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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호주에서 중장비 운전하는 20세 한국인 여성

byJOB화점

개척하는 사람들 : 스무 살 '워홀러' 윤다영 씨

“스무 살은 모든 것이 가능한 나이인 것 같다. 이제 막 시작된 20대를 넓은 세상 속에서 스스로 즐기면서 꽉 채워나가 보고 싶다.”

브리즈번에서 포크리프트(forklift·지게차) 기사로 일하는 한국인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이하 워홀러) 윤다영(20)씨는 ‘스무 살의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호주行
"직접 학비 벌어 호주 대학 다닐 것"

‘00년생’ 윤다영 씨는 현재 호주 퀸즐랜드 코튼진(cotton gin)에서 포크리프트 오퍼레이터로 근무 중이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호주에서 20대를 보내고 있는 그는 “여성 포크리프트 오퍼레이터로 지내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만족한다”고 말했다.


아침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하루 12시간 근무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앉아서 장시간 운전을 하며 틈틈이 스트레칭을 한다. 휴식시간은 하루에 20분씩 2번, 점심시간은 30분 주어진다. 그 시간에 회사에서 제공되는 식음료를 마시면서 쉬기도 한다.


“호주 직장은 급여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회사와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시급이 높고 클럭 인 앤드 아웃(clock in and out) 시스템으로 출퇴근 및 오버타임, 주말 수당까지 정확하게 체크된다.” 

“동료 아저씨가 ‘호주 부모’ 자처…항상 웃음 가득” 

직장 분위기에 대해 묻자 윤 씨는 망설임 없이 엄지를 추켜세웠다.


“함께 근무하는 호주인들의 뛰어난 유머 감각과 친절함으로 하루도 웃지 않는 날이 없다. 하루는 몸이 아파 결근을 했는데, 동료인 호주인 아저씨가 ‘혹시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말해. 내가 너의 호주 부모(Australian parents)가 되어 줄게’라고 말해줬다. 그리곤 저녁 초대를 받아 식사대접을 받고 가족과 함께 피아노도 치고 처음으로 아코디언도 불어보며 행복한 저녁을 보냈던 따뜻한 기억이 있다.”


스무살 한국 여성이 포크리프트기사 자격증을 땄다고 했을 때 돌아온 대답은 “아직 현실을 잘 모르나 봐요, 그런 곳은 여자 안 써요.”였다. 틀에 박힌 사고방식에 정면으로 도전한 윤 씨는 5개월째 포크리프트기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관련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하며 현재 1만32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 <Dianry_다이앤리>의 운영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중장비를 배워야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가 있나.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를 와서 레스토랑과 같은 곳에 이력서를 내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 3주차쯤 우연하게 유튜브에서 포크리프트 기사 라이센스를 따고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 영상을 보고서는 바로 라이센스 학원을 등록했고 2주 정도 배워서 면허를 취득했다.”


유튜브 채널도 꾸준히 운영 중이신데.


“채널을 운영하면서 생각보다 워킹홀리데이를 계획하고 꿈꾸는 고등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댓글이 달리는데, 자신이 10년 전에 왔던 워킹홀리데이의 추억을 회상하며, 본인이 경험했던 호주의 따뜻했던 기억들을 공유하고, 응원까지 해 주는 댓글들에 마음이 자주 녹아 내렸다. 가끔 비관적인 시선을 가지고 나를 굉장히 오만하고 유난 떠는 사람으로 보는 댓글도 보이지만, 응원의 댓글에 마음을 둔다. 현재 내 일상은 굉장히 만족스럽고, 부정적인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기엔 인생은 너무 짧다.”

윤 씨는 근무하는 틈틈이 일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리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고등학생 때부터 워킹홀리데이를 꿈꿔왔던 윤 씨는 당시 많은 유튜브 영상들을 통해서 정보를 수집했다. 언젠가 워킹홀리데이를 가게 되면 해외에서 보내는 소중한 일상과 경험을 생생하게 간직하기 위해서 유튜버가 되리라 다짐했다.


대학 진학 대신 해외생활, 남들과 다른 선택의 배경은?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대학은 정말 배우고 싶은 게 생겼을 때 가면 되니까 대학에 얽매이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라’라고 말씀하셨다. 어머니의 가치관으로 인해서 대학 진학이 아닌 해외 생활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됐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영어를 좋아하게 됐고, 영어권 국가로 진출하겠다는 구체적인 꿈이 있었다. 잠들기 전 5년 후 나는 어떤 나라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상상하는 밤들이 있었다.”


그는 인생에서 중요한 요소로 행복, 시간관리, 경험을 꼽았다. 일상 속의 작은 행복을 누리며 생산적으로 시간관리하는 것을 중요시하며 지내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SNS를 새로고침하는 등 시간을 허투루 쓰는 행동은 의식적으로 피하고, 그럴 시간에 책을 읽거나 악기를 배우는 등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활동을 선호한다고.

호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오페어(au pair)’ 경험이다. 외국인 가정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아이들을 돌보아 주는 대가로 숙식과 일정량의 급여를 받고, 자유 시간에는 어학공부를 하고 그 나라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일종의 문화교류 프로그램이다. 오페어는 어떤 호스트 가족을 만나느냐에 따라 만족도가 크게 달라진다.


나는 취미로 피아노와 기타를 연주하고, 교회 주일학교에서 교사 활동을 했던 경험을 어필했다. 그 덕에 호스트 아빠는 기타를, 6살 여자아이는 피아노를 배울 수 있었다. 정말 사랑스러운 가족이었다. 오페어 생활은 꽤나 평화로웠다. 급여는 많지 않았지만 호주 현지 가정의 문화를 알아가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다른 ‘워홀러’ 들에게 포크리프트 기사라는 직업을 추천하나.


“여성 워홀러뿐만 아니라 모든 워홀러들이 한 번쯤 도전해봐도 좋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어떤 목표와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돈 절약이 주목적인 워홀러라면 시급이 높기 때문에 적극 추천한다. 생각보다 여러 방면에서 포크리프트 라이센스는 사용되기 때문에 유용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저축을 더 많이 해서 호주에서 대학을 다니는 것이 앞으로의 5년 계획이다. 호주 이민법이 까다로워지고 있긴 하지만 영주권을 목표로 학업을 진행하는 것이 현재의 계획이다.”


[JOB화점 X 한호일보] ​한호일보 김형주 기자 juile@hanho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