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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애플워치, 아이폰 잠금해제 ‘비밀열쇠’ 되나

by이데일리

잠금 풀린 애플워치 가까이 있으면 아이폰 잠금해제

기기간 연결 이용하지만 사용자 머리위치도 인식해

삼성 '스마트락' 기능과 비슷하지만 달라

때로는 미발표곡이나 보너스 영상이 더 흥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말기와 IT업계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B-Side’ 스토리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옆에서(Beside) 지켜본 IT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취재활동 중 얻은 비하인드 스토리, 중요하지는 않지만 알아두면 쓸모 있는 ‘꿀팁’, 사용기에 다 담지 못한 신제품 정보 등 기사에는 다 못 담은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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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최근 애플워치를 이용해 아이폰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iOS 업그레이드 버전을 공개했다. (사진= 애플)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올해 봄부터는 아이폰을 사용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페이스ID’를 이용할 수 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정확히는 페이스ID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고, ‘애플워치’를 함께 사용해야만 가능하긴 하지만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폰에 손을 대지 않고도 잠금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마스크가 일상화된데다, 특정 환경에서 페이스ID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있던 터라 해당 기능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일각에서는 애플워치만 있으면 아이폰 잠금을 손쉽게 해제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스러운 시선도 있습니다. 슈퍼컴퓨터를 이용해도 풀 수 없다는 아이폰의 보안성에 빈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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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로 아이폰 잠금해제, 주인만 가능하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럴 걱정은 없다는 것이 애플측 설명입니다. 해당 기능이 기기간 연결을 기반으로 하는 것은 맞지만 단순히 사용자의 아이폰과 애플워치가 가까이만 있으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선 애플워치의 잠금이 풀려 있어야 합니다. 애플워치는 사용자가 착용하면 최초 한번은 잠금을 풀어야 하고, 이후에도 손목에서 풀었다 다시 착용할 때는 잠금을 해제해야 합니다. 누군가 악의적으로 애플워치를 이용해 아이폰의 잠금을 해제하려 할 경우 애플워치 잠금부터 풀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하나는 이 기능에서 열쇠 역할을 하는 애플워치가 ‘주인’을 꽤 정밀하게 인식한다는 겁니다. 애플워치와 아이폰을 모두 사용하는 A와 B가 가까이에서 대화를 하다가 B가 A의 아이폰을 들어 올려도 잠금은 해제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애플워치가 사용자의 대략적인 머리 위치를 알고 있어서 스마트폰을 집어 든 사람이 주인인 A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A와 B가 앉은 키도 비슷하고 딱 붙어 있다고 가정해 볼까요. 이런 경우엔 B가 A 스마트폰을 바라보거나 들어 올릴 때 잠금이 해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애플워치를 통해 아이폰 잠금이 해제될 때는 사용자의 애플워치로 햅틱(진동) 알림이 전달되는데, 이때 본인이 아닐 경우 잠금을 걸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는 개발자용 베타 버전만 배포된 상태이고 오류 수정 등을 거쳐 올해 봄에는 일반 사용자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폰 잠금을 해제하는 방법에 비밀번호, 페이스ID, 지문인식 외에 애플워치가 한가지 더 추가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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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015년부터 ‘스마트락’이라는 이름으로 지원하고 있는 간편 잠금해제 기능. (사진= 삼성전자 뉴스룸)

삼성폰에 있는 ‘스마트락’ 기능과 비슷한 듯 달라


애플이 이 기능을 발표하면서 일각에선 삼성이 2013년 최초로 스마트워치를 출시하면서 이미 제공하고 있던 기능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삼성은 ‘갤럭시기어’ 출시 당시 스마트워치로 온 이메일, 메시지 알람이 꺼지기 전에 휴대폰을 들어 올리면 잠금이 해제돼 바로 내용을 볼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2015년부터는 ‘스마트락’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삼성 스마트폰이 사용자의 스마트워치나 무선이어폰 등과 연결되거나 집에 들어오면 잠금이 자동으로 풀리도록 설정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한 잠금 해제는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 해당 기기를 ‘신뢰할 수 있는 기기’에 추가해 설정하면 쓸 수 있습니다. 무선이어폰이나 스마트워치 등을 착용한 사람이 스마트폰의 주인이라는 전제 하에 잠금을 여러번 해제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한 기능입니다.


애플과 달리 삼성의 스마트락 기능은 잠금 해제의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한 기능이고, 기기간 연결만을 기반으로 합니다. 비슷하지만 ‘디테일’에선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애플이 이번 기능을 개발하면서 삼성의 스마트락 기능을 참조했다고 보는 것은 합리적인 추측입니다. 삼성과 애플 뿐 아니라 많은 경쟁 업체들은 싸우면서도 서로 좋은 점은 벤치마킹하며 닮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고요.


한가지 더.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두 회사의 방식이 비슷한 듯 다른 이유를 생각해보면 기술의 차이라기보단 철학의 차이가 느껴집니다. 삼성은 사용 편의성과 범용성에 더 초점을 둔 반면, 애플은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비한 프라이버시 보호에 가장 우선점을 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