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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왜, 2년 만에 25배 올랐을까? #2

by오몽

Summary

- 투자의 대가들은 어떻게 테슬라를 평가할까?

- 조지 소로소스의 반사성 이론으로 살펴본 테슬라 주가

- 유동성 파티가 끝나고 난 뒤, 개인투자자가 꼭 알아야 할 것

 

© pixabay

 

무엇이 테슬라를 2년 만에 25배 오르게 했을까? 투자업계의 그루라 일컬을만한 대가들조차 쉽사리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피터린치는 아마도 드볼트처럼 테슬라 모델 S를 타보거나 구입하려는 고객들로 들끓는 매장을 보고 투자를 했을 것이다. 워런 버핏이라면 테슬라가 글로벌 자동차 판매 1위에 등극이 유력할 때 혹은 연간 수십조 원 이익을 낼 때에서야 발을 담글 것이다. 앤서니 볼턴은 어떨까? 아마도 배터리 기술, 자율 주행, 전장 기술에 관련된 어려운 설명보다 테슬라는 애플 같은 회사라고 쉽게 설명하려 할 것이다. 역발상 투자의 대가 켄 피셔는 대중과 정반대가 아닌 다른 각도로 테슬라를 보려 할지 모르겠다. 제각기 테슬라의 성공, 실패를 합리적으로 설명하며 투자 근거를 댈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투자방식과 철학으로는 테슬라 주가가 왜 이런 롤러코스터를 타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답을 주진 못한다고 감히 장담한다.  

영국 파운드화를 공격한 악마의 헤지 펀드 매니저, 36조 원의 막대한 금액을 천사처럼 기부한 기부왕. 악마와 천사의 얼굴을 가진 조지 소로스. 나는 그를 광폭 상승한 테슬라 주가와 KOSPI와 나스닥의 역사적 신고가를 설명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투자철학을 제공한 유일한 대가라고 단언한다. 사실 내 능력에 소로스의 '반사성 이론'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간결하게 설명하기 벅차다.  몇 번이고 '반사성 이론'에 대해 정리하고 싶었으나 주저되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 마침 드볼트의 은퇴 기사를 보며 테슬라 사례로 써보자는 용기를 얻었다.

반사성 이론은 인간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아! 말을 떼자마자 '인식'이라니. 여기까지 읽어 준 독자들의 스크롤이 빨라질 거란 상상에 곤혹스럽다.

나는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심하다. 남들보다 예측력이 나으면 나았지 최소한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편이다. 그래서 늘 남들과 다른 각도로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애를 쓴다. 소로스가 이런 나를 본다면 코웃음을 칠 것이다.

 

인간의 불완전한 인식과 테슬라 저평가 그에게 있어 인간이란 지적 능력에 한계가 있는 존재에 불과하다. 따라서 언제나 자연과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사건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불완전함이 내포될 수밖에 없다. 한 마디로 오류와 편견에 지배당하는 존재가 인간이라고 가정한다. 테슬라의 경우 회사 가이던스에 미흡하는 판매량, 생산 차질, 자금 부족 등에 근거하여 곧 망할 거라는 부정적 편견이 극심했던 18~19년을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쉽겠다. 이러한 ‘오류 가능성(fallibility)’이 반사성 이론의 첫 번째 전제이다.

불완전한 인식과 견해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상황이 완전하게 되도록 완벽한 행동을 할 수 있을까? 거의 불가능하다. 잘못된 판단과 예상을 가지는 데 앞으로의 상황이 100% 올바르게 되게끔 조치할 수 없다. 테슬라가 망한다고 여긴 투자자라면 어떤 행동을 했을까? 주식에 투자한 이들은 뒤늦은 손절매에 통탄했을 것이다. 채권 보유자라면 원금 상환을 요구했겠다. 파산으로 인한 중고차 가치 하락을 우려한 테슬라 구매 예정자들은 예약을 취소하고 다른 전기차를 사지 않을까? 모두 테슬라의 미래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 요인이다. 주가는 하락하고 자금 상황은 악화로, 판매량은 더 부진할 것이다. 이처럼 불완전한 견해를 가진 참여자의 행동에 의해 관련된 상황이 영향을 받는 반대 작용, 참여자의 반사성(reflexivity)이 두 번째 전제이다.

