운 소재로 바뀌었다. 이는 DC 확장 유니버스(DCEU)의 시작을 알리는 새로운 슈퍼맨의 등장이었다.


헨리 카빌은 슈퍼맨을 연기한 유일한 영국 배우다. [맨 오브 스틸]을 시작으로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016),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2021) 등에서 슈퍼맨으로 활약했다. 슈퍼맨은 대공황 시기 미국인의 자존감을 살려준 영웅으로, 그동안 주로 미국인 배우가 슈퍼맨을 전담해 왔다는 점에서 그의 캐스팅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Episode. 슈퍼맨은 왜 팬티를 밖에 입을까?

파란 타이츠 위에 빨간 삼각팬티를 입은 슈퍼맨의 복장은 그의 첫 등장을 알린 만화책 [액션 코믹스] 시절부터 이어져 왔다. 다소 우스꽝스럽기도 한 이 의상은 과연 어디에서 유래했을까? 서커스 차력사에게서 영감을 받았다는 설이 유력하다. 1930년대 차력사들은 대중에게 힘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들은 근육질 몸매를 드러내기 위해 팬티 차림으로 무대에 올랐고, 이에 착안해 슈퍼맨의 코스튬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의 슈퍼맨
데이비드 코런스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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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9일, 영화 [슈퍼맨]이 개봉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흥행을 이끈 제임스 건 감독이 DC 스튜디오의 수장으로 취임한 후 처음 선보이는 DC 유니버스(DCU)의 영화다.


주인공 슈퍼맨 역은 데이비드 코런스웨트가 맡았다. 1993년생인 그는 단편영화 [팔로잉 체이스](2011)로 데뷔해 영화 [트위스터스](2024), [위대한 히트](2024) 등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이번에 그가 선보일 슈퍼맨은 헨리 카빌이 보여준 진지하고 무거운 이미지의 슈퍼맨보다는 크리스토퍼 리브가 그린 밝고 이상적인 슈퍼맨에 가깝다. 특히 아이들이 슈퍼맨을 무서워하지 않고 친근하게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 슈퍼맨의 상징인 빨간 팬티를 다시 입고 등장한다.


조윤주 에디터 yunjj@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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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5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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