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왜 스마트폰을 돌리기로 했나

[테크]by 이데일리

LG, 하반기 전략폰 '윙' 출시 공식화

회전형 듀얼스크린 적용한 폼팩터 혁신 도전

익스플로러 프로젝트, 무모한 도전 vs 새로운 시도


때로는 미발표곡이나 보너스 영상이 더 흥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말기와 IT업계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B-Side’ 스토리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옆에서(Beside) 지켜본 IT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취재활동 중 얻은 비하인드 스토리, 중요하지는 않지만 알아두면 쓸모 있는 ‘꿀팁’, 사용기에 다 담지 못한 신제품 정보 등 기사에는 다 못 담은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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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지난 2일 글로벌 미디어를 대상으로 발송한 ‘LG윙’ 공개 행사 초청장에서 회전형 스크린을 암시하는 부분.

‘혁신’인가 ‘무모한 도전’인가. LG전자(066570)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LG윙’의 출시를 공식화하면서 온라인에선 어느때 보다 관심이 뜨겁습니다.


‘혁신이다’, ‘용감하다’, ‘새롭다’ 등의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가 하면 ‘적자만 더 늘어날 것’, ‘무게 중심이 걱정이다’ 등의 부정적인 전망도 못지 않습니다.


LG윙은 올해 안에 만년 적자에 빠진 스마트폰 사업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보여주고자 하는 LG전자의 또 다른 승부수인 것은 분명합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화면을 돌리게 된 배경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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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유출된 LG윙의 사용영상. 메인화면에는 내비게이션을 띄운채로 보조화면으로 전화를 받고 있다.

삼성·애플·화웨이 모두 접는데 LG는 돌린다


LG윙은 일종의 듀얼스크린폰의 변형입니다. V50과 V60 시리즈에서 병렬형으로 배치하고 탈부착이 가능했던 보조 스크린을 이번엔 회전형으로 바꾼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LG전자는 LG윙을 프리미엄 스마트폰 내 혁신 제품군인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첫번째 제품으로 출시한다고 합니다. 그동안 수차례 제기돼 온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을 내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인 셈입니다.


LG전자는 아직 폴더블폰을 출시하기엔 ‘시기상조’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폴더블폰에 대한 기술 검증을 끝났지만, 출시는 상용성이나 품질 이슈가 없어지는 시점에 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입니다. 또 LG만의 폼팩터(기기 형태)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이는 다른 경쟁사들이 폴더블폰으로 폼팩터 혁신을 도모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삼성전자(005930)는 물론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제조사들이 모두 폴더블폰 신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애플 이르면 내년에는 첫번째 폴더블폰을 선보일 것으로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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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지난 2016년 출시한 세계 최초 모듈형 스마트폰 ‘G5’.

따라가기보단 차별화…계속되는 LG만의 폼팩터 혁신


이같은 LG 스마트폰의 ‘마이웨이’는 차별화를 위한 전략이기도 하지만,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본부의 DNA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업계에선 폼팩터의 혁신이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LG를 따라갈 곳이 없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지난 2016년 LG전자는 세계 최초 모듈 방식 스마트폰인 ‘G5’를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스마트폰 하단 모듈 부분을 서랍처럼 당겨 분리할 수 있는 구조인데요. 이 부분에 ‘프렌즈’라 불리는 다른 기기를 연결해 스마트폰을 디지털 카메라나 고급 오디오로 바꿀 수 있는 겁니다. 스마트폰을 변신시킬 수 있다고 해서 일명 ‘트랜스포머폰’이라고 불기도 했습니다. 아쉽게도 성능과 완성도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흥행에는 참패했지만요.


LG는 지난 2017년 V50을 출시하며 듀얼스크린폰 역시 세계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폴더블폰과 비교해 혁신성이 뒤진다며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사용자들 사이에선 합리적인 가격에 사용성이 높다며 호평을 받기도 했지요. 마이크로소프트(MS)도 비슷한 형태의 ‘서피스듀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해 LG전자가 ‘선구자’였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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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벨벳은 출시 전부터 디자인면에서는 호평을 받았으나 사양대비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 속에 흥행엔 실패했다.

혁신인가 무모한 도전인가…일단 관심끌기는 성공


LG윙의 성패는 일단 뚜껑이 열려봐야 알겠지만 일단 화제성 면에서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악플보다 무서운 건 무플’이라는 말도 있듯이, 다소 논란이 되기도 하지만 이는 결국 관심의 반영이라는 해석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의 성공 여부는 모르겠지만 LG전자의 스마트폰이 변화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LG전자의 새로운 시도가 혁신이 될지, 실패 사례가 될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혁신이 완성되기 위해선 새로운 사용성과 가능성을 제시하고 그것이 실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돼야 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2020.09.1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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