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캠핑, 오늘부터 준비 시작!”... 세계로 향하는 캠퍼 전병준

11월에 웬 여름 캠핑? 이듬해 여름 유럽 캠핑 여행을 갈 계획이라면 11월부터 준비해야 한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행 팁을 알려주는 ‘여행 전도사’ 전병준 씨는 준비가 끝났다면 당장 떠나라고 말한다. 
ⓒ전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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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준, 북 디자이너, 유튜브 '안수지의 여행의 발견' 공동 운영자,  '유럽 캠핑 30일' 공동저자 ⓒ전병준

전병준, 북 디자이너, 유튜브 '안수지의 여행의 발견' 공동 운영자, '유럽 캠핑 30일' 공동저자 ⓒ전병준

유럽 캠핑을 떠난 계기는?

컴퓨터 바탕화면에 뜬 사진 한 장 때문이었다. 어느 날 윈도우에 뜬 사진에 완전히 매료되어 이미지 속 장소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다 이탈리아 돌로미티 어딘가인 걸 알았다. 단순히 “가보고 싶다”는 욕망에 이끌려 한 달 여정의 유럽 캠핑을 떠났다.


어디어디를 다녔나?

유럽 캠핑을 두 번 다녀왔다. 2017년 첫 캠핑 코스는 ‘체코(프라하, 체스키크룸로프)-오스트리아(알타우제, 고사우제, 잘츠부르크, 인스부르크)-스위스(쿠어, 아펜첼, 그린델발트)-이탈리아(마카뇨, 베르가모, 베로나, 돌로미티)’였고, 2022년 두 번째 캠핑 코스는 ‘오스트리아(리엔츠, 빈)-체코(플젠, 브르노, 프라하)’였다. 두 번의 여정이 비슷하지만 5년 만에 갔더니 처음 갔을 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더라. 두 번 모두 한 달씩 걸렸다.


코스를 그렇게 구성한 이유는?

여행의 목적지는 이탈리아 북부 산악지대 돌로미티였다. 돌로미티 트레치메에 위치한 로카텔리 산장, 그 옆에 있는 작은 호수가 이전에 윈도우 화면에서 본 사진 속 그 장소였기 때문이다. 렌터카를 타고 가기로 결정한 뒤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체코에서 차를 빌렸다. 그 김에 프라하 여행을 겸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닌가.(웃음) 차 반납을 고려하면 프라하에 한 번 더 와야 하니 여행의 시작과 끝을 정하고 여정을 시작한 셈이다. 그다음부터는 돌로미티를 목적지로 정해 놓고 하나씩 거점을 찍어 갔다. 계획을 잡고 움직인 건 아니고, 현지에서 바로바로 정하고 이동했다. 구글맵이 꽤 잘되어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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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해보니 유럽 캠핑의 진짜 매력은 뭐였나?

유럽 여행과 선진 아웃도어 문화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유럽 곳곳을 여행하면서 숙소만 캠핑으로 해결하는 방식이다. 아웃도어 문화 자체가 유럽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유럽 어디를 가도 근방에서 최고 수준의 캠핑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유럽의 문화유산과 광활한 자연 풍경 속에서 캠핑도 즐기고 저렴하게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가장 가성비가 좋은 유럽 여행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유럽 캠핑을 가려면 준비 기간을 얼마나 잡아야 할까?

평소 백패킹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비행기 티켓만 마련되면 당장이라도 출발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은 생계 활동을 하는 데다 원하는 코스도 짜야 하는 만큼 최소 6개월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면 된다. 곧 11월이니 내년 여름 캠핑을 계획하기에 딱 좋은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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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준비를 하면 될까?

거리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짐을 꾸려 캠핑장에 간다는 것은 국내 캠핑 여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나와 아내가 운영하는 여행 유튜브 영상을 보고 45일간 유럽 캠핑을 다녀왔다는 노부부를 만난 적이 있는데, 쉽고 재미있게 즐기다 왔다고 하더라. 가고자 하는 나라의 ‘고속도로 이용법’이나 ‘주유소 이용법’ 같은 소소한 팁만 숙지하고 출발하면 끝이다. 준비 과정은 ‘내가 가고 싶은 목적지 물색-저렴한 비행기 티켓 예약-자동차 렌트-내 손에 익은 캠핑 장비 정비’ 순으로 하면 된다. 


유럽까지 가서 어느 한 곳에서 캠핑만 한다면 왠지 아쉬울 것 같다. 코스는 어떻게 짜면 좋을까?

사람마다 다르지만 내 경우 구글맵을 켠 뒤 가고 싶은 장소를 일단 정한다. 그러고는 인접 국가를 살펴본다. 며칠 전에는 북마케도니아 오흐리드의 평화로운 사진을 한 장 봤다. 순간 머릿속에 ‘알렉산더 대왕’, ‘페르시아 제국’ 같은 단어가 떠올랐지만 동유럽이라 물가가 저렴하다는 정보도 눈에 띄었다. 이내 구글맵에 저장한 뒤 그리스, 불가리아, 튀르키예 등 인접 국가를 살펴봤다. 그중 튀르키예는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나라다. 그래서 튀르키예에서 출발하는 코스를 짜기 시작했다. 이스탄불로 들어가 불가리아를 거쳐 북마케도니아와 그리스를 지나고 다시 이스탄불로 나오는 루트였다. 그러면 ‘동유럽 캠핑 30일’이라는 콘셉트가 생긴다. 

