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분풀이 방송인가"...과거 팬들도 "괴롭다"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병역기피 논란으로 17년째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는 가수 유승준(스티브 유)가 자신에 대한 의혹을 조목조목 해명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했다.


유승준은 지난 17일 밤 SBS TV ‘본격연예 한밤’과의 인터뷰에서 “(만나자고 했을 때) 솔직히 많이 긴장했다. 지상파에서는 인터뷰가 한 번도 성사되지 못했다”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지난 7월 대법원은 유승준의 비자발급 거부는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오는 20일 해당 사건에 대한 파기 환송심이 진행된다.


유승준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너무 기뻤다. 전혀 기대 못했다”면서 울컥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 이후 유승준의 입국 금지와 관련한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승준은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저에 대한 실망감이나 배신감이나 허탈감이 크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유승준은 입대 의사를 밝혔으나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입대를 포기했다.


이에 유승준은 “군대에 가겠다고 제 입으로 말한 적이 없다. 한 기자님이 ‘군대 가야지’ 하길래 아무 생각 없이 ‘가야 되면 가야죠’라고 했는데, 그게 기사로 났더라”라며 “막 떠밀렸던 것 같다. 너무 어리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기정사실이 되어버리더라. 주변에서 저에게 박수를 쳐주는데 ‘생각해보겠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당시에는 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 약속을 제가 이행하지 못한 것은 죄송하다”고 밝혔다.


1997년 1집 ‘웨스트 사이드’로 데뷔한 유승준은 ‘가위’, ‘나나나’, ‘열정’ 등의 노래를 연달아 히트시켰고, ‘바른 청년 이미지’로 남녀노소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이 가운데 입대 의사를 수차례 밝힌 유승준은 2002년 입대를 앞두고 돌연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그해 2월 인천국제공항에 내렸으나 입국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채 6시간 머물다가 돌아갔다. 출입국관리법 11조에 따라 입국이 금지됐다.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는 조항이다. 2003년 장인상으로 잠시 왔지만 여전히 입국 금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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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스티브 유) 사진=SBS TV ‘본격연예 한밤’ 방송 캡처

유승준은 당시를 회상하며 “진짜 (군대에) 가려고 했지만 회사와 갈등이 많았다”라며 “약속은 진심이었지만 내가 이행하지 못한 거다. 하지만 내가 처음부터 뒤에서 시민권 다 따놓고 ‘군대 갈 겁니다’ 그런 게 아니다. 그런 비열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미국에 갔을 때 아버지와 목사님이 설득을 하셨다. 미국에 가족이 다 있고, 네가 미국에서 살면 이제 전 세계로 연예인 활동도 하고 그런 것에 조금 더 자유롭지 않을까 다시 한 번 마음을 바꾸는 게 어떻겠냐고 강한 설득이 있었다. 그래서 끝내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면서도 “아버지, 목사님 뒤에 숨으려는 게 아니다. 결정은 제가 내렸으니까 책임은 다 저한테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승준은 2015년 10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에 한국서 취업 활동이 가능한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하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받은 데 대해 “한국 땅을 밟지도 못할 상황에 무슨 계획이 있겠는가”라고 반박했다.


그는 “현재 관광비자로도 못 들어가는 상황이다. F4비자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비자든 상관없지만 변호사가 그걸 추천해줬다”라고 덧붙였다.


또 ‘38세가 지나 병역의무가 지난 시기에 들어오려고 소송을 한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선 “그걸 시기적으로 짜 놓고 할 수 가 없었다. 아내와 ‘이 힘든 과정을 얼마나 더 겪어야 풀리겠느냐’라고 의논해 왔다. ‘우리가 더 마음을 닫고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그게 쉽게 되느냐 (한국은)제 정체성이고 뿌리다”라고 호소했다.


유승준은 이날 방송을 통해 자신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는 기회는 얻었을지 몰라도 국민의 악감정을 푸는 데는 여전히 부족했다. 방송 이후 대다수 누리꾼은 피로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제 그만하자”, “이런 집념으로 군대를 갔으면…”, ”그냥 관광비자로 입국해라”, “이 사람에게 왜 자꾸 해명할 기회를 주는 건가”, “유승준 씨 본인을 위한 분풀이 방송인가”, “유승준 씨는 내게 한때 우상이었다. 지금 당신을 보는 우리도 괴롭다. 제발 이런 식으로 얼굴 비추지 말고 자기 갈 길 열심히 가길 바란다”라는 내용의 댓글이 쏟아졌다.


‘본격연예 한밤’ 제작진은 “유승준 씨에 대한 변호 목적이나, 그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려는 목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2019.09.1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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