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방식으론 성공하기 어렵다는 세탁 카페 창업자의 솔직 고백

[비즈]by 도서출판 길벗

[론드리프로젝트] ‘세탁’이라는 일상의 시간을 사람들과 만나는 즐거운 시간으로 제안한다

“건축과 출신은 설계 사무소를 나와야만 건축을 하는 거라는 인식. 그게 아니면 건축을 포기하는 걸로 생각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고민이 많았어요. (…) 유명 설계사무소에서 인턴으로 일해봤는데 하나의 부품처럼 여겨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배운 건축과는 너무 달라서 허무함까지 느껴졌어요. 이걸 통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 〈건축 도시 스타트업〉, 건축도시공간연구소

'론드리프로젝트' 이현덕 대표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건축과를 졸업한 후 서울 용산 해방촌에 ‘론드리프로젝트’를 창업한 이현덕(34) 대표의 이야기다.

 

그는 건축을 좋아해서 전공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직장에서 부품이 되어간다는 걸 느끼면서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축사무소에 다니는 걸 포기하고 진로를 모색하던 중에, 해방촌 공유주택에 사는 친구가 냄새나는 이불 때문에 고민하는 것을 목격하게 됐다. 해방촌은 외국인이 많이 사는데 오래된 주택이 많아서 세탁기가 빌트인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 생활근린시설이 부족했다.

해방촌 골목길에 있는 론드리프로젝트 (출처 : 론드리프로젝트)

그는 해방촌에 기존의 코인세탁소를 카페와 결합한 ‘론드리프로젝트’를 열었다. 이곳은 동네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었을 뿐 아니라 서로를 연결하는 커뮤니티 장소가 됐다. 동네에 거주하는 내국인, 외국인들이 세련되게 꾸며진 이곳에 빨래를 들고 와 코인을 넣고 세탁을 시작한 뒤 카페에서 산뜻한 재즈 선율에 잠긴다. 이곳을 자주 찾는 주민들끼리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장소가 됐다.

 

빨래는 생활하는 데 주기적으로 해야 하는 꼭 필요한 일인데, 그 시간을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 것이다. 동네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는 곳에 이런 장소가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서로 만날 일이 많지 않았던 이들이 안면이 쌓이면서 재미난 연결도 일어나고 있다. 뮤지션과 디자이너가 이곳에서 알게 되어 앨범 재킷을 만들거나 뮤직비디오를 찍어주기도 하고, 영화계 사람들이 책을 읽거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가 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이렇게 론드리프로젝트는 골목길의 일상을 바꾸어가고 있다.

[미니 인터뷰] 론드리프로젝트 이현덕 대표

1.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성공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밀레니얼 개척자’들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이유는 무엇일까요?

론드리프로젝트 외부에서 인터뷰 중인 이현덕 대표

저 같은 경우는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사회시스템의 한계를 몸으로 겪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예전과는 같은 방식으로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일, 취향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죠.

‘나 스스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자!’

부모님이 원하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걸 해야 한다는 깨달음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큰 계기가 된 것 같아요.

 

2. 진로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론드리프로젝트 망원점 내부 세탁실

저는 조직 시스템에서 인정받는 거보다는 제가 만들어 나가서 성과를 일구는 게 좋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무조건 창업을 추천했어요. 근데 조직이 잘 맞는 친구들이 있더라고요. 결국은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취업, 창업, 유학... 각자에게 맞는 직업이 있는 거죠.

 

본인이 어떤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죽을 때까지 할 수 있을까?'라고 물어보세요. YES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계속하세요! 그러나 답할 수 없다면 다른 길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3. 기성세대가 시대 변화에 잘 적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론드리프로젝트에서 커피를 만들고 있는 이현덕 대표

결국 태도인 것 같아요. 모든 걸 다 공부하려고 하기보다는 ‘열린 마음’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열린 태도만 있으면 나도 모르게 영향을 받고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으니까요.

 

<밀레니얼의 반격> 추천사를 써주신 모종린 교수님도 바로 이런 분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기성세대도 그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살아온 것이다 보니 변화가 쉽진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적응하고 변화해나가야 겟죠.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이 변하고 있고, 밀레니얼 세대도 언젠가 지금의 기성세대들처럼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 할 때가 올테니까요.

 

4. 론드리프로젝트, 앞으로의 방향은?

론드리프로젝트 망원점 왼관

앞으로도 결국 사람이 중심인 공간, 사람들을 모으고 연결하는 비즈니스를 계속 해나가고 싶습니다. 또 지금은 세탁, 카페를 결합한 커뮤니티 공간이지만 앞으로는 좀 더 분야를 넓혀나가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힌트와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 것 같아요. 궁금하고 고민됐던 부분들을 의외로 사람들이 해결해주기도 하고 세계관이 확장될 때도 많거든요.

 

주변에서 런드리고(비대면 세탁 서비스)랑 비교를 많이 해요. 020, AI... 기술이 점점 발전하는 시대에 경쟁력이 있겠냐고요.

 

그런데 오히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 간의 마주침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가 올 거라고 생각해요. SNS를 통해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소통하지만, 외로운 사람은 점점 많아지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잖아요. 어느 순간 이런 소통 방식을 깨버리고 다시 공간으로 사람들이 나오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요?

 

론드리프로젝트 운영 초기만 해도 ‘어 누가 빨래를 나와서 해’, ‘이런 데서 뭘 얻어 갈 수 있겠어’라며 이 공간의 가치를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는 관심도 늘어나고 이전에 없었던 네트워킹 기능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시고 있어요. 점점 세상이 제가 생각했던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 밀레니얼의 반격 (YES24)

2019.11.2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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