소로스가 전제한 오류 가능성과 반사성이 우리 인간이 야기하는 불확실성(uncertainty)의 원인이다. 투자론은 위험을 불확실성으로 표현한다. 아무리 낮은 확률이라도 사전에 예측될 수 있다면 충분히 대비할 수 있기에 위험이 아니다. 미리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거나 확률로 표현할 수 없는 혼돈이 바로 불확실성이자 위험인 것이다. 인간이 오류를 범하는 건 필연적인 일이다. 세상은 너무 복잡하여 이해 가능한 범위를 넘어 선다. 또한 인간은 뇌 구조의 한계로 인해 복잡한 세상이 던져 주는 수많은 시그널들을 동시에 처리할 수 없다. 뇌과학에 따르면 인간이 동시에 처리 가능한 감각적 충격은 7~8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실수와 왜곡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반사성에 대해 좀 더 언급하겠다. 소로스는 생각하는 참여자가 있어야만 반사성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참여자가 무언가를 보거나 느끼려면 인식의 대상인 실체(reality)가 먼저 존재해야 한다. 인간을 둘러싼 자연과 사회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된다. 인간 외부에 존재하는 세상, 실체는 객관적 현실로, 세상의 사건, 사고를 바라보는 존재인 생각하는 참여자는 주관적 현실이라 정의하자. 오류 가능성을 가진 생각하는 참여자가 객관적 현실을 이해하고 인지하는 것이 ‘인지적 기능’이다. 인지적 기능은 현실이 참여자에게 (현실을 주관적으로 이해하도록) 영향을 준다. 19 년 5 월의 테슬라나 21 년 1 월의 테슬라나 모두 테슬라라는 객관적 실체이다. 한 때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자금난을 겪었지만 결국 문제된 수율을 잡아 목표대로 매출을 일으키는 테슬라는 오직 테슬라 그 자체일 뿐이다. 단지 테슬라를 바라보는 생각하는 참여자들이 각기 자기의 주관에 따라 '테슬라는 망할 것이다', '테슬라는 안된다', '테슬라는 전기차의 애플이다', '테슬라는 10년 뒤에 1천만 대를 팔 글로벌 1위 자동차 회사가 될 것이다'라고 다양하게 해석할 뿐이다.   

재미있는 건 주관적으로 판단하려는 생각하는 참여자가 자신의 의도대로 행동하면서 자신의 이해를 반영하고자 객관적 현실인 세상, 실제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점이다. 소로스는 이를 ‘조작적 기능’이라 부른다. 전술한 대로 테슬라를 나쁘게 보는 투자자들은 공매도 내지 손절매하거나 채권 상환을 요구할 것이다. 반대로 낙관적인 구매자는 모델 S를 구매할텐데 이런 행동들은 궁극적으로 테슬라 매출과 이익 같은 펀더멘탈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처럼 참여자의 영향으로 변화된 테슬라를 관찰한 생각하는 참여자들이 또다시 자신의 판단에 따라 테슬라에 반대급부로 행동하는 무한 루프가 반복된다. 생각하는 참여자가 있기 때문에 인지적 기능과 조작적 기능이 서로의 종속변수이자 독립변수가 되는 셈이다.

문제는 반사성을 일으키는 무한 루프가 인간의 오류 가능성에 좌우된다는 사실이다. 혹자는 테슬라를 긍정적으로, 다른 누군가는 테슬라를 부정적으로 판단할 텐데 시점에 따라, 뉴스 플로우에 따라 긍정적 편견이 우세하거나 부정적 견해가 지배할 수 있다. 어쨌든 생각하는 참여자들의 불완전한 인지와 견해가 그들의 의도와 행동을 불러일으키고 불완전한 행동이 주는 결과와 그들의 기대 사이에 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괴리야말로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이처럼 인간 행동의 비이성, 불완전성을 가정한 소로스의 반사성 이론의 토대는 주류 경제학과 매우 배치된다. 보통 경제학과 투자론은 인간의 이성적 기대, 합리적 선택, 완전한 투자자를 가정한다. 독자들은 누구의 전제가 더 현실에 맞다고 여기겠는가? 나는 인간의 불완전성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오류 가능성과 반사성을 증시에 빗대어 보자. 오류 가능성으로 인해 주가는 회사의 펀더멘탈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 미래 이익을 정확히 예측하는 펀더멘탈을 반영하지 못한다면 주가란 단지 미래 시장 가격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와 예상에 지나지 않는다. 투자자들의 기대와 예상이 변함에 따라 주가가 변동할 수밖에 없고 이는 기업의 미래 이익과 펀더멘탈에 다시 영향을 주어 주가의 변화를 이끌게 된다.

