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매장 증가 추세와 부동산 인사이트(Insight)

[재테크]by 서정렬

Summary

- 2022년에만 편의점 가맹점 10%가량이 재계약 예정으로, 이는 역대 최대 수치

- 편의점 업계는 가맹점 확대 각축전에 나섰으며, 퀵커머스 시장 입지를 다지려는 목적도 있음

-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편의점 위치가 주거 상품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

- 편의점 업계와 부동산 시장이 윈윈할 수 있는 방안으로, GS리테일은 역세권 청년 주택 사업 추진 중

 

© iStock

 

| 편의점 자유계약 전성시대

계약 만료 가맹점 5년 만에 최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이용하는 편의점이 2022년에만 10%가량 재계약을 해야 한다고 한다. 재계약이야 기간 종료 이전 새롭게 계약하는 것이니 새로울 것이 없을 듯한데, 편의점 업계에서는 가맹점주 모시기 각축전이 치열하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 편의점 매출이 높아지면서 가맹점을 늘리기 위한 편의점 회사 간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편의점 매출이 높아 장사가 잘 되니 현재보다 나은 브랜드를 갖춘 가맹점으로 갈아타고 싶은 경우도 있을 것이라는 위기감이다.

 

© 서울경제(2021.12.15). 'FA점포'만 5,000개...편의점 시장이 요동친다
© 이투데이(2021.12.13). “FA 잡아라”...상생안 협의 시작한 편의점 업계, 순위 각축전 될까?

 

기업 입장에서는 최근의 사회적·경제적 여건 변화에 따라 가맹점을 확대해야 하는 소리 없는 전쟁에 돌입한 셈이다. 편의점 업계가 역대 최대의 가맹점 재계약 물량이 쏟아지는 2022년을 앞둔 상황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윈윈할 수 있는 상생안을 발표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래야만 가맹점주 ‘모시기’에서 다른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탓이다. 물론,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퀵커머스 시장 때문이다. 가맹점 규모는 퀵커머스 등 신(新) 사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직결된다. 근거리 출점 규제로 가맹점 확장이 어려워진 여건을 감안하면 기존 계약은 유지하면서 다른 가맹점주와의 재계약을 통해 신규 편의점을 늘리는 것이 편의점 영토 확장에 유리하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2022년 재계약에 들어가는 가맹점 수는 4,910개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 수치는 역대 최대 규모다. 편의점 가맹 계약 기간은 5년인데 지난 2017년 편의점 업계 전체가 근거리 출점 규제 시행을 앞두고 경쟁적으로 가맹 계약을 확대했다. 국내 편의점 5개사의 가맹점 순증 규모는 2017년 4,910개 수준이다. 이때 정점을 찍고 2018년 2,654개로 감소한 뒤 3,000여 개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2년짜리 계약도 존재하기 때문에 정확한 재계약 물량은 확인되지 않으나, 2017년 편의점 가맹점 수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20225,000여 개 정도가 재계약을 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스포츠 경기에서 자유계약 선수와 계약을 할 수 있는 가장 큰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열리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 ‘편의점 세력권으로서의 편세권형성

홈술, 집콕, 1인가구 증가 등 사회적 변화 편의점 이용이 많은 것은 편의점 수와 관련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편의점 이용자 수와 연관된다. 편의점 가맹점 수가 많더라도 이용자가 적다면 이용횟수 즉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편의점의 입지적 위치도 중요하다. 주로 자동차를 이용해서 가는 대형마트와 달리, 걸어서 접근하는 편의점의 경우 집에서의 거리를 비롯해 집으로 가는 길에 이용 가능한지 등이 실제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YTN(2021.12.18.). 전국 편의점 10% 내년에 재계약...가맹점주 모시기 각축전(방송화면 캡처)

 

© 뉴시스(2021.09.12). [그래픽] 주택 공급량 및 1인 가구 증가 추이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집콕’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에서 해먹는 ‘집밥’은 물론 ‘홈술’ 등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집으로 들어가기 전 간편식이든 간단한 먹거리를 사기에 집 앞 편의점이 안성맞춤이 됐다.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들이 선호하는 역세권 인근에 더 많은 편의점들이 입점하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다. 자연스럽게 ‘편의점 세력권’으로서의 ‘편세권’이 형성됐다. 혼술을 위한 간단한 안줏거리와 술 등을 사기 위한 방문도 늘었다. 어느 때부터인가 편의점에 전에는 안 보이던 와인과 위스키 등이 진열되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사회적 변화가 반영된 결과다. 재난지원금 지원 때 편의점 매출 1, 2위를 다툰 상품이 와인과 위스키 등 주류였다는 것은 이러한 사실을 확실히 증명한다.

 

주거 상품으로서의 편세권 ‘편세권’은 ‘편의점 세력권’ 하나로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맛있는 음식의 깊은 맛이 하나의 ‘맛’으로 평가되기보다는 여러 개의 맛 레이어(layer)가 중첩되어 느껴지는 것과 같이 ‘역세권’, ‘스벅권(스타벅스세력권)’, ‘슬세권(슬리퍼 세력권)’ 등 각각의 레이어(layer) 들과 겹치면서 1세권(1인 가구 세력권)을 형성한다. 1~2인 가구들이 선호하는 주거상품의 특성을 좌우하는데 편의점의 위치는 그래서 중요하다. 1인 가구들이 많은 곳에 편의점이 입점할 수도 있지만, 편의점이 상대적으로 밀집된 곳에 1인 가구 선호 주거 상품이 개발되었다면 일종의 편의점 프리미엄이 얹힐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점은 중요한 매개가 된다.

