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인에서 법조인으로, 가야금 타는 변호사 강민영

[라이프]by 덴 매거진

익숙한 것을 뒤로 하고 낯선 것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변화와 도전은 가슴 뛰는 설렘과 함께, 그보다 더 큰 두려움과 불안을 동반한다. 그런데 여기, 국악인에서 법조인으로 변신한 이가 있다. 20년 이상 가야금과 국악을 공부하다 법의 세계로 뛰어든 강민영 변호사다. ‘가야금 타는 변호사’로 스스로를 소개하는 그는 “무엇인가를 도전하는 데 있어 망설이는 시간은 짧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강민영 변호사. ⓒ Den

강민영 변호사. ⓒ Den

국악을 공부하다 사법시험에 도전했다

초등학교때부터 대학교까지는 가야금을, 대학원에서는 영정조 시대 국악 이론을 공부했다. 악기를 전공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 끈기 있게 앉아서 연습하거나 공부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고, 교수님의 연주나 말씀을 바로 습득하고 암기하는 것도 습관이 돼 있었다. 학문적인 어려움에 부딪혀 진로에 대해 현실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할 무렵, 법 공부를 하던 친구들이 내 끈기 있는 성격과 공부 패턴을 보고 사법시험을 공부하면 잘할 것 같다고 권유해 고민 끝에 시작하게 됐다. 법 공부는 어려웠지만 재미있었다. 내가 이제까지 공부했던 학문보다 우리 생활에 더욱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분야다 보니 생동감이 느껴졌다. 민법 기본서를 공부할 때부터 법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 두려움은 없었나

공부 자체는 즐거웠다. 다만 수험 생활은 이력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공백기가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은 있었다. 그래서 가족과 친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사법고시를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아버지도 내가 1차 시험에 합격할 때까지 주변에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5년간 수험 생활을 하며 공부를 계속 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한 적도 있다. 시험에 떨어지고 3개월 정도 공부를 하지 않은 적이 있는데, 이때 법 공부가 아니라면 뭘 해야 할까 생각하다 영어 학원을 다녀 봤다. 당시 학원에서 함께 수업을 들었던 사람들은 나와 달리 모두 저마다의 꿈과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을 보며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깊이 생각했고, 다시 마음을 잡고 공부를 시작했다.

ⓒ 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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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를 전공한 것이 변호사로서 업무를 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되나

청중 앞에서 악기를 연주한 경험이 있다 보니 마인드 컨트롤 하는 법을 잘 알고 있다. 연주자는 긴장되고 떨리더라도 청중에게 그 감정이 전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변호사가 된 후 지금까지 여러 재판을 경험했지만, 지금도 재판정에 갈 때마다 긴장이 된다. 재판에 들어가기 전에는 그것을 드러내지 않고, 내가 준비한 말들을 논리정연하게 할 수 있도록 차분히 마음을 다잡는다. 

현재도 가야금 연주를 하고 있나

법조인이 된 뒤 악기 연주를 취미로 바라볼 수 있게 되면서 음악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가야금과 국악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있어 변호사회 같은 단체에서 연주를 요청하면 대부분 응하는 편이다. 비록 큰 무대는 아니지만 작년에도 연주를 했다.

음악 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교사와 KBS 음악방송 작가로 근무했다.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기 때문에 여러 직업군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더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다. 교사와 방송작가 모두 소통이 중요한 직업이다 보니, 이 분야에서 근무했던 것이 변호사로서 의뢰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해결책을 찾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강민영 변호사. ⓒ 플랜에이법률사무소<p>
강민영 변호사. ⓒ 플랜에이법률사무소

10년 넘게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변호사라는 직업의 희로애락은 무엇인가

법조인이 되고 나서 쉼없이 업무를 하고 있다. 국악을 전공할 때보다 더 바쁘다. 하지만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뿌듯함과 기쁨이 나를 움직이게 한다. 물론 힘들 때도 많다. 내가 생각하는 진실과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나 의뢰인들의 고민에 도움을 줄 수 없을 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어떤 변호사로 기억되고 싶나

의뢰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분에게 법률적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정말 좋은 변호사가 되고 싶다. 처음 법조인이 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좋은 사람, 좋은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변한 적이 없다. 그래서 사무실을 처음 오픈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어떤 의뢰인이든 30분 동안은 무료 상담을 해 드린다. 사실 무료 상담을 하면 조언만으로 해결이 되어 수임으로 이어지지 않는 사건들이 훨씬 많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처음 법조인이 되었을 때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앞으로는 공익적인 활동을 많이 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

변화와 도전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깊이 숙고하되, 망설이는 시간은 짧았으면 좋겠다.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여러 시도를 하다 보면 내가 꿈꾸는 삶의 모습이 조금씩 명확해진다. 실패한 경험도 삶의 자양분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김보미 에디터 jany6993@mcircle.biz

김태윤 포토그래퍼 denmagazine@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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