인식과 행동이 서로 얽히고설켜 객관적 현실과 생각하는 참여자 사이에 지속적으로 피드백이 일어난다. 소로스는 피드백을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첫째 부정적 피드백이다. 참여자의 주관적 견해와 실제 상황을 근접하게 해주는 피드백이다. 이를 자기 교정(self correcting)이라 하자. 둘째 긍정적 피드백이다. 참여자의 주관적 견해를 실제 상황에서 더 괴리가 발생하도록 하는 피드백이다. 일종의 자기 강화(self reinforcing)이다. 공포에 빠져 테슬라 주가가 더 빠질 것이라 믿어 공매도하거나 파는 행위가 자기 교정이다. 반대로 테슬라 주가 상승에 경도되어 테슬라를 상대할 배터리, 전기차 회사가 없으니 필연적으로 시장을 석권하리라 확신한 나머지 이천 슬라, 만 슬라를 운운하는 것이 자기 강화의 전형적 사례이겠다.

테슬라의 R&D, 독보적인 배터리 기술, 20년 말 50만 대를 갓 넘긴 연간 생산능력, 두 번에 걸친 증자로 10조 원 실탄 마련, 기가 팩토리를 넘어선 테라 팩토리 계획, 경쟁사가 넘볼 수 없는 독보적인 주행 데이터, 주기적인 업데이트로 연비 개선이 가능한 차별화된 플랫폼 가치, 로보 택시 서비스의 야심 찬 구독 경제 비전 등등등. 모두 테슬라의 펀더멘탈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다. 이처럼 테슬라의 펀더멘탈한 요인들을 '기초적 경향'이라 부른다. 전통적인 재무론에서는 '기초적 경향'만이 주가를 결정한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소로스는 '기초적 경향'과 더불어 생각하는 참여자의 '우세적 편견' 역시 주가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한다. 펀더멘탈을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선입견을 갖는 투자자들의 다양한 견해 중에서 다수를 이루는 우세한 편견이 펀더멘탈을 바꾼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테슬라가 1 년 6 개월 동안 25배 오른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바로 붐 앤 버스트(Boom & Bust) 이론이다. 소로스가 보기에 버블은 항상 기초적 경향과 우세적 편견이 서로 자기 강화를 할 때 발생한다. 테슬라가 자동화 라인을 안정시킨다. 공언한 분기 판매 수량이 현실로 입증되기 시작한다. 때마침 탄소배출권 수익으로 순이익으로 전환된다. 비록 배터리 데이에서 기대했던 전고체 발표가 없었지만 대규모 양산 설비와 제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주행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리는 신기술 로드맵을 선보인다. 개선된 펀더멘탈에 투자자들이 테슬라 매출 전망에 확신한다. 독보적인 자율주행 기능*이 궁극적인 승자가 되게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러한 우세적 편견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펀더멘탈이 나아진 것 이상으로 테슬라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기대케 하여 주가를 끌어올린다. 주가가 올라가면 다시 우세적 편견이 더해지는 자기 강화가 반복된다.

 

 

버블이 형성되면 자기 강화 현상이 더욱 공고하게 정착한다. 우세적 편견이 극단적으로 지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펀더메탈, 현실에 비해 참여자의 주관적 견해, 우세적 편견이 너무 벌어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순간부터 상황이 급변하게 된다. 급격히 괴리된 현실을 참여자가 인식하게 되면 자기 교정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기 교정이 작동할 경우 그간 진행되어 온 자기 강화 현상이 반대 방향으로 급속하게 전개된다는 점이다. 낙관적 기대가 현실에 비춰 터무니없다는 부정적 피드백이 형성되면 편견과 현실이 엇비슷하게 일치하게 되지만 급격한 부정적 자기 강화로 인해 주가는 펀더멘탈이 훼손되는 것에 비해 급격하게 하락하며 버블이 폭발한다.

