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글로벌 '톱10' 야망


이코노믹리뷰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설명을 하고 있다. 출처=셀트리온

승부사로 꼽히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그룹 합병과 대형 인수합병(M&A),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등을 통해 셀트리온그룹을 글로벌 상위권 제약사로 이끌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의 시가총액은 80조원에 이른다. 이 그룹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사업과 다케다 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18개 제품 사업권 인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등을 통해 글로벌 '톱 10' 제약사로 성장하고 있다. 서정진 회장은 올해 말 은퇴한 후 디지털헬스케어 부문에서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이다.

셀트리온그룹, 합병ㆍM&A 통해 글로벌 '톱10' 도약

서정진 회장은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38.04%를 현물출자해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그룹은 합병 요건이 갖춰지는 즉시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합병을 추진해 오는 2021년 말까지 셀트리온그룹의 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합병에 성공할 시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사업 효율화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합병 시 단일 기업에서 개발과 생산, 유통 및 판매까지 이뤄지므로 거래구조 개선을 통해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창출하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 등장한 셀트리온은 케미컬의약품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대규모 M&A를 성사시켰다. 이 기업은 다케다제약의 아태지역 18개 제품 사업권을 인수했다. 셀트리온이 인수하는 제품군에는 당뇨병 치료제 '네시나'와 '액토스',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 등 전문의약품은 물론 일반의약품인 감기약 '화이투벤'과 구내염 치료제 '알보칠' 등이 있다.


셀트리온은 인수를 통해 그간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해온 바이오의약품 제품군에 강력한 케미컬의약품 제품군을 보강할 수 있게 됐다.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일반의약품 제품까지 확보해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숙한 셀트리온 브랜드로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그간 쌓아온 연구개발(R&D) 역량을 토대로 인슐린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새로운 파이프라인 도입으로 당뇨·고혈압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합병과 M&A, 포트폴리오 확대는 셀트리온이 글로벌 종합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올라서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항체 신약으로 팬데믹 종결 앞장

서정진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맞아 공익을 위해 또 하나의 승부수를 던졌다. 코로나19 항체 신약 'CT-P59(성분명 레그단비맙)' 개발이다. 그는 직접 업무를 챙기면서 CT-P59의 허가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품목허가 시 CT-P59를 즉각 의료 현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생산을 시작했다. 업계는 강력한 오너의 의지가 있어야 이러한 개발ㆍ생산 일정이 가능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 회장은 앞서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 생산이 가능한 전 세계 생산역량의 7%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치료제를 최대한 생산하면 200만명분을 만들 수 있고 이미 10만명분을 생산했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공익을 위해 CT-P59를 개발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곳곳에서 개발되고 있는 항체 치료제를 활용한 1명 치료 비용은 400만~450만원 정도다. 셀트리온은 CT-P59를 한국에 원가 수준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해외에는 경쟁 기업보다는 저렴하지만 한국보다는 비싼 가격으로 판매할 방침이다.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의 사례를 보면 CT-P59 개발 성공 시 셀트리온은 명실상부 손에 꼽히는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길리어드는 2002년 시가총액 2억달러(2200억원) 수준에서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사태를 맞아 치료제 '타미플루' 판매를 통해 단숨에 글로벌 톱 10 제약사로 거듭났다. CT-P59 개발 성공 시 매출은 물론 셀트리온의 브랜드 인지도 확대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치료제 개발 진행 소식에 외신 등에서도 셀트리온을 다루는 사례가 늘어났다"면서 "개발 성공 시 제약바이오 업계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퇴 후 디지털헬스케어 진출 방침

서 회장은 올해 말 은퇴한 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2021년부터 집에서 혈액 검사가 가능한 방법을 만드는 스타트업을 설립할 방침이다. 설명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아니었어도 고령화 등에 따라 헬스케어 부문에서 혁신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의사와 병원, 예산 등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이제는 원격진료로 가야 하고 더 나아가 인공지능(AI) 원격진료로 진출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AI 원격진료 도입을 하려면 사회적 대타협과 인프라가 필요하다. 집에서도 검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당뇨병 자가검사기기 같이 소량의 피만으로도 혈액검사가 가능한 방법이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검사에는 바이오, 나노, 가상현실, AI 기술이 들어가고 기술융합으로 가야 한다"면서 "제약회사 서열 30위권인 셀트리온그룹 회장 자리를 은퇴하고 2021년에 스타트업을 만들어 이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설명에 따르면 원격의료를 위해서는 혈액검사 자가 시스템 구축과 빅데이터 개편, 약사법 개정 등 플랫폼 변화가 필요하다. 그는 "각 가정에 진단장비 가정에 있어야 하고 모든 병원 데이터들이 빅데이터로 모아져 어떤 의사든 환자의 모든 데이터를 볼 수 있어야 한다"면서 "동시에 원격진료의 효과가 있으려면 약사법을 개정해서 바로 처방 약을 배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의 구상이 현실화 된다면 그는 바이오시밀러 시장 창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글로벌 탑 티어 제약사 설립, 원격의료를 통한 헬스케어 혁신 등을 이끌어낸 기업가가 될 전망이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2020.12.2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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