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CO 플로우 차트 : 주식투자할 때 기업의 사업모델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 下 #2"

* 이 글은 ‘POSCO 플로우 차트 : 주식투자할 때 기업의 사업모델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 下 #1’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Summary

- 자회사 가치가 높아진 지주회사 POSCO의 현 상황

- POSCO 자회사 포스코케미칼의 경우 주가가 선반영된 측면이 커 투자에 주의

- POSCO 물적 분할 및 주주환원 정책에도 주가가 지지부진한 배경

- 향후 POSCO 분석시 중요한 요소가 될 자회사의 성장

 

© iStock

 

선반영 된 주가, 투자에는 주의 다만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2차 전지 업체들의 주가와 밸류에이션입니다. 전기차가 확산되며 배터리 관련 기업의 주가가 성장성을 상당히 선반영 했기 때문입니다. 2차 전지 배터리는 규모 면에서 중국과 한국이 한발 앞서 있습니다. 양국을 제외하면 후발주자로 일본과 유럽 정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한국과 중국의 2차 전지 소재업체의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높습니다. 포스코케미칼의 경우 2022년 예상 PER 58배, 내년 예상 PER 41배입니다. 양국의 양/음극재, 분리 막, 코발트 기업의 2022년 PER 밸류에이션은 20~90배 사이입니다. 최근 국내 2차 전지 소재업체 주가가 조정을 받았으나 아직 중국 기업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높습니다. 게다가 일본의 경쟁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멀티플 수준은 보통 10배 이하입니다. 한국과 중국의 2차 전지 생산규모가 압도적이고 CATL,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TOP 4가 증설에 앞장서고 있다고 해도 일본이나 유럽 기업보다 밸류에이션이 현격히 높아 투자에 주의를 해야 합니다.

 

[그림 4] 주요 2차 전지 소재 기업 밸류에이션

© 블룸버그

 

PER로 주가를 설명하기 부담스럽거나 높은 PER을 정당화시키려고 할 때 종종 PEG로 주가를 설명하곤 합니다. PEG는 PER을 EPS 성장률로 나눈 값입니다. 예를 들어 PER이 40배이고 EPS 성장률이 40%라면 PEG는 1.0이 됩니다. 성장률에 비례하여 밸류에이션 멀티플을 준다는 의미입니다. PEG이 1보다 높을수록 성장성에 대한 프리미엄을 높게 쳐준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포스코케미칼의 2022년 PER가 57배, 22~23년 동안 동사의 예상 EPS 성장률이 24%이니 PEG가 2.4배나 됩니다. 문제는 올해 이익 성장은 2021년 대비 5% 남짓에 그친다는 점입니다. 보통 성장 프리미엄을 1.5~2.0배 주면 많이 적용했다고 할 수 있는데 포스코케미칼은 이보다 더 많은 프리미엄을 받고 있습니다. 2023년 이후의 실적을 미리 앞당겨 밸류에이션 한 결과입니다. 포스코케미칼은 1조 원의 예산으로 2022년까지 양/음극재 추가 증설을, 2024년까지 인조흑연 음극재 신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로도 배터리 업체 증설에 맞춰 양/음극재 투자를 지속해야 하니 당장 내년 실적이 아닌 2024~25년의 이익을 바라보고 주가가 먼저 달리고 있는 형국입니다. 만일 매출 기대가 꺾이거나 이익이 예상보다 성장하지 않을 때 일순간 급락하는 경우가 많으니 투자에 유의해야 합니다.

  

지주회사 POSCO 매력적인가 포스코케미칼처럼 자회사의 성장 가치가 부각된다면 사업지주회사로서 POSCO 주가가 과연 매력적일지 궁금합니다. 지주회사 밸류에이션은 본업의 영업가치와 자회사 지분가치, 투자부동산, 브랜드 로열티 등을 더하고 순차입금을 차감한 순자산 가치로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해외에서 POSCO와 경쟁하고 있는 주요 철강사로는 바오우 강철(바오산 강철과 우한 강철이 합병), 신일본제철, 아르셀로미탈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들 기업의 FY22 예상 PER이 4.3배입니다. POSCO의 내년 별도 순이익은 올해보다 5천억 원가량 감소한 4.6조 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글로벌 Peer 밸류에이션을 고려하여 PER 5배를 주면 POSCO의 제철 영업가치는 대략 23조 원 정도 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상장 자회사 지분가치와 국내외 자회사, 기타 투자 지분 가치를 더한 지분가치는 14.0조 원 정도 됩니다. 2021년 말 추정 별도 순현금이 3.3조 원. 여기에 자사주를 포함하면 NAV가 42.6조 원입니다. 현재 시가총액과 44% 정도 괴리를 보이는데요. 44% 괴리율은 국내 상장 대형 지주회사들의 NAV 디스카운트의 평균에 해당합니다. 지주회사로서 POSCO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얘기죠.