 

 

붐 앤 버스트 모형은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펀더멘탈(기초적 경향)과 투자자의 우세적 편견 사이에 간극이 아주 심하지 않을 경우 주가 변동은 늘 있는 일이고 통계와 퀀트 분석으로 이를 분석하여 위험을 일정 부분 회피할 수 있다. 그러나 균형점에서 극단적으로 벌어진 슈퍼 버블의 경우는 다르다. 불행히도 균형점에서 일정 부분 일탈한 데이터들의 평균 회귀를 가정한 기존의 통계학이나 수리분석 모델이 전혀 쓸모 없어진다. 미증유의 버블이기에 예측하기도 어렵다. 기존의 분석 잣대가 무용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붐 앤 버스트의 어느 국면일까? 이제 DF 국면을 넘어섰을까? 아니면 EF 단계로 접어들었을까? EF에 있다면 초기 일지, 막바지 일지 무척 궁금하다. 마찬가지로 지금 글로벌 증시는 어느 단계에 있는 것일까?

 

유동성 파티가 끝나고 난 뒤 코로나 19로 대공황을 걱정하던 투자자들에게 디플레이션, 거대한 경기침체는 피안의 세계로 가버린 지 오래이다. 모두가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헬리콥터에서 돈을 흩뿌리는 유동성 확장기조가 앞으로도 2~3년 더 갈 것이라 믿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와서 명목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물가를 감안한 실질금리가 여전히 마이너스이거나 제로 금리 수준이니까 주가가 더 갈 수 있는 환경이 유효하다고 당연시한다. 

그러나 기억하자.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고 경제위기를 막을 수 있었다면 1970 년 달러의 금태환이 포기된 이래로 10 년에 한 번 꼴로 스테그플레이션, 부동산 버블, 블랙먼데이, 미국 저축은행 파산, TMT버블, 서브 프라임 사태, 재정위기, 위안화 폭락과 같은 침체가 일어나지 않았어야 했다. 언제던 유동성의 약발이 떨어질 때를 조심해야 한다.

지금도 낙관적인 우세적 편견이 경기와 실적이라는 펀더멘탈을 지배한다. 소로스의 견해를 따르자면 언젠가는 우리가 예상할 수 없는 경로로 부정적 피드백이 시작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언제, 어떻게 올 지를 지금 예단할 수 없다. 나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이 버스트의 시작이라고 수년 째 가정한다. 19 ~ 20 년 경기 침체기에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듯 했다. 그러나 혁신 IT 기업, 게임회사,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전시장, R&D 센터, 사무용 공간, 데이터 센터가 필요해지자 입지가 양호한 상업용 건물을 대거 사들여 부동산 가격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약한 고리가 충분히 버틸 시간이 생긴 셈이다.

 

개인투자자가 깊은 골에 빠지지 않으려면 KOSPI가 3,000을 역사적 고점이 3,300을 기록하는데 동학 개미의 역할이 매우 컸다. 2020년 개인투자자는 45조 원을 사들였다. 올해는 7월 중순 현재, 60조 원을 매수 중이다. 그럼에도 증권회사에 예치된 고객예탁금은 65조 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와중에 자금이 물밀듯이 증시에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초저금리와 인터넷, 유튜브, 블로그 등에서 전문가 못지않은 식견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덕택에 증시가 활황이다. 임금 소득으로 부를 늘리기 쉽지 않은 현실에서 동학 개미, 개인 투자자들에게 주식은 나의 부를 늘려지고 지켜줄 유일한 대안일지 모른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이다. 다들 힘내어 산을 올라 정상에서 투자의 과실을 마음껏 향유하기를 바란다. 다만 지금 당장 서둘러 발을 뺄 필요가 없으나 언제고 내려가야 할 시기에는 지나친 욕심에 파티가 끝나가는지도 모른 채 버스트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KOSPI 3,300을 있게 한 동학 개미들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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