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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왜, 2년 만에 25배 올랐을까? #1 "

by오몽

Summary

- 테슬라로 131억을 벌고 퇴사한 드볼트, 기적일까?

-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테슬라 주가, 그 흔들림을 견뎌내려면

- 20년 차 자산운용전문가가 테슬라를 매수한 이유

 

테슬라 주식 덕에 은퇴한 투자자 연초 테슬라 주식으로 39세에 조기 은퇴한 투자자가 화제였다. 테슬라가 880 $ 찍던 날. 조기 은퇴한다는 코멘트와 계좌 잔고 인증샷을 트윗하자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제이슨 드볼트의 ‘테슬라로 대박나서 월급쟁이 생활 은퇴합니다’는 내용의 트윗/트위터 캡처

 

주인공 제이슨 드볼트는 2013년 테슬라 전기차를 구입하며 차량 구입 이벤트로 테슬라 공장을 방문한다. 테슬라 성공을 확신한 그는 주당 7 $에 2,500 주(액면분할 전 기준 주당 35 $에 500 주)를 산다. 그 후로도 적금 붓듯이 꾸준하게 매수하여 평균 단가 58 $에 14,850 주(액면분할 전 기준 주당 290 $, 2,970 주)를 야금야금 모은다. 그가 은퇴를 결심한 날, 트위터에 올린 평가액은 1,194만 $. 한화로 약 131억 원이다! 대박이다. 경제적으로 독립하여 조기 은퇴하는 FIRE(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꿈을 이룬 드볼트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전하고 싶다.

기사를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그의 조기 은퇴를 부러워할 것이다. 한편으로 ‘난 왜 드볼트처럼 대박 날 주식, 투자처를 발굴하지 못할까?’ 혹은 '나도 테슬라를 살 걸'하는 후회를 할지 모른다. 하지만 생각해보시라. 정답을 보면 언제나 쉽다. 일단 방법을 알면 콜럼버스 달걀은 누구나 세울 수 있다. 그러나 2013년으로 돌아가서 2019년까지 평균 단가 58 $에 14,850 주를 투자할 배포를 가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흔들리는 주가를 견뎌내려면 투자원금만 ‘86.1만 $ 가량이다. 원화로 치면 대략 9.5억 원이다. ‘영끌’해서 테슬라 한 종목에 올인, 몰빵이다. 확신만 있다면야 집중 투자 못할 것이 없다. 그렇지만 근 6년을 액분 후 50 $ 대에서 횡보하는 주식을 마냥 기다리는 건 쉽지 않다. 내 주식이 놀고 있는 동안 두 세 배 오르는 종목들이 수두룩한데 배 아파서라도 참기 힘들다. 옆으로만 기면 그나마 다행이다. 폭락하는 주가를 참기란 대단히 힘든 일이다.

테슬라가 망하는데 목숨 건 헤지펀드들이 거칠게 공매도 하는 상황에 머스크가 야심차게 내놓은 100% 자동화 공장마저 생산에 문제가 생겼다. 70 $에서 놀던 주식이 19년 5월 순식간에 37$까지 하락했다. 고점에서 반토막, 드볼트 투자 원금에서 37% 손실이다.  9억 5천만 원이 6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주위에서는 테슬라 끝났다고 난리다. 이런 상황에서 멘붕 되지 않고 버틸 수 있다면 정말 강심장이다. 아마도 드볼트의 심장은 초합금 제트이지 않겠나.

 

고공 행진하기 전의 테슬라 장기 횡보 추이

 

드볼트가 처음 테슬라를 구입한 이후 테슬라 주가가 1년 새 6배 이상 오른다. 신차 모델 S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판매량이 늘어남에도 실적이 나아지지 않자 주가가 15년까지 정체된다. 이후에는 롤러코스터다.

 

 

'흔들리는 주가 속에서 숏 베팅들이 늘어난 거야~~. 대세 하락한 건가, 후회막급이지만 그냥 오를 날만 기다린 거야.' 폭락이 있을 때마다 드볼트는 이 노래를 부르며 애써 위안 삼지 않았을까?