 

| 유통산업과 부동산시장 간 윈윈방안

편의점 업계에도 새로운 돌파구 편의점 업계가 가맹점 수를 늘리려는 또 다른 배경에는 편의점을 활용한 퀵커머스 시장의 확대가 있다. 퀵커머스 시장이 커지는 데 중요한 요인이 바로 집 근처 편의점 입점 여부다. 편의점 이용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자체가 퀵커머스를 위한 물류 창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온라인 구매가 많은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Lifestyle) 상 편의점이 제공하는 (구성) 상품과 서비스가 맞아떨어진다. 그만큼 편의점은 1인 가구의 니즈(Needs)에 부합하는 리테일(Retail)인 셈이다. ‘GS리테일’이라는 회사가 당초 보유하고 있던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GS25)’ 가운데 편의점만 보유하고 백화점과 마트를 다른 유통회사에 M&A 형태로 매각한 것도 어쩌면 지금의 편의점 대세 시장을 읽었기에 가능한 선택일 수 있다.

 

© YTN(2021.12.18.). 전국 편의점 10% 내년에 재계약...가맹점주 모시기 각축전(방송화면 캡처)

 

편세권의 부동산시장 인사이트(Insight) 편의점은 부동산시장과 어떻게 연관될까? 편의점을 통한 부동산시장의 인사이트는 무엇일까? 편의점은 ‘편의점(便宜店, Convenience)’이라는 단어 그대로 ‘고객의 편의를 위하여 24시간 문을 여는 잡화점’이다. 이런 것이 집 근처 가까이에 있다면 필요한 것을 필요한 시간에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편리성이 있다. 그렇기에 스스로 챙겨야 할 것이 많은 1인 가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따라서 1인 가구 입장에서는 역세권 여부도 중요하지만 구하고자 하는, 혹은 살고 있는 지역 근처에 편의점이 있거나 들어온다면 거주지를 바꿀 이유가 줄어든다. 몇 가지 중 하나는 해결되었다는 일종의 안도감을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집 근처 편의점의 입점 여부다.

반대로 편의점 업계에서는 어떤 서비스를 통해 편의점 매출을 현재보다 증가시킬 수 있을까? 간단하다. 편의점 이용자들의 특성과 속성으로부터 그 단서가 나온다. 편의점이 만약 상업지가 아닌 주거지와 연계되는 위치에 있다면 주변 주거지를 구성하는 중심 세대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1인 가구 중심 세대가 주요 고객이라면 간단하게 ‘집 쿡’이 가능한 밀키트(Mealkit)나 소단위, 소용량 포장 식재료를 늘릴 필요가 있다. 냉동식품과 신선식품의 확대 및 구성 비율의 디테일 등은 바로 이용 고객 특성을 파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어느 편의점의 경우 냉동식품이 많이 팔리는 곳이 있는 반면 어느 곳은 소포장 신선 식품이 잘 팔리는 곳으로 세분화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생활 편의 서비스로서 퀵 등 배달이나 보관 등 편의점 위치에 따라 요구되는 서비스를 즉각적인 제공도 필요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중은 31.7%(2020년 기준)다. 앞으로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역이나 편의점 위치에 따라 1인 가구의 연령대별 구성, 취업 비중, 소득·소비·자산 규모가 상이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면 편의점 위치에 따른 상품 구성이나 지원 서비스에 차이를 둔 편의점 특화 서비스 기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 세분화는 결국 편의점 매출과 연관될 것이고, 이를 통한 서비스 만족은 소비자 충성도와 연결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편의점 업계의 변신은 무죄 유통산업 부문이 부동산시장과 연결·연관됨에 따라 앞으로 보다 다양한 시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한 시도가 1인 가구 등의 ‘삶의 질’ 제고와 연관될 수 있으며 부동산 개발 측면에서도 1인 가구 등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상품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GS리테일은 서울 시내에 역세권 청년 주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조선일보, 2021.06.08.). GS리테일이 사업으로 추진하는 ‘역세권 청년 주택’은 서울시가 지난 2016년 시작한 사업으로 2022(인허가 기준)까지 위치가 좋은 역세권에 임대주택 8만 가구를 짓고 19~39세 청년에게 임대주택으로 제공한다. 세금 투입 없이 100% 민간 자본으로 개발된다. 단, 민간사업자는 용적률(토지 면적 대비 건물 총면적 비율)을 대폭 올리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용적률이 올라갈수록 건물을 크고 많이 지을 수 있어 사업성이 좋아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용적률 상한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외에도 주차장 의무 설치 완화, 절차 간소화 등의 이점이 있다.

이는 ‘청년세대=역세권(선호)=편의점(이용)’이란 등식에 부합하는 사업이다. 이러한 사례는 편의점 시장 포화에 한계를 느낀 GS리테일이 부동산 개발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분석이 가능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사업에 비해 수익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사업에 편의점 업체가 참여하는 것 자체가 청년 고객들에 대한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영업이익 극대화를 위한 사업 다각화 등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편의점 업계의 변신은 무죄다. 또한 편의점 이용의 선택 또한 소비자들의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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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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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영산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現) 부산시·울산시 주거정책심의위원 現) 행정안전부 중앙보행안전편의증진위원회 자문위원 現) 도시·부동산 칼럼니스트 前) 주택산업연구원 근무 부동산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부린이도 이해할 수 있는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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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영산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現) 부산시·울산시 주거정책심의위원 現) 행정안전부 중앙보행안전편의증진위원회 자문위원 現) 도시·부동산 칼럼니스트 前) 주택산업연구원 근무 부동산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부린이도 이해할 수 있는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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