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는 아이폰이 접수?

[테크]by 이데일리

올해 성탄절 美서 많이 팔린 폰 1~9위 모두 아이폰

코로나19에 전체 판매량 줄고 '가성비'선호 뚜렷

지난해 순위권엔 삼성이 하나 올렸으나 올해는 LG가

때로는 미발표곡이나 보너스 영상이 더 흥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말기와 IT업계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B-Side’ 스토리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옆에서(Beside) 지켜본 IT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취재활동 중 얻은 비하인드 스토리, 중요하지는 않지만 알아두면 쓸모 있는 ‘꿀팁’, 사용기에 다 담지 못한 신제품 정보 등 기사에는 다 못 담은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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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선물 수요로 크리스마스 당일이 신규 스마트폰 개통이 가장 많은 날이다. (사진= 픽사베이)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지난달 미국에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장 인기 있었던 스마트폰 10위권에 애플의 아이폰이 9개나 이름을 올렸습니다. 현지 시장조사업체(플러리 애널리틱스)의 자료를 보면 지난 크리스마스 당일 미국에서 가장 많이 활성화(개통)된 스마트폰 상위 9개가 모두 아이폰이었던 것이지요.


애플의 홈그라운드인 미국 시장에서 아이폰의 압도적인 인기는 사실 어제오늘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시기적으로는 크리스마스는 아이폰 신작 출시일과 더 가깝기 때문에 아이폰이 가장 잘 나가는 시기이기도 하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시장의 분석 자료를 굳이 들고온 이유는 두가지 입니다. 우선 미국 스마트폰 시장은 규모면에서 중국과 인도에 밀려 3위로 내려오긴 했지만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중요한 시장한 시장입니다. 또 크리스마스 기간 미국의 스마트폰 판매를 보면 현재 시장의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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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크리스마스 당일 개통된 스마트폰은 지난해 같은날보다 2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플러리애널리틱스)

코로나19에 스마트폰 선물도 줄어…작년보다 23% 감소

미국에서 연말연시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IT제품 구매가 연중 가장 많이 이뤄지는 시기인데요. 특히 크리스마스 당일(12월25일)은 신규 스마트폰이 개통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날이라고 합니다.


올해 크리스마스 당일 개통된 스마트폰의 양은 지난해에 비해 23% 줄었습니다. 3분기 들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코로나19의 여파에서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폭의 감소세입니다.


원인은 크게 두가지로 분석됩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불황으로 비싼 선물에 속하는 스마트폰 선물이 줄었다는 겁니다. 미국 상무부에서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 경제의 가장 큰 성장 동력인 개인소비지출이 7개월만에 처음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미국인 3명 중 1명 꼴로 통상적인 가계비용 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통계도 있고요. 연말을 맞아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불확실성이 다시 높아지고 주머니 사정도 팍팍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두번째로 미국에서도 명절 모임이 제한되면서 ‘선물 증정식’이 크리스마스 전에 이뤄지지 못하거나, 오프라인에서 스마트폰을 사는 것이 힘들었다는 지적입니다. 이 역시 코로나19 탓인데요.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가족모임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권하는 분위기 탓에 크리스마스 선물이 25일에 몰리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는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도 12월부터 2월까지 크리스마스와 명절, 입학 및 진학 등으로 IT 기기 선물 수요가 몰리는데요. 코로나19 때문에 높은 가격대의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고, 구매 자체도 이전에 비해 분산될 공산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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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크리스마스 당일 개통된 스마트폰 1~9위는 모두 아이폰이 차지했으며, 지난해 200달러대로 출시된 LG전자의 ‘K30’이 10위에 올랐다. (자료= 플러리 애널리틱스)

아이폰12보다 아이폰11·XR이 인기…LG K30도 10위에

다음으로 주목할만한 부분은 가장 인기있었던 제품이 지난 10월에 출시된 ‘아이폰12’ 시리즈가 아닌 ‘아이폰11’이라는 겁니다. 아이폰11은 지난해 출시된 모델로, 시리즈 내에서 가장 저렴한 제품입니다. 작년 크리스마스에는 당시 가장 따끈따끈한 신제품인 아이폰11이 1위에, ‘아이폰XR’이 2위에 올랐으나, 올해는 1년 전 아이폰11과 2년 전 아이폰XR이 1·2위에 각각 랭크됐습니다.


이는 최근 스마트폰 소비자들 사이에서 대세로 자리잡은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 중시 경향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경기 상황이 전반적으로 안 좋기도 하지만 스마트폰의 성능이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 되면서 이같은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입니다. 1년 전 폰도 충분히 괜찮은데 굳이 비싼 돈을 주고 최신 폰을 살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지요.


아이폰11의 경우 지난해 9월 출시 당시 가격은 699달러였으나, 이번에 아이폰12가 출시되면서 599달러로 가격이 인하됐습니다. 2위에 오른 ‘아이폰XR’은 2년 전 출시된 제품으로 499달러로 가격이 떨어졌고요. 아이폰 내에서는 중저가에 해당하는 가격대입니다. 아이폰11과 아이폰XR은 아이폰12 출시 후 가성비가 높아지면서 신작 못지 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폰이 휩쓴 ‘크리스마스폰’ 순위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타사 제품인 LG전자의 ‘K30’(10위) 역시 지난해 출시된 실속형 스마트폰입니다. 지난해 출시 당시 가격이 200달러대 초반으로, 1년이 지난 올해 연말엔 10만원대 중후반에 구매할 수 있는 저렴한 모델입니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A10e’(9위)가 아이폰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모델이었는데, 올해는 LG폰이 순위권에 들어가 있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한편, 아이폰12 시리즈 중에서는 최상위 모델인 ‘아이폰12 프로맥스’(1099달러)가 3위에 올라 체면을 지켰는데요. 고(高)사양·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견고한 수요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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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2는 애플의 첫 5G폰으로 예년보다 한달 가량 늦은 올해 10월에 공개 및 출시됐다.(사진= 애플 홈페이지)

2021.01.05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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