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빌리티, 취향 어필 트렌드와 MZ세대의 부동산

[재테크]by 서정렬

Summary

- MZ 세대를 대표하는 표현 중 하나인 '있어빌리티'

- 있어빌리티는 허세 자체를 뜻하면서도 '소신 있는 내 취향'을 반영

- 부동산 측면에서도 향후 소비를 이끌 MZ 세대의 취향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

- 세대별 트렌드를 반영한 부동산 상품 필요

 

있어빌리티를 아시나요? ‘있어빌리티’라는 단어의 개념적 의미를 안다면 MZ 세대다. 모르면 당연히 ‘꼰대’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턴가 세상을 이렇게 구분하기 시작했다. ‘꼰대와 비꼰대’, ‘꼰대와 MZ 세대’로 말이다. 최근 부각된 단어인 듯하지만 처음 소개된 시점은 2015년경으로 벌써 7~8년 전이다.

있어빌리티는 ‘있어 보인다’는 표현과 능력이라는 뜻을 가진 영단어 ‘ability’를 합쳐 만든 신조어다. 2018년 시사상식사전에는 ‘별 거 없지만 있어 보이게 자신을 잘 포장하는 능력’을 뜻한다고 등재되어 있다. 그러나 2018년의 있어빌리티가 허세에 가까웠고 무분별하게 SNS를 타는 사회적 트렌드를 보여주는 단어였다면, 2022년의 있어빌리티는 허세만이 아닌 그러고 싶은 열망이 내포된 솔직한 단어로 변화하고 있다.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2016.01.07). 있어빌리티를 아십니까?

 

이전의 있어빌리티는 힙합퍼가 금목걸이나 고급 차를 구입해 소위 ‘자랑질’하는 것과 유사한 것이라고 여겼다. 최근에는 ‘나라도 능력 된다면 그러고 싶고, 그러한 행동이 나쁜 게 아니다’라는 식이다. 소소한 일상 보여주기 과시뿐 아니라 긍정 효과도 있다는 의미다.

진짜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타인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뭔가 있어 보이도록 만드는 허세 자체가 있어빌리티다. 그런 의미에서 2022년 현시점의 있어빌리티는 나의 취향이 남다르다거나 그렇게 쌓은 취향으로 인한 전문가적 식견을 알려주거나 보여주고 싶은 개인의 취향으로 이해되고 있기도 하다.

 

부동산에도 적용되는 취향 선호 현상 이런 변화와 맥락을 지금의 MZ 세대를 규정하는 키워드로부터 확인할 수 있다. MZ 세대들이 선호하는 문화 키워드를 요약하면 ‘Z.E.R.O.’다(머니S, 2021.09.14). MZ 세대의 ‘경제 개념과 행동’을 키워드로 요약한 ZERO는 Z(Zest, 명확한 비전이 부르는 일에 대한 열정), E(Eat, 시간약자들의 한끼·혼밥·혼술) R(Retro, Y2K가 주축이 된 레트로) O(Ostentatiously, 허세의 핵심은 취향 어필)를 뜻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대한 열정과 개인적 취향이다. 한 끼 해결을 위한 혼밥 요리를 하고 혼술을 즐기며, 레트로 감성을 ‘갬성’이라 부르고, ‘해시태그(#)’라는 꼬리표를 즐기는 것이다.

 

© 도루코 마이셰프 TV CF 광고 캡처 화면

 

있어빌리티의 개념 설명을 반복하는 것은 MZ 세대의 있어빌리티 취향 선호 현상이 부동산 측면에서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부동산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있어빌리티를 표출하고 싶어 할 수 있을 듯싶다. ‘직감적인 직감’으로서의 ‘느낌적인 느낌’이란 단어가 주는 중의적이면서도 복합적인 느낌처럼 말이다. 부동산 측면에서 있어서의 2030 MZ 세대의 ‘있어빌리티’란 무엇일까? 바로 이것과 통한다. ‘어쩌라고 내 맘이지’.

 

내 마음 꼭 닮은 한마디 어쩌라고!” 비키니룩을 입은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이 남의 시선처럼 자신들을 따라오는 카메라를 보고 일갈한다. "어쩌라고, 내 맘이지.” 모 2금융권 광고 CF의 한 장면이다. 이 광고 CF를 보는 소위 ‘평균’ 이상인 사람들은 환호할 것이다. 그러면서 마음속으로 외친다. “내 마음속을 아는 것처럼 어떻게 그렇게 표현했대? 좋네!”

보통의 경우라면 만들어질 수 없는 광고 CF다. 소위 ‘B급’으로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확 와닿는다. 광고효과를 얻는 데는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내 마음에 들면 되는 거다. 그러면 남들이 뭐라고 하더라도 당당할 수 있다. 내 취향이기 때문이다. 취향에 따라 내 의식이 결정한 것이니 후회는 없다.