얼마 전 POSCO가 제철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한다는 발표를 한 바 있습니다. 동시에 최근 물적 분할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철사업은 비상장으로 두며 전향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예고했습니다. 그런데도 주가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1) 본업인 제철 사업 부문이 해외 철강사에 비해서 싸지 않고, 2) 배당을 염두에 둔 투자자들은 자회사 투자 부담이 커질수록 배당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으며, 3) 다른 지주사에 비해 할인율이 높지 않다는 점에 있습니다. 저는 POSCO 주가가 하락세인 까닭을 물적 분할 발표 때문이 아닌 글로벌 투자자들이 현재 철강업에 대해 투자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 판단합니다. 현재 POSCO에 견줄 만한 해외 철강 기업들은 POSCO보다 밸류에이션이 더 낮습니다. 글로벌 철강사의 밸류에이션이 3~4배에 불과하다는 것은 철강 경기가 장기간 호황을 띨 거라 믿지 않는 것과 이산화탄소 배출 산업이란 할인 요소가 함께 작용한 탓으로 해석됩니다. 철강업으로 보나 지주회사로 보나 당분간 POSCO 주가가 크게 오를 동력이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흔히 철강, 화학, 조선과 같은 경기에 민감한 시클리컬 업종은 ‘고 PER에 사서 저 PER에 팔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실적이 나오지 않는 불황기를 벗어날 때 사서 이익이 정점에 육박할 때 팔라는 뜻입니다. 현재 글로벌 철강산업의 PER이 3~4배로 낮은 것은 앞으로 철강 경기가 둔화될 리스크를 반영한 결과라는 점에서 최소한 올해 대비 2023년 예상 실적이 증가한다고 기대되어야 투자 모멘텀이 다시 생기지 않겠나 여겨집니다. 시클리컬 주식이 저 PER일수록 투자에 조심하십시오. 반드시 주가가 싼 원인이 무엇 때문인지 잘 파악한 다음에 매수하시기 바랍니다.

 

[그림 5] SoTP(사업별 가치합산) 밸류에이션

 

[그림 6] 주요 글로벌 철강기업 밸류에이션

© 블룸버그

 

뒷 물결이 앞 물결 밀어낼까 이제 POSCO 플로우 차트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제철회사로서 POSCO를 이해하기 위해 플로우 차트 개념을 上편에서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2007년 작성된 플로우 차트가 15년이 지나는 동안 수정할 사항들이 많아졌습니다. 생산능력과 해외 자회사 측면에서 커다란 변화가 있었습니다. 포스코케미칼 등 자회사 가치가 커졌으며 연결 영업이익에서 자회사 비중도 많이 올랐습니다. 포스코케미칼만 NAV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달합니다. 앞으로 POSCO를 분석하는 데에 있어 자회사 성장을 빼놓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포스코케미칼 등 핵심 자회사들도 POSCO처럼 플로우 차트를 만들어 관찰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아직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기에 역부족이지만 혹시 압니까? 정말 그런 날이 올지요. 주식 시장에서 변하지 않는 건 없으니까요.

 

[그림 7] 2008년, 2021년 POSCO 플로우 차트 변화

 

장강후랑추전랑 - 리오

 

長江後浪推前浪(장강후랑추전랑)

前浪死在沙灘上(전랑사재사탄상)

前浪不死回海上(전랑불사회해상)

欲火重生成後浪(욕화중생성후랑)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니

앞 물결은 모래톱 여울에 스러지네

앞 물결이 스러지지 않고 바다로 돌아가면

꺼지지 않고 되살아나 다시 뒷 물결 되리

 

다음 번에는 S1, S2, S3에 대해서 논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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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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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K투자자문㈜ 운용본부 現) 운용업계 20년 이상 종사 (K 투자자문사 본부장) 합리적 소수의 역발상 투자를 지향합니다. 운용업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을 개인 투자자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주가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투자한 기업과 자신의 부가 같이 성장하는 건전한 투자 관행이 정착하는데 일조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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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K투자자문㈜ 운용본부 現) 운용업계 20년 이상 종사 (K 투자자문사 본부장) 합리적 소수의 역발상 투자를 지향합니다. 운용업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을 개인 투자자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주가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투자한 기업과 자신의 부가 같이 성장하는 건전한 투자 관행이 정착하는데 일조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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