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부산까지 가버릴테다"…아이오닉6, 장거리도 여유롭게

최대 충전 주행거리 562㎞…서울~부산도 한번에

'스무스모드'로 멀미없는 승차감…장거리 피로 덜어

디지털 사이드미러·편의 기능으로 주행 완성도 높여

미래지향적 디자인, 무난한 내관은 '호불호' 포인트

파주 시승 코스를 달리던 중, 문득 핸들을 꺾어 그대로 부산까지 내달리고 싶다는 충동이 밀려왔다. “해운대로 가자” 음성 명령에 내비게이션은 434km 경로를 안내했고, 계기판에는 주행 가능 거리 482km가 찍혀 있었다. 충전 걱정 없는 깜짝 여행이 허용된다는 사실이 묘한 해방감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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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더 뉴 아이오닉 6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현대차는 지난 28일 더 뉴 아이오닉 6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시승 코스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파주까지 왕복 78km 거리. 법곳IC, 킨텍스IC 구간에서는 액셀러레이터를 지그시 밟아 전기차 특유의 매끄러우면서도 강렬한 가속을 느꼈고, 기산저수지를 따라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산길에서는 가뿐하게 몸을 날려주는 듯한 탄력을 만끽했다.


그동안 전기차는 태생적으로 짧은 주행거리와 튀는 가속·감속 때문에 장거리 주행엔 부적합하다는 혹평이 많았다. 전기모터의 즉발 토크와 강한 회생제동 탓에 작은 페달 조작에도 차는 거칠게 요동쳤고 탑승자들은 울컥거림과 멀미를 호소하기 일쑤였다. 오죽하면 전기차 택시는 타지 않는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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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더 뉴 아이오닉 6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하지만 더 뉴 아이오닉 6는 이런 약점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우선 국내 전기차 중 최장 1회 충전 주행거리인 562km를 확보했다. 서울역에서 부산역까지 달리고도 여유가 남는 거리다. 무엇보다 주행감도 달라졌다.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액셀러레이터를 다뤄도 가솔린 세단을 운전하듯 가속과 감속이 부드럽게 이어졌다.


이는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었다. 이번 모델부터 새롭게 적용된 ‘스무스 모드’ 덕분이다. 전기차의 직설적인 반응을 누그러뜨리고 내연기관차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구현해낸 것이다. 페달을 밟으면 반응은 둥글게 이어지고 페달을 떼었을 때 회생제동도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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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더 뉴 아이오닉 6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최재진 현대차 MSV총합시험팀 연구원은 “스무스 모드는 전기차의 급격한 가감속으로 멀미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개발했다”며 “현대차 연구소와 외부 계열사 등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멀미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고 자신했다.


고속도로 위에선 물살을 가르는 듯한 질주감이 살아났다. 엔진 소음이 사라진 자리를 대신하던 노면 소음과 풍절음마저 억제돼 차 안은 고요했고, 주행감은 한 마리 물고기가 도로 위를 미끄러지듯 헤엄치는 느낌이었다. 토크의 위력으로 추월은 거침없었고 차와 차 사이 좁은 틈도 물 흐르듯 스르륵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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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더 뉴 아이오닉 6 디지털 사이드미러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보통 차량에서는 보기 힘든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편의성, 디자인, 효율성 3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광각 카메라는 거울보다 넓은 시야를 제공하고 차선 변경 시 가이드라인까지 띄워 운전을 더더욱 쉽게 만들어준다.


공기저항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려는 연구진의 집요함도 엿보인다. 결과는 공기저항 2% 개선. 이의재 현대차 공력개발팀 책임연구원은 “전작의 사이드미러 모양은 공력 성능에 맞지 않아 반드시 바꿔야 했다”며 “디자인 팀도 새로운 모양을 원하고 있었던 덕분에 개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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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더 뉴 아이오닉 6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모난 곳 없이 곡선으로만 빚어진 외관은 보는 순간 한 마리 물고기를 연상시킨다. 매끄러운 표면 처리와 과감한 곡선미가 어우러져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만 전통적인 세단의 직선미나 클래식한 투박함, 중후함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는 다소 이질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혁신적이고 세련된 디자인’과 ‘과감함이 주는 낯섦’ 사이에서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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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더 뉴 아이오닉 6 내부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실내는 최신 전기차답게 단정하고 깔끔하다. 디지털 사이드미러 화면은 계기판 양옆에 자연스럽게 배치돼 시선을 멀리 돌리지 않아도 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내비게이션과 후측방 경고 등 필요한 정보를 착실히 띄워주며 운전자가 전방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장거리 운전에서 피로를 줄여주는 요소다.


다만 고급 수입 전기 세단과 비교하면 소재 마감이나 디테일은 평이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차별화된 감각보다는 실용성과 무난함에 방점을 찍은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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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더 뉴 아이오닉 6 운전석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시승차 계기판 전비는 5.5km/kWh를 기록했다. 파주 시내의 다소 혼잡한 정체 구간을 지나고, 고속도로에서는 거칠게 페달을 다룬 점 등을 감안하면 무난한 수준이다.


가격은 전기차 세제 혜택을 적용해 스탠다드 모델 △E-Value+ 4856만원 △익스클루시브 5095만원 △프레스티지 5553만원, 롱레인지 2WD 모델 △E-Lite 5064만원 △익스클루시브 5515만원 등이다.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반영하면 가격은 더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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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더 뉴 아이오닉 6 (사진=현대차)

정재훈 현대차 국내 상품운영2팀 매니저는 “아이오닉 6는 지난해 3월 시장 상황을 고려해 200만원을 인하했다. 이번 신 모델은 전 구성을 강화했지만 주력 트림 기준 110만원만 인상했기 때문에 기존 모델의 인하 전 가격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90만원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전 전기차 모델들의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결함 논란에 대해서는 “더 뉴 아이오닉 6에는 완전히 다른 하드웨어를 적용했고, 평가와 품질 검증 과정도 충분히 거쳐 우려가 없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배운 기자
2025.09.0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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