 

© 러쉬앤캐쉬 광고 CF 캡처 화면

 

물론 무책임하게 제2금융권에서 돈 대출받아 또다시 동학개미운동, 서학개미운동에 나서라는 선동처럼 느낄 수도 있다. 빚내서 다시 ‘코인 타기’에 나서라거나 ‘영끌’하라고 하는 듯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할 2030 세대는 적을 것이다. 이 광고의 타깃이 된 MZ 세대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그래 내 맘인데, 어쩌라고?” 투자든 대출이든 그 결과는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한 결과이니 본인이 책임진다는 의미다. 전적으로 개인적 취향, 말 그대로 ‘개취’다.

 

MZ가 선호하는 미래 재테크 수단 ‘있어빌리티’와 ‘어쩌라고, 내 맘이지’의 개념과 의미를 설명하는 것 자체가 장황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정리했듯이 두 단어의 개념과 의미를 축약하면 소신 있는 내 취향으로 귀결된다. 알다가도 모를 사람 마음속 ‘취향’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알기 어렵다. 그러나 알아야 한다. 이들 MZ 세대들이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갈 소비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가 ‘무지출 챌린지’를 한다는 의미는 지금 하나라도 아껴서 내 집 마련에 보태고 싶은 마음도 투영된 과정일 수 있기에 더욱 그렇다. 이들의 취향을 알아야 이들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 수 있고, 그래야만 2030 세대가 돈을 지불할 가치를 느끼고 그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 IT비즈뉴스(2021.11.22). MZ세대가 선호하는 미래 재테크 수단은 부동산’, ‘주식’, ‘가상자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2021년 10월 2030 세대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흥미롭다. 설문 응답자의 36.1%가 자산증식을 위해 가장 필요한 재테크 수단으로 부동산을 꼽은 것이다. 반면 주식(32.4%), 가상 자산(13.1%), 예금/적금(8.0%)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럼에도 현재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재테크 수단은 예금/적금 37.5%, 주식 33.0%, 가상 자산 10.3%, 부동산 9.8%로 조사됐다.

최근 2030 세대의 영끌패닉바잉은 단순히 최근 집값이 올라가니까 일시적으로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이러한 조사 결과가 반영된 세대적 선택으로서의 시대적·사회적 현상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더욱이 이들 2030 세대의 부모 세대가 바로 ‘베이비부머(Baby-Boomer, 1955~1963년생)’들이라는 점에서 직·간접적인 경험과 영향이 있었으리라는 것 또한 잘못된 추론은 아닐 듯싶다.

 

2030 ‘소비주체들의 취향 파악 필요 MZ 세대가 부동산을 통한 재테크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2030 세대가 소비 주체라는 점에서 2030 세대, MZ 세대의 ‘개취’로서의 취향을 파악해야 한다. 취향은 그야말로 개인적이다. 2030 세대의 경우 개인적 편차가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취향을 파악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여기에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달라진 공간 선호 특성으로서의 트렌드도 반영해야 한다.

취향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는 ‘선호’와 같다. 선호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 트렌드를 반영한다. 그래서 동시대 특정 집단의 개인적 취향을 파악하려면 트렌드를 먼저 읽어야 한다. 뒤집어도 마찬가지다. 트렌드를 읽으면 MZ 세대들의 집단적 또는 개인적 선호를 알 수 있다. 이러한 선호를 반영하면 2030 세대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 수 있다.

 

© 연합뉴스(2021.12.01). 코로나19로 달라진 주거공간"오메가룸 등장하고 넓은 집 선호"
© 한국경제(2021.12.01). 코로나 이후자신만의 방, 더 넓은 공간 선호

 

맞춤형 주거선호와 상품개발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디벨로퍼 회사인 피데스개발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피데스개발이 파악한 ‘공간 7대 트렌드’ 가운데 개인의 취향과 신념에 대해 솔직하고 거침없이 선언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 워케이션으로서의 멀티 어드레스, 1인 가구 전문직 종사자 등이 선호하는 역세권 개발로서의 구심역()의 법칙,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사라지는 현가실상(現假實想)’ 등은 젊은 세대가 추구하는 가치일 수 있다는 점에서 상품개발과 관련한 중요한 착안점이다.

이미 서울 강남 등에는 MZ 세대들의 니즈(needs)를 반영한 하이엔드(High-end) 급 브랜드로서의 주거용 부동산 상품들이 공급되고 있다. 이 상품들은 주로 1인 가구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반영한 주거 공간들이다. 프리미엄 골프 스튜디오나 피트니스룸 등의 고급 커뮤니티나 푸드 서비스, 메이드 서비스 등 주거 편의를 위한 다양한 컨시어지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하이엔드급 주거시설이 아니더라도 2030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품들이 지속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보여주고 싶은 욕망으로서의 있어빌리티취향만족의 내 맘이지+있어빌리티로 진화하고 있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시대의 트렌드를 읽어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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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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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영산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現) 부산시·울산시 주거정책심의위원 現) 행정안전부 중앙보행안전편의증진위원회 자문위원 現) 도시·부동산 칼럼니스트 前) 주택산업연구원 근무 부동산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부린이도 이해할 수 있는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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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영산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現) 부산시·울산시 주거정책심의위원 現) 행정안전부 중앙보행안전편의증진위원회 자문위원 現) 도시·부동산 칼럼니스트 前) 주택산업연구원 근무 부동산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부린이도 이해할 수 있는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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