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여정의 결실 – 비트코인 ETF #2

[재테크]by The DUDE

Summary

- ETF 발전사를 중심으로 보는 비트코인 선물 ETF 상장의 의미

- 지금까지의 ETF 생태계는 주식형, 채권형, 실물 금의 흐름으로 발전해 옴

- BITO의 상장은 이러한 ETF 생태계가 가상 자산으로까지 확장되었음을 뜻함

 

© iStock

 

| 가상을 품은 ETF

이번 BITO의 상장은 ETF 생태계에도 큰 전환점이 됐다. BITO 상장을 기점으로 ETF는 드디어 “가상 자산”을 포괄하게 됐다. 여러 차례 강조한 사항이지만 ETF는 일종의 포장지(Wrapper)다. 투자자들은 그 포장지를 통해 다양한 내용물을 담을 수 있다. 좀 더 쉽게 표현하면 캔과 콜라라고 볼 수 있다. 콜라가 내용물(자산)이라면 ETF는 그 콜라를 담는 캔(ETF)이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ETF의 진화는 보다 다양하고 복잡한 내용물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다.

ETF의 발전사를 훑어보며 이번 BITO 상장이 ETF 생태계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살펴보자.

 

1993년 최초의 “주식형” ETF가 상장됐고(SPDR S&P 500 ETF)

2002년 최초의 “채권형” ETF가 설정됐으며(Ishares Bond ETFs)

2004년에는 최초의 “실물 금” ETF가 나타났다(SPDR Gold Shares ETF)

그리고 2021년 10월 최초의 “비트코인” ETF가 탄생했다.

 

© Institutional Investor “ETF의 아버지 Nathan Nate Most”

 

우선 최초의 ETF는 주식형이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지수인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ETF 최초의 창시자 네이트 모스트는 State Street과 함께 S&P 500 지수 기반의 주식형 ETF를 1993년에 상장시켰다.

 

왜 굳이 주식형으로 만들었을까 물론 비상장 주식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주식은 중앙화된 거래소에서 거래된다. 우리가 아는 Apple, Tesla 및 Facebook 모두 거래소라는 단일화된 플랫폼에서 거래된다. 이로 인해 주식에 대한 모든 정보는 실시간으로 기록되고 조회된다. 누구나 접근 가능하며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주식의 특성은 ETF와 완벽하게 부합하는데 왜냐면 Apple ETF에서 담은 Apple이 1% 오르면 Apple ETF도 동일하게 1% 상승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담고 있는 Apple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조회하지 못하면 Apple ETF의 Apple 주식 추종 난이도가 상승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최초의 ETF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조회 가능한 주식형 ETF였다. 한마디로 ETF로 만들기엔 주식형 자산이 제일 쉽다는 뜻이다.

이 단계에서의 ETF의 장점은 바로 분산투자다. ETF 1주의 가격은 S&P 500 지수의 가중평균 가격이므로 소액으로도 S&P 500 지수 전체에 대한 분산투자 효과를 낳는다.

 

자산 영역의 확장과 유동성을 품은 ETF 주식 다음은 채권이었다. 채권은 주식과 함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가장 대표적인 자산 중 하나로 채권형 ETF의 등장은 시대의 수순이었다. 하지만 채권은 주식과 특성이 조금 다르다. 중앙화된 거래소에서 실시간 거래되는 주식과 달리 채권은 대체로 장외(거래소 밖)에서 거래된다. 이로 인해 정부가 발행한 국채와 같은 대표급이 아닌 이상 채권 가격은 주식처럼 실시간 조회되지 않는다. 이는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로 갈수록 심해지며 신용 등급이 낮은 기업이 발행한 High Yield 채권의 경우 더욱 심해진다. 동시에 거래가 모두 파편화되어 있으므로 집중된 한 장소에서 거래되는 주식과 달리 유동성이 떨어진다. 즉 원하는 시점에 사기 힘들고 희망하는 가격으로 팔기 힘들다는 뜻이다.