 

테슬라 회의론 - 테슬라의 대량 해고를 문제 삼는 경제 전문가

 

국민연금에서도 제기했던 위기론 국내 최대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경제분석을 담당했던 이코노미스트가 17 년 말에 작성한 기사. 당시 테슬라는 100% 자동화 공장을 추진했다. 생산 인력이 필요 없는 건 당연한 이치임에도 전형적 제조업 생산에 익숙한 사고로 인해 테슬라가 심각한 오류를 범한다고 분석하였다. 이런 오해와 편견들이 쌓여 테슬라 파산 가능성이 제기되기에 이른다. 19년 자동화 공장이 가동되지만 당초 기대보다 수율이 올라오지 않아 머스크가 공장에서 숙식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밤낮없이 매달렸다.

 

© pixabay

 

내가 테슬라를 산 게 이즈음이었다. 18년 말 액면분할 전 고점 350 $에서 19년 5월 말 180 $까지 급락하자 청개구리 심정이 발동하였다. 미치도록 사고 싶었다. 지금 사면 저점이라는 판단에도 손이 나가질 못했다. 다들 망한다고 하니까. ‘테슬라 생산 차질, 노답!’, ‘분기 실적은 계속 기대에 미스’. 머스크가 공장에서 노숙자처럼 숙식하는 가십성 사진이 도배되던 시기다. 테슬라를 사자고 하면 다들 정신 나간 놈 취급하던 때였다. 글로벌 시총 상위 6위(사우디 아람코 오일 제외)에 등극한 지금의 테슬라만 기억하는 투자자들이 상상하지 못할 일이다. 테슬라가 망한다고? 일언반구의 여지없는 불경스러운 망발이다. 그러나 그때는 그랬다. 테슬라가 성공한다는 믿음이 이단이던 시기다. 어쨌든 난 176 $ 바닥을 확인하고 180 $ 를 넘어 빠르게 반등하는 테슬라를 안타깝게 바라만 보고 있었다. 여전히 손이 나가질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에 시세를 확인하니 드디어 220 $를 넘겼다. 이제라도 못 사면 내 성격상 절대 살 수 없을 가격이다. 순간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테슬라에 인생을 걸 것도 아닌데, 설사 테슬라가 부도가 난다고 하더라도 데미지 받지 않을 정도만 사보자. 난 머스크의 성공을 믿잖아’. 곧장 며칠 전 후배가 보내준 Ark Investment의 ‘테슬라 수익 예상 모델’ 파일을 열었다.

2023년 사업 현황에 따라 최소 500 $ ~ 최대 1,400 $을 목표로 하는 시나리오가 있었다. 내가 그리는 이런저런 가정을 넣어 본다. ‘판매대수가 100만 대 미만이라면?’, ‘로보 택시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는?’ 가정을 바꿀 때마다, 마진율을 건드릴 때마다 예상 순이익이 민감하게 바뀐다. 그러나 테슬라가 아무리 버벅거려도 23년에 최소 80 ~ 100만 대의 생산 Capa를 갖출 거라는 내 스스로의 믿음이 변하지 않았다. 바로 위 단락부터 지금까지 얘기한 주가들은 액분 전 주가임을 참고하시라. 액분 후로 치면 나누기 5를 해야 한다. 70 $, 35 $, 36 $, 44 $, 100 $, 280 $이다. 지금으로 치면 무척 소박한 가격들이다.

‘그래. 테슬라가 망하기 전에 최소한 M&A라도 될 거니까 피인수 가치를 고려 시 최소 2, 잘되어 200~300만 대 팔린다면 10, 2 $을 목표로 하자. 10배 나서 모델 3 Y 살 정도의 금액을 역산해서 사보자. 최악으로 망해도 인생 쪽 나는 거 아니잖아? ’ 위험을 상당히 회피하는 내 투자성향에서 왜 이런 과감한 결론을 내렸는지 지금도 의아하다. 어쨌든 넉넉하게 230 $에 예약 주문을 냈고 다음 날 아침, 220 $대에 체결되었음을 확인했다. 액분 후 지금 기준으로는 44 $에 산 셈이다.

테슬라가 다시 서서히 오르기 시작하자 엑셀 파일을 준 후배가 이렇게 말했다.

 

“적어도 여의도에서 형만큼 싸게 테슬라 산 사람 없을 거예요.”

 

“뭐, 운이지. 나도 살 때는 쫄렸어. 그냥 잘 되면 차 한 대 사는 거고 안되면 날리는 셈 치고 산 건데 뭘”

말로는 날려도 된다고 했지만 망해도 M&A는 될 것이고 그러면 어느 정도 수익은 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다. 아니면 투자한 규모가 제로가 된다 하더라도 속은 쓰리겠지만 인생에 지장 없을 거라는 허영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없어져도 될 정도의 투자 규모야말로 드볼트의 인생 베팅과 달리 내가 시세가 어떻게 움직이건 그리 신경 쓰지 않고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버팀목이었을 것이다.

