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이'도 안심하고 타는 가족형 전기 SUV…'기아 EV5'

기아 EV5는 가족형 전기 SUV로 아이와 반려견까지 고려한 ‘펫 모드’, 넉넉한 2열 풀플랫 공간, 안락한 주행 세팅을 갖췄습니다. 진짜 가족을 위한 SUV를 찾는다면 EV5가 답입니다.

'펫 모드'로 온도 유지·버튼 차단…반려견도 안심

2열 풀플랫에 넉넉한 적재 공간…캠핑·차박도 OK

실측 전비 6.0km/kWh…주행세팅은 '안락함' 방점

가족형 SUV지만 가격은 글쎄…안전 기능은 '진심'

반려인 1500만명 시대, 국민 10명 중 3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한다. 반려견 전용 유모차와 호텔, 레스토랑은 물론이고 전용 항공편과 기차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그런데 정작 ‘반려견과 안심하고 함께 탈 수 있는 자동차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직도 선뜻 내놓을 차가 마땅치 않다. 인생의 동반자와 함께 가고 싶은 곳은 많은데 정작 이동수단은 늘 아쉬웠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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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아 EV5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기아가 야심차게 내놓은 모델이 전동화 패밀리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더 기아 EV5’다. 여기서 ‘패밀리’에는 사람뿐만 아니라 네 발 달리고 털 흩뿌리는 우리 ‘댕댕이’들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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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아 EV5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지난 23일 ‘더 기아 EV5’의 운전대를 직접 잡아봤다. 경기도 하남시청 인근에서 가평의 한 관광지까지 이어지는 편도 약 42km 코스는 아이와 반려견까지 함께하는 온 가족 나들이 코스의 정석이다. 차량 통행이 빽빽한 하남 시내, 구불구불하고 복잡한 서울양양고속도로 진입로, 그리고 시원하게 뻗은 고속도로를 달리며 EV5가 지닌 매력을 꼼꼼하게 체크했다.


EV5의 첫인상은 단단함이다. 세로로 길게 뻗은 헤드램프와 날카로운 주간주행등은 히어로 영화에 등장하는 아이언맨의 마스크를 떠오르게 한다. 보닛과 범퍼에는 근육질의 볼륨이 살아 있어 보기만 해도 든든한 안도감이 들게 한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들이 날렵함과 유선형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과 다르게 EV5는 굵직굵직한 선을 선택했다. ‘이 차라면 우리 가족을 지켜줄 수 있겠다’는 믿음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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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아 EV5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차체는 묵직해 보이지만 치고 나가는 힘은 충분하다. 최고출력 160kW, 최대토크 295Nm의 성능은 제한 속도 없는 고속도로에서 어떤 차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만큼 속도를 낸다. 다만 스티어링은 손끝에 전해지는 감각부터 묵직하고 반응도 다소 느긋하다. 차체 바닥에 얹힌 대형 배터리의 무게감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하다. 코너를 예리하게 파고드는 날렵한 움직임보다는 차분하고 여유로운 선회에 가깝다. 한마디로 ‘운전의 재미’보다는 ‘안전과 안락함’에 초점을 맞춘 세팅이다.


원페달 주행 기능인 ‘i-페달 3.0’은 내연기관차에선 느낄 수 없는 매력이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놓는 동작만으로도 감속부터 정차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덕분에 복잡한 도심 주행에서 불필요한 발동작이 줄어 피로가 덜하고, 동승자는 전기차 특유의 급가속·급제동에서 오는 앞뒤 울컥거림이 사라져 오래 탑승해도 멀미가 덜하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전기차 멀미로 고생하는 반려견들에게도 희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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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아 EV5 내부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실내는 군더더기 없이 실용적이다. 2열 레그룸은 넉넉하고 바닥은 평평하다. 카시트나 반려견 케이지를 싣고도 공간이 남는 구성이다. 동승자들의 즐거운 여행을 위해 USB 포트와 송풍구도 뒷좌석까지 꼼꼼히 챙겼다. 인테리어는 전반적으로는 튼튼하고 깔끔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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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아 EV5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다만 프리미엄 감성을 기대했다면 약간의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과도기를 건너는 듯한 센터페시아 버튼은 주행 중 직관성이 다소 떨어지고 수납 구성은 평범하다. 마감은 단정하지만 고급 SUV에서 접할 수 있는 섬세한 디테일까지는 아니고, 소재도 내구성과 실용성에 치중한 인상이 강하다. 다만 EV5는 애초에 ‘럭셔리 SUV’가 아니라 ‘패밀리 SUV’라는 점을 떠올린다면 적절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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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아 EV5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EV5가 내세우는 강점 중 하나는 활용성이다. 2열 시트를 접으면 바닥이 완전히 평탄해지며 풀 플랫 공간이 펼쳐진다. 자전거와 캠핑 장비는 물론 차박까지 소화할 수 있는 넉넉한 적재공간이 나와 가족 단위 레저 활동에 최적화됐다. 단순히 짐을 싣는 수준을 넘어 차 안이 하나의 작은 캠핑 베이스캠프로 변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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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아 EV5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특히 눈길을 끄는 기능은 반려인을 위한 ‘펫 모드’다. 반려견을 차에 두고 내릴 때 실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고, 버튼 조작을 차단해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한다. 덕분에 반려견을 차에 남겨야 하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불안과 죄책감을 한층 덜어준다. SUV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가족과 반려동물을 위한 ‘동반자’로 자리매김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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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아 EV5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실제 주행에서 기록한 전비는 6.0km/kWh였다. 전비를 따로 의식하지 않고 마음껏 달렸는데도 제원상 수치인 5.0km/kWh를 웃도는 결과로 효율은 기대 이상이었다. 주행 모드를 노멀 모드에만 두고 달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인상적이다. 에코 모드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전비는 더욱 높아질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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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아 EV5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다만 가격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롱레인지 에어 트림의 시작가는 4855만원으로, 세금과 옵션을 더하면 5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보조금을 감안해도 서울시 기준 실구매가는 4000만원 초반대다. 반면 중국에서 먼저 출시된 EV5가 2700만원대부터 판매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적잖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기아는 중국형 모델을 보급형, 국내형 모델을 NCM 배터리와 다양한 편의 사양을 갖춘 고급형으로 구분하며 차별화를 강조하지만, 그럼에도 EV5의 가격은 ‘프리미엄 SUV’가 아닌 ‘가족형 SUV’라는 성격을 감안했을 때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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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아 EV5 (사진=기아)

EV5는 날카롭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대신 ‘안정’과 ‘배려’를 내세운다. 강인한 외관, 반려동물까지 고려한 편의 기능, 안락한 실내, 기대 이상의 효율성. 부족한 부분은 분명 있지만, 적어도 가족과 반려견을 위한 차라는 진심만큼은 뚜렷하게 다가온다.


이배운 기자
2025.09.3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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