이러한 장외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 오래 기간 고민거리였고 이를 해결한 곳이 바로 블랙록이었다. 블랙록은 Sampling이란 방법을 통해 Ishares Bond ETF 4종을 2002년 상장시켰다. Sampling이란 일반적으로 S&P 500 지수에 포함된 모든 주식을 다 담는 방식(완전 복제 기법)이 아닌 대표적인 종목들을 위주로 편입해 최대한 기존 지수와 동일한 퍼포먼스를 내는 지수 복제 방법이다. 채권의 경우라면 거래가 너무 안되거나 사이즈가 작은 채권의 경우 지수 구성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채권형 자산뿐만 아니라 사이즈가 작은 소형주 위주의 주식형 ETF에도 적용된다.

채권형 ETF는 최초의 ETF 만큼이나 가히 혁명적이었는데 유동성이 희박한 채권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채권형 ETF의 등장 전 투자자가 채권을 사기 위해선 유동성이 떨어지는 장외 시장으로 가야 했다. 하지만 채권형 ETF의 등장으로 투자자는 그냥 ETF를 매수하면 끝이다. 그리고 ETF는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기에 설사 투자하는 대상인 채권의 유동성이 떨어지더라도 ETF 자체는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생긴다. 즉 채권형 ETF의 등장은 거래가 쉽사리 일어나지 않는 자산도 ETF가 포장할 경우 별도의 유동성이 부여됨을 의미한다.

이 단계에서의 ETF는 유동성 제공이란 추가적인 장점을 보유하게 된다.

 

원자재 ETF의 등장과 실물 자산으로의 확대 분산투자와 유동성의 장점을 갖춘 ETF는 이제 그 영역을 넘어 원자재와 같음 실물 자산에도 영향을 확대했다. 원유 ETF, 천연가스 ETF, 우라늄 ETF, 은 ETF 그리고 금 ETF – 코로나 이후 ETF 붐이 불며 이러한 원자재 ETF는 이제 친숙한 용어가 됐을 것이다. 이러한 원자재 ETF들이 만들어지는 방식은 크게 2가지로 나뉘고 상당한 차이를 야기한다.

  • 실물형 ETF – 말 그대로 실물 자산을 담는 ETF다. 2004년 상장된 금 ETF의 대표주자인 SPDR Gold ETF는 실물 금을 보유하고 있다.
  • 선물형 ETF – Future Contract이라는 파생상품 계약을 보유하는 ETF다. 대부분의 원자재 ETF는 실물형이 아닌 선물형 구조다. 선물 계약은 만기에 롤오버를 통해 신규 만기로 이연 되는데 이때 선물 계약 구조인 콘탱고와 백워데이션 형태에 따라 잠재적인 손익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특정 자산 가치를 완벽하게 추종할 수 있는 방식은 선물형보다는 실물형이다. 비트코인 마니아들이 BITO에 열광한 것도 그 자체보다는 실물 비트코인 ETF로 가는 “첫 단계”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의 ETF는 포장하는 자산의 종류가 더 이상 주식 및 채권 같은 “금융”자산에 국한되지 않게 됐다. 즉 금융 자산에서 실물 자산으로 ETF의 영역이 확장된 것이다.

 

| 그렇다면 BITO의 상장은 ETF 생태계에 무엇을 뜻하는가?

바로 비트코인이란 가상 자산으로의 확장을 뜻한다. 최초 주식형에서 시작한 ETF는 채권을 포괄하며 상품으로써 완성도를 높였다. 그리고 원자재를 담으며 금융 자산에서 실물 자산으로 영역을 확정했다. 그리고 이제는 가상 자산에까지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BITO의 상장은 비트코인과 ETF 생태계 모두에게 중대한 마일스톤이 됐다고 평가하고 싶다.

 

비트코인은 “주류”로 편입됐고 ETF는 “가상”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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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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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자산운용사 상품팀 금융인. ETF와 지수에 대해 모든 걸 설명하겠습니다. “It started out as a product, and it became an industry” (일개 상품으로 시작한 ETF는 이내 그 자체로 산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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