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단풍 명품 숲길 ‘5선’ 굳이 멀리 갈 필요 있나?
단풍의 계절, 굳이 해외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인제 방태산부터 제주 곶자왈까지, 걸음마다 색이 바뀌는 오색 숲길 다섯 곳을 소개한다.
-가을에 걷기 좋은 길 5
가을이 시작되면 숲이 먼저 말한다. 나무는 색으로 인사를 건네고, 바람은 냄새로 계절을 전한다. 그 길 위를 걷는 사람만이 이 느낌을 알 수 있다. 발끝에 부서지는 낙엽의 소리가 얼마나 포근한지를.
멀리 떠날 필요 없다.
국내에서도 형형색색 층층이 쌓인 명품 숲길이 기다린다. 누군가는 그 길을 ‘가을의 정원’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단풍이 만든 거리’라 부른다. 느리면 느릴수록 비로소 계절이 보인다. 오늘은 가까워서 더 좋은, 오색단풍 명품 숲길 5선을 소개한다.
올 가을, 단 한 번의 산책으로 충분히 완성되는 단풍 여행을 떠나보자.
인제 방태산 아침가리 숲길
|   인제 방태산 아침가리 숲길 / 사진=산림청 | 
아침가리’라는 이름엔 사연이 있다. “아침에 잠시 밭을 갈 만큼만 해가 비치는 깊은 산골” 그만큼 숲이 짙고, 산이 겹겹이 쌓여 있어서 트레킹 하는 맛이 일품이다. 방태산 기슭의 이 숲길은 험하고 긴 코스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 마다 고스란히 대자연을 느낄 수 있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계곡길을 따라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새소리가 길을 이끈다. 그래서 이곳을 걷다 보면 ‘트레킹의 정석’이 무엇인지 자연이 직접 보여준다.
✔ 위치: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 길이: 약 12km
연인산 명품 계곡길
|   가평 연인산 명품 계곡길 / 사진=산림청 | 
이름부터 낭만적이다. 연인산 명품 계곡길. 선녀들이 내려와 쉬었다는 전설이 깃든 숲길은 맑은 물과신록, 그리고 바람의 향기가 함께 흐른다.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선녀탕과 화전민터, 숯가마터 같은 옛 흔적들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다.
역사와 자연이 뒤섞인 길 위에는 새로 놓인 징검다리와 출렁다리까지 즐길 수 있다. 아이부터 어른 그 누구나 모험을 떠날 수 있는 단풍 명소다.
✔ 위치: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승안리
✔ 길이: 약 6.28km
예산 백제부흥군길 3코스
|   예산 백제부흥군길 3코스 / 사진=산림청 | 
이 길은 단풍보다 먼저 역사가 말을 건네는 코스다. 백제 부흥전쟁의 중심지, 임존성을 지나며 수백 년의 전쟁과 부흥의 흔적이 숲 속에 스며 있다. 조용한 마을을 지나 대련사에 도착하면 백제 시대 불교의 감성을 만끽할 수 있다.
이어 그 길을 따라 임존성에 오르면 예당호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데,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장관이다. 단풍빛에 물든 산길은 잠시 과거로 이어지는 시간여행처럼 느껴진다.
✔ 위치: 충청남도 예산군 대흥면 상중리
✔ 길이: 약 5.1km
함양 상림숲길
|   경남 함양 상림숲길 / 사진=산림청 | 
천 년의 숲, 천 년의 시간. 함양 상림숲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숲이다. 통일신라 진성여왕 때, 학자 최치원이 수해를 막기 위해 조성했다는 전설이 남아 있다. 가을이면 숲 전체가 형형색색 단풍으로 물들고, 천년을 지켜온 나무들이 바람에 흩날리며 귓가에 메아리친다.
길은 무척 짧지만 작은 고추가 매운법.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숲길이 이렇게도 평화로울 수 있을까?
✔ 위치: 경상남도 함양군 함양읍 운림리
✔ 길이: 약 1.6km
교래자연휴양림 곶자왈 숲길
|   제주 교래자연휴양림 곶자왈 숲길 / 사진=산림청 | 
제주의 숲은 조금 다르다. 길이 정돈되어 있지 않고, 나무들은 엉켜 있고, 바위 사이로 이끼와 습기가 자연스럽게 곁들여져있다. 교래자연휴양림 곶자왈 숲길은 그런 곳이다.
곶자왈은 용암이 만든 숲으로 불과 바람이 만들어낸 제주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길을 걷다 보면 나무와 돌의 경계가 사라지고,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묘한 감정이 든다.
전호진 기자 rurxnrlfak15@gmail.com✔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 길이: 약 3km
✔ 입장료: 성인 1,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