보통은 이 정도 큰 그림을 정해 놓은 뒤 디테일한 코스를 정한다. 이스탄불에서 불가리아 방향으로 200km 안에 있는 도시를 찾아보는 등 지도를 펼쳐놓고 점을 하나씩 찍어가는 거다. 목적지가 있다고 해도 전체 여행에서 그곳에 가장 먼저 가지 않아도 상관없다. 대규모 관광지가 아니어도 된다. 그게 내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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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큼은 꼭 챙겨야 한다는 캠핑 장비가 있을까?

유럽에서는 아웃도어 매장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쓰는 규격의 둥근 ‘이소가스’는 구하기 어렵고, 구한다고 해도 가격이 비싸다. 그래서 부탄가스를 이소가스용 버너에 연결하는 ‘변환 젠더’를 가져가거나, 장기간 머무를 경우 유럽에서 사용하는 가스 규격에 맞는 버너를 하나 구입해야 한다.


유럽 캠핑장에서 지켜야 할 룰이나 주의 사항이 있다면?

우리나라 캠핑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 자유롭다. 체코의 캠핑장은 아침까지 모닥불 앞에서 기타를 치고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웃음)


유럽까지 가서 한식 위주 식단을 차려 먹는 것 같던데, 이유가 있나?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게 한식이기도 하고, 장기 여행인 만큼 입맛에 맞는 식사를 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샌드위치를 만들어 간단히 끼니를 해결한 날도 많았고, 가끔은 퐁뒤 같은 현지 음식도 해 먹었다. 스위스 아펜첼에서는 그 지역에서만 나는 특별한 치즈를 맛보기도 했다. 그것이야말로 유럽 캠핑의 소소한 재미다. 


식재료 수급은 어떻게 했나?

거의 현지 마트를 이용했다. 유럽의 물가는 의외로 저렴하고 우리나라에서 먹던 식재료를 거의 다 구할 수 있다. 멸치액젓, 된장, 고춧가루 정도는 챙겨 갔지만 이 역시 한인 마트에서 구할 수 있다. 한국과 똑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목적지 인근 마트를 검색하고 캠핑장에 들어가기 전 먹을거리를 구입해 이동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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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면에서 한국 캠핑장과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샤워시설, 취사시설, 기타 편의시설 등은 국내 캠핑장과 같다. 다만 경치가 다를 뿐이다.(웃음) 


유럽 캠핑에서 가장 즐거웠던 기억은?

두 번의 유럽 캠핑에서 체코의 유명 관광지 체스키크룸로프를 빠뜨리지 않고 방문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역사지구 인근에 위치한 유쾌한 분위기의 캠핑장 때문이다. 외지인들에게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모티브가 된 체스키크룸로프성’으로 유명하지만, 체코 사람들에게는 블타바강 인근의 여름 휴양지로 인기다. 휴양지이다 보니 흥이 넘치는 체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체코 현지인들과 어울려 카약을 탔다.

안되는 영어로 예약을 잡고, 다음 날 카약을 앞에 두고 환호성을 질렀다.

잠시 후 배에 타자마자 뒤집혀 물에 빠져버리고,

중간중간 급류를 만날 때마다 아내는 울음을 터뜨렸다.

울고 웃고를 반복하다 중간에 배를 멈추고 맥주도 마시고.

뭐랄까, 체코 현지인 휴가의 매력에 흠뻑 빠진 하루랄까?

유럽 캠핑의 진면목은 바로 그런 현장에 있다.


위기를 맞닥뜨리거나 힘들었던 기억도 있나?

캠핑 여행에서 가장 흔한 고민이면서 두려운 복병은 날씨다. 첫 여행에서 잘츠부르크 인근 캠핑장에 갔는데 3일 내내 비가 왔다. 일정과 루트가 엉켜 떠날 수 없었다. 텐트 한쪽에 비가 새어 들어 몇몇 장비가 흠뻑 젖기도 했다. 힘들었지만 라면만 끓여 먹은 그 3일이 문득 그립다.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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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도움이 될 만한 유럽 캠핑 팁을 알려준다면?

구글맵을 잘 활용하라. 가고 싶은 지역에 어떤 캠핑장이 있는지, 그 주변에는 어떤 맛집이 있는지, 둘러볼 만한 곳은 없는지 등 각종 정보가 있다. 국내 포털에만 의지하면 결국 다른 사람과 똑같은 곳만 가게 된다. 나만의 여행을 떠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면 구글맵에서 좀 더 광범위한 정보를 찾아보라. 용기를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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