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최초 ‘전기차 플랫폼’ 공개… “F1 기술도입한 1000마력 초고성능 전기차”

페라리가 드디어 전기차 시대를 연다. F1 기술을 이식한 첫 전기 플랫폼 ‘일레트리카’는 1000마력의 괴물 스펙과 530km 주행거리로 ‘전기차도 페라리답다’는 철학을 증명했다.

페라리 일레트리카 전기차 플랫폼.

페라리 일레트리카 전기차 플랫폼.

페라리는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마라넬로 본사에서 ‘2025 페라리 ’테크놀로지·이노베이션 워크샵캐피털 마켓 데이’를 개최하고 첫 번째 순수 전기차 플랫폼 ‘페라리 일레트리카(Ferrari Elettrica)’를 공개했다.


1947년 고성능 내연기관 스포츠카로 시작한 브랜드가 전기차 시대를 맞아 1000마력을 내는 초고성능 전기차 기술력을 공개한 것이다. 이번 모델은 단순한 전기차가 아니라 “전기 시대에도 페라리답다”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인 모델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페라리는 오랫동안 ‘최고의 기술이 준비되어야만 첫 전기차를 내놓겠다’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 결과물이 바로 이번 일레트리카다. 페라리는 2009년 F1 하이브리드 기술을 시작으로, 라페라리·SF90·296 GTB 같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며 전동화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켜왔다. 이번 전기차 플랫폼은 그동안의 기술력을 모두 모아 완성한 결과물이다.

(왼쪽부터)존 엘칸 페라리 회장과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가 일레트리카 전기차 플랫폼을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존 엘칸 페라리 회장과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가 일레트리카 전기차 플랫폼을 살펴보고 있다.

일레트리카의 차체는 75% 재활용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차량 한 대당 CO₂ 배출량을 약 6.7톤 줄이는 효과를 낸다. 최대한 가볍게 설계된 차체는 무게 중심이 기존 내연기관 동급 차량보다 8cm 낮다. 무게를 아래로 내리면 코너를 돌거나 급가속할 때 차체가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줄어 안정성이 향상돼 고성능 차량에 유리하다.

페라리 일레트리카 전기차 플랫폼 배터리 모듈.

페라리 일레트리카 전기차 플랫폼 배터리 모듈.

배터리는 차체 하부에 붙어 있으며, 차체 구조와 완전히 통합됐다. 이런 설계는 충돌 시 충격을 흡수하면서도, 차량이 튼튼하게 버틸 수 있도록 한다. 배터리 셸은 매우 얇은 알루미늄 구조로 만들어졌는데, 이 덕분에 전체 중량은 가벼워지고 냉각 효율은 높아졌다. 배터리는 SK온이 공급했다. 1회 완충으로 약 530km를 달릴 수 있는 수준으로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초고성능 전기차가 될 전망이다.


페라리 일레트리카에는 앞뒤로 각각 전기모터가 두 개씩, 총 네 개의 모터가 장착됐다. 이들은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해 정확한 구동력 분배와 뛰어난 코너링 성능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속력은 시속 100km까지 단 2.5초, 최고속도는 310km/h 이상, 최고 출력은 1000마력을 발휘한다.


전기차임에도 ‘토크 시프트 인게이지먼트(Torque Shift Engagement)’라는 새 기술 덕분에 가속이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여러 단계를 지나며 점점 강해지는 느낌을 준다고 한다. 이 방식은 운전자가 기어를 직접 조작하는 듯한 감각을 만들어, 전기차에서도 ‘페라리 특유의 짜릿함’을 그대로 살렸다.

페라리 일레트리카 전기차 플랫폼 배터리 모듈.

페라리 일레트리카 전기차 플랫폼 배터리 모듈.

전기차는 대체로 조용하지만, 페라리는 ‘조용한 전기차’ 대신 ‘울림이 있는 전기차’를 택했다. 내연기관 소리를 흉내 내는 대신, 모터·기어·진동 등 차량 본연의 실제 소리를 감지해 증폭했다. 이 시스템은 단순한 효과음이 아니라, 차량의 반응을 그대로 전달해 운전자가 차와 교감하는 듯한 느낌을 줄 것으로 보인다.

페라리 일레트리카는 ‘최신화 액티브 서스펜션’을 사용한다. 도로의 굴곡과 코너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각 휠이 받는 하중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결과적으로 승차감이 부드러워지고 코너링이 더 정교해졌다고 하며, 이 시스템은 초당 200번 이상 데이터를 업데이트한다. 덕분에 노면 변화나 급회전에도 차량이 흔들리지 않고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페라리 일레트리카 전기차 플랫폼.

페라리 일레트리카 전기차 플랫폼.

후면에는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분리형 서브프레임’을 도입했다. 이 구조는 기존보다 더 조용하면서도 차체 강도는 그대로 유지해, 일상 주행에서도 안정적인 승차감을 준다.

지안마리아 풀겐지 페라리 최고제품개발책임자(CPDO).

지안마리아 풀겐지 페라리 최고제품개발책임자(CPDO).

페라리는 이번 모델을 통해 “전기차라서 조용하고 실용적인 차라는 통념을 깨려 한다”고 강조했다. 일레트리카는 단순히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전기차가 아니라, ‘운전이 즐거운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브랜드의 철학을 이어받으며 기존 출시된 전기차들과 완전히 차별화된 전략을 보인다는 계획이다.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는 “전동화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이며, 이 차는 전기 기술이 주는 새로운 감각과 전통적인 페라리의 감성이 공존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페라리는 2026년 초에 일레트리카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먼저 공개하고, 같은 해 봄에 최종 완성형 모델과 상세 기술을 발표할 예정이다.

(왼쪽부터)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와 존 엘칸 페라리 회장이 일레트리카 전기차 플랫폼을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와 존 엘칸 페라리 회장이 일레트리카 전기차 플랫폼을 살펴보고 있다.

마라넬로=김상준 기자 ksj@donga.com

2025.10.1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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