로또 당첨은 운일 뿐이다. 기대하기 어려운 확률이 운 좋게 실현됨에 지나지 않는다. 테슬라 사례처럼 주식투자는 사고 파는 행위에 투자대상 회사를 분석하는 인간의 노력이 가미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성공의 경험과 자신감이 쌓일 수 있다.  로또 사듯 주식을 사면 때로는 운에 힘입어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속적인 성공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한편, 투자에 있어 나와 드볼트의 차이는 인생을 걸만큼 치열했느냐에 있다. 그럴 배포가 없는 나는 지금의 행운에 만족한다.

 

테슬라가 보여준 주식투자의 명과 암 테슬라를 구구절절 얘기한 이유가 있다. 지난 1년 간 테슬라는 투자자의 욕망과 주가의 속성을 제대로 보여줬다. 불과 1년 반 만에 벌어진 주가의 대역전극이자 혁명적인 인식의 전환이 그 것이다. 19년 상반기에는 누구나 테슬라가 망한다고 치부했다. 테슬라를 사고나서 지인들에게 추천을 해도 반신반의는 커녕 아예 관심이 없었다.

갑자기 툭 튀어나온다는 ‘갑툭튀’처럼 갑자기 툭 테슬라 얘기를 한다는 ‘갑툭테’ 느낌으로 나를 바라보면 다행이다. 심할 경우, 왜 이런 망할 주식을 자꾸 얘기하냐며 역정을 부린 지인도 있었다. 요즘은 어떤가? 테슬라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를 할 량이면 맛있는 음식에 재 뿌리는 못된 놈 내지 세상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한가한 사람으로 치부되기 일쑤다. 유튜브로 테슬라 공부나 하라고 구박받는 건 다반사다.

도대체 지난 1년 6개월 투자자들에게 어떤 마법이 드리운 것일까?

8년간의 테슬라 주가 흐름을 개략적으로 정리해보자. 드볼트가 주식을 샀던 2013년 초 이후 테슬라 주가는 35$에서 2014년 말 291$까지 불을 뿜는다. 그런 다음 200$대를 중심으로 5년간 지루하게 횡보를 그리다가 350$ 고점을 찍고 2019년 5월 176$의 대바닥을 찍는다. 이후부터는 멈춤 없는 질주를 시작한다.

마침내 2021년 1 월 초 4,400$(액분 기준 880$)까지 로켓처럼 치솟았다. 물론 분출 국면에서도 위기가 있었다. 20년 1월말 968 $ 찍은 다음 코로나 1차 확산이 덮쳐 대공황이 올 수 있다는 공포심에 20년 3월 350 $까지 급전 직하한 적도 있다.  19년 5월 바닥에서 9개월간 5배 이상 오르고, 20년 3월 저점에서 다시 9개월 동안 12배가량 상승했다. 이런 주가 흐름은 유례를 찾기 힘든데 올 초 나스닥 시장에서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런 버블을 구경할 수 있다는 자체가 투자자에게는 행운이다.

 

테슬라 로그 차트

 

투자자를 뒤흔드는 두 번의 폭락 15년 이후에 테슬라는 두 번의 폭락이 있었다. 모두 직전 고점에서 절반가량 주가가 하락하였다. 이러한 고통을 이길 투자자들은 흔치 않다. 그리고 놀라운 반전이 이어진다. 19 년 5 월 저점으로부터 21 년 1 월 고점까지 25배 올랐다. 20 년 2~3 월에 직전 고점에서 잠시 60% 폭락하긴 하지만. 뭐. 이 때는 코로나로 세계가 망한다고 할 때니까 그냥 그렇다 치자. 테슬라 주가가 단기 급등폭이 너무 가파라 등배수 간격의 로그 차트로 그렸다.

장기 횡보 후 2년이 채 안 되는 시점에 25배 가량 오른 원동력이 과연 무엇일까? 테슬라가 정말 훌륭한 회사이기 때문에? 아니면 엄청난 흑자를 내며 이익 성장을 해서?, 그도 아니라면 자율 주행과 배터리 기술에서 경쟁자가 감히 얼굴을 들이밀 수 없을 탁월한 기술력을 보유해서?

무엇이 테슬라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을 드라마틱하게 변화시켰을까?

 

*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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