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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같은 현장실습인데 나는 60만원, 친구는 180만원?"

by이데일리

대학생 현장실습 실효성 논란 지속

교육부·노동부 등 사업 주관부처 따라 월급 달라

교육부 “하반기부터 최저임금 기준 따라 지급예정”

대학측 “최저임금 강제시 기업참여율 저조 우려”


"졸업을 앞두고 현장실습을 나갔는데 누구는 월급이 60만원이고 누구는 180만원이라는 게 말이 되나요?"


대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취업준비를 위해 활용하는 기업현장실습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주관부처의 차이에 따라 대학생들이 현장에서 받는 실습비가 현저한 차이를 보여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데일리

(사진=이미지투데이)

주관부처·프로그램 종류따라 급여 달라

대학생 현장 실습 프로그램은 교육부 주관 하에 산학협력 일환으로 만들어진 제도다. 학교와 협력 관계인 기업에서 학생들이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


이 제도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은 크게 관할 부처와 기간에 따라 고용노동부가 시행하는 장기 현장 실습과 교육부가 시행하는 단기 현장 실습 등 두 가지로 나뉜다.


두 프로그램은 참여 기간에만 차이가 있을 뿐 실질적인 업무 내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고용부 주관의 장기 현장 실습에는 참여 기간에 따라 4~6개월, 즉 정규 학기 동안 실습에 참여하는 ‘ipp’와 1년간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ipp 일학습병행’이 있다.


교육부 주관의 단기 현장실습은 정규 학기 중 3~4개월간, 혹은 방학 기간 중 1~2개월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프로그램 종류에 상관없이 학생들은 보통 주 5일, 하루 8시간 동안 회사에 머물며 일을 한다. 이때 장기현장실습 중 ‘일학습병행’ 참여자들은 실습 기간 동안 근로자로 인정돼 최저임금을 충족하는 ‘급여’를 받는다.


나머지 프로그램은 근로가 아닌 ‘학습’으로 간주해 최저임금 지급 의무가 없다.


조세희 밝은빛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학생들이 실습을 통해 '학점'을 얻는다는 점에서 통상 근로와 다르기 때문에 임금 역시 적용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결국 프로그램 참여한 기업의 자금 상태에 따라 지급 금액이 달라질 수 있는 것.


하지만 고용부 주관의 정규학기 ipp(4~6개월) 참여자들은 최저시급에 준하는 실습비를 받아왔다. 그 외 현장실습생(단기 현장실습생)들이 받은 금액은 학교의 지원금을 포함해 월 30만~60만원의 ‘열정페이’ 수준에 그쳤다.


단기 현장실습에 참여한 이모(25세, 여)씨는 “동기는 장기 현장실습에 해당하는 ipp에 5개월간, 나는 단기 현장실습에 4개월간 참여했다”며 “친구가 (세후) 월 170만원을 받는 동안 나는 한 달에 50만원을 받았다. 이후 학교에서 지원금 30만원을 일괄 지급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나도 동기도 학교에 똑같이 등록금을 납부했고 회사에 묶여 있는 시간도 비슷했다”며 “(급여) 저축은커녕 부모님께 생활비 지원을 받아야 했다”고 덧붙였다.


조 변호사는 "기업은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보조금을 받는 경우가 많다"라며 "현장실습이 학습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학생들이 부당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정부에서 받는 보조금 중 일부를 학생들에게 환원하는 자세가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재학 중인 대학생들은 실습 참여 시 아무래도 약자일 수밖에 없다"며 "이런 경우 학교가 적극적으로 나서 기업과의 임금 관련 조율도 해야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교육부 "최저임금 받을 수 있게 제도개선할 것"

현장실습의 ‘열정페이’ 논란이 계속되자 교육부는 올해 2학기부터 기업이 현장실습 참여 대학생에게 최저시급의 75% 이상을 지급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교육부의 ‘대학생 현장실습 제도개선 방안’에 따르면 실습 형태가 ‘표준 현장실습학기제’에 해당할 경우, 기업이 최저시급의 75%(혹은 그 이상)를 지급하면 나머지 25%(혹은 그 이하)는 기관과 학교가 지원금 형식으로 부담하게 된다.


이 방안대로라면 학생은 어떻게든 ‘최저시급’은 받게 되는 것이다.


이데일리

(사진=이미지투데이)

최저시급 받으면 뭐 해…기업 참여율 저조해져 실습 기회 자체가 줄 수도

다만 대학측은 교육부의 이런 조치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는 입장이다. 재정 부담이 커진 기업이 산학협력에 소극적으로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A대학 현장실습지원센터 총괄책임자는 “학교는 이전부터 기업에 최소한 최저시급을 지급할 것을 꾸준히 권고했다"면서도 "하지만 단순 ‘권고’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입장에서는 한 명의 학생이라도 더 기업과 연결해주고 싶은 마음”이라며 “따지고 보면 기업도 현장실습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건데 자기들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많아지면 참여율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 특히 규모가 작은 기업은 참여를 더욱 꺼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기업 참여 저조를 우려하고 있다.


올해 4학년에 진학하는 김모(24세, 여)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이라 인턴 경험을 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며 “나뿐만 아니라 동기들도 학교를 통해 실습 기회를 얻는 것을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급여 금액에 상관없이 기회만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스냅타임 김세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