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자극 줄이는 습식 면도의 기술

깔끔함과 안전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면 어떻게 면도해야 할까?

프런키바버샵 윤예준 바버와 함께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는 습식 면도법을 살펴봤다.

©shutterstock

면도하는 두 가지 방법

면도는 많은 남성에게 반복되는 필수 일과다. 매일 아침, 거울 앞에서 면도기를 드는 순간 하루가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면도는 단순한 위생 관리를 넘어 자기관리를 위한 하나의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면도 방식은 크게 건식 면도와 습식 면도, 두 가지로 나뉜다. 건식 면도는 물을 묻히지 않은 건조한 상태에서 전기면도기를 이용해 수염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반면 습식 면도는 면도 크림이나 젤을 바른 뒤 칼날을 이용해 수염을 깎아내는 방식으로, 일반적으로 스팀타월이나 온수로 수염을 충분히 불려 부드럽게 만든 후 진행한다.

어떤 방식이 더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편리함, 깔끔함, 피부 자극 정도 등 어떤 요소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건식 면도와 습식 면도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는 개인의 선호와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

‘양날의 검’ 습식 면도

바버숍에서는 오래전부터 전통적으로 이어져온 습식 면도 방식을 고수한다. 세안 후 스팀 타월을 얼굴에 올리고 셰이빙 크림을 도포한 뒤 면도와 애프터 셰이브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습식 면도의 가장 큰 장점은 절삭력이 뛰어나 면도가 깔끔하게 된다는 점이다. 

따뜻한 수건이나 스티머로 수염을 충분히 불리면 수염이 부드러워지고 면도날이 피부에 가깝게 밀착되어 보다 정교한 면도가 가능하다. 잔털이 남을 가능성이 줄고, 수염이 다시 자라는 속도도 건식 면도에 비해 느린 편이다.

다만 습식 면도는 칼날이 피부에 직접 닿는 방식이므로 건식 면도보다 상처가 날 위험이 더 높다. 따라서 습식 면도 시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려면 면도 과정뿐 아니라 면도 전후 단계에서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윤예준 바버가 제안하는,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는 면도법은 다음과 같다.

피부 자극 줄이는 습식 면도법

1. 면도 전 스팀 타월로 수염 불리기

습식 면도에서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스팀 타월을 얼굴에 올려 수염을 충분히 불리는 것이다. 스팀 타월은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고 수염을 부드럽게 만들어 면도 시 자극을 최소화해 준다. 수염이 부드러워지면 면도날이 훨씬 쉽게 들어가 피부 손상 없이 깔끔하게 면도할 수 있다.

개개인의 수염 굵기나 밀도에 따라 다르지만, 스팀 타월은 기본적으로 10분 이상 올려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수염이 촉촉하게 유지돼 면도날이 부드럽게 들어가고 피부 자극도 훨씬 덜하다. 그보다 시간이 짧으면 수염이 충분히 불지 않아 면도 시 수염이 뜯기거나 제대로 밀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촉촉한 수염은 부드럽고 깔끔하게 절삭되는 반면(좌), 메마른 수염은 면도 시 쉽게 끊어진다(우). ©Den

2. 셰이빙 폼 또는 젤 사용하기

피부 자극을 줄이기 위해선 비누 대신 셰이빙 폼이나 젤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두 제품 모두 피부 보호와 수분 유지에 특화되어 있어 건조함과 자극을 줄여준다. 반면 비누 거품은 수분이 빠르게 날아가 피부를 오히려 건조하게 만들고, 마른 거품은 면도 중 피부에 달라붙어 면도를 방해한다.

셰이빙 폼과 셰이빙 젤은 피부 상태와 면도 스타일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 셰이빙 폼은 풍성한 거품으로 면도 시 피부를 보호해 주지만, 면도 부위가 잘 보이지 않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라인을 정확히 만들어야 하는 경우에는 다소 부적합하다. 반면 셰이빙 젤은 수분 기반의 투명한 제형이라 면도 부위가 그대로 보이기 때문에 디테일한 셰이빙이나 수염 라인 정리에 적합하다.

탄력 있는 텍스처로 피부 밀착력을 높인 JS SLOANE 셰이빙 크림. 227g. 25달러.(좌) 예민한 민감성 피부에 추천하는 프로라소 셰이빙 폼 센서티브 그린티. 300ml. 2만3000원.(우) ©JS SLOANE, 프로라소

3. 면도 시 주의 사항

➀ 방향

수염이 자라난 방향대로 면도하면 피부 표면에 가해지는 마찰을 줄이고, 피부 자극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역방향 면도는 일시적으로 매끈해 보일 수는 있지만 자극이 심해 트러블의 원인이 된다.

➁ 각도

면도날은 피부에 약 45도 각도로 닿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면도날을 너무 눕히면 수염이 제대로 밀리지 않고, 반대로 90도에 가깝게 세우면 피부에 날이 직접 닿기 때문에 상처가 생기기 쉽다.

➂ 순서

수염의 밀도가 높은 부위는 마지막에 면도하는 것이 좋다. 수염이 가장 부드러워졌을 때 면도하면 피부 자극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이마 → 한쪽 볼 → 한쪽 턱 → 반대쪽 볼과 턱 → 아래턱 → 입술 아래 → 인중 순으로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수염은 보통 아래 방향으로 자라기 때문에 결을 따라 위에서 아래로 면도하는 것이 좋다. 이때 면도날은 피부와 약 45도 각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Den

4. 면도 후 피부 진정 루틴 만들기

면도 후 자극받은 피부를 빠르게 진정시키고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일은 면도 과정만큼이나 중요한 단계다. 먼저 냉타월을 얼굴에 올려 피부 온도를 낮추자. 그다음 알코올 성분이 함유된 애프터셰이브 스킨이나 로션을 사용해 피부를 소독하면 면도 후 붉은 기와 열감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클래식한 향과 파우더리한 제형이 특징인 JS Sloane 1947 애프터 셰이브 스플래시. 113ml. 26.95달러.(좌) 라임과 사과 향이 어우러진 프로라소 애프터 셰이브 밤 센서티브 그린티. 100ml. 4만2000원.(우) ©JS SLOANE, 프로라소

윤예준 · 프런키바버샵 바버

일러스트레이터 장인범

조윤주 에디터 yunjj@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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