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충남예산시장의 ‘부동산자산 젠트리피케이션’ 문제

[투자]by 서정렬

SUMMARY

- 백종원 효과로 유명해진 예산시장에도 나타난 한국형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 선제적 노력에도 막을 수 없었던 임대료 상승은 결국 상권 약화 초래할 것

-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장기적인 포지티브 섬 전략 제안

 

출처 : https://playvod.imbc.com/Vod/VodPlay?broadcastId=1005073100111100000

 

예산시장도 피할 수 없었던 젠트리피케이션 백종원 관련 칼럼을 몇 번 썼다. 만난 적 없지만 자영업자들을 위한 그의 ‘선한 영향력’이 ‘부동산’과 연결되기에 어쩔 수 없이 부동산과의 접점이 있는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백종원 씨의 고향이라는 점과 공중파 TV ‘골목식당’처럼 소규모·소자본 자영업자들이 있는 낙후된 재래시장을 살려보겠다는 집념으로 ‘백종원 시장되다’라는 제목의 유튜브를 찍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어김없이 충남 예산재래시장에도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났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났다고 해서 예산시장이 망한 것은 아니다. 망해가고 있는 것도 아니다. 백종원 씨가 꿈꾸던 예산재래시장을 거점으로 한 지역 경제살리기, 지역 활성화 프로젝트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 백종원 본인이 6살 때 처음 느꼈다던 재래시장의 흥분을 다른 사람들이 더 많이 느끼게 했으니 성공이다. 충남에서만 알아주던 예산시장이 전국적으로 알려져 하루에 2~30명 오던 시장에 누적 방문객 137만 명이 다녀갔다는 것도 놀랍다. 동네에서 고객들을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사람들을 오게 했으니 ‘논 제로섬 게임(Non Zero-Sum)’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필자의 줌투자 부동산칼럼 ‘백종원, ‘논제로섬게임(Non Zero-Sum Game)’에 도전하는 이유’(2023.04.25)와 ‘백종원이 ‘시장’뿐 아니라 ‘지역 부동산’까지 살리는 이유’(2023.02.06)를 참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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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한국형 젠트리피케이션 젠트리피케이션은 독일 출신의 영국 사회학자인 ‘루스 글래스(Ruth Glass)’를 통해 1964년에 처음 언급된 개념이자 단어다. 순우리말로는 살던 ‘둥지에서 쫓겨난다’고 해서 ‘둥지 내몰림’이라고 불린다. 외국에서 먼저 시작된 젠트리피케이션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탈이념화와 지역화를 거쳐 다소 다른 양상으로 변화되었다. 그렇다고 원래의 개념이나 의미가 변하거나 퇴색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임대인이나 건물주로 인해 쫓겨 나가는 임차인들이 생기면 이 현상을 젠트피리케이션이라 부른다.

젠트리피케이션의 탈이념화와 한국식의 지역화와 관련해 『젠트리피케이션(서정렬, 커뮤니케이션북스, 2016)』에서는 한국형 젠트리피케이션을 3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첫 번째가 매스미디어 젠트리피케이션이다. 임차인 쫓겨 나는 곳이 생기면 언론 등의 매스미디어 관심이 집중되면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보다 빨리 촉진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두 번째는 프랜차이즈 젠트리피케이션이다. 골목 상권에서 유니크한 숍들이 생긴 후 골목이 뜨면 임대료가 오르고 오른 임대료를 감당 못 할 때 대형 자본의 프랜차이즈가 입점한다. 대표적인 골목 중 하나가 서울 가로수길이다. 지금은 가로수길의 공실률이 30~40%에 육박한다고 한다. 임대공간이 비어 있어도 임대료를 내리지 않는다. 세 번째가 바로 부동산자산 젠트리피케이션이다. 뜨는 골목의 상가나 건물에 투자하고 골목이 주목받는 만큼 임대료를 올린다. 부동산 투자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자산가들의 타깃(target)이 된 상권은 임대료가 오를 수밖에 없다. 자산 증식을 위해 투자했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수익률을 지속해 높이기 위해 임대료를 올리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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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는 막아도 건물주는 못 막아 떳다 하는 상권에 비집고 들어와 터줏대감 행사를 하는 프랜차이즈가 아직 예산시장에는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바로 백종원의 힘 두 가지 때문이다. 하나는 이미 시장 내 상가를 6곳을 예덕학원에서 매입하는 바람에 들어갈 상가가 마땅치 않다. 다른 힘은 백종원의 명성이다. 재래시장에 프랜차이즈가 들어온다면 골목식당이라는 예능으로 익히 알려진 백종원의 명성과 고집 때문에 백종원이 가만있지 않으리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을 터다. 그 때문에 오히려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기 위해 입점하지 않는 것이다. 온전히 백종원이라는 브랜드 파워의 힘이요, 백종원의 명성 탓이다.

백종원은 이미 젠트리피케이션을 예견했다. 그래서 사업 초기에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지역 학교법인(예덕학원)을 통해 상가 6곳 정도를 학교 법인 수익용 부동산으로 매입해 장사가 잘되더라도 임대료를 올리지 않는 소위 ‘모범업소’를 만들고자 했다.

그런데 여기까지다. 예산시장은 백종원이 소유주가 아니다. 그러니 모든 상황을 본인이 통제할 수 없다. 예산시장이 매스컴을 타고 사람들이 모이면 모일수록 신난 것은 시장 상인들보다는 이들의 임대인이자 건물주들이다. 예산시장 다른 상가 임대인과 주변 건물주들은 백종원의 예산재래시장 살리기 프로젝트 때문에 돈벼락 맞고 있으니 즐길 뿐이다. 아니 더 나아가 더 받고 싶은 욕심이 생긴 것이다. 장사가 잘되니 일단 임대료 올려보자는 심산이다.

그런데 사달은 지금부터, 그런 마음 때문에 시작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백종원(예덕학원) 소유의 상가 몇 개로 상가의 임대료 수준이 통제되지 않는다. 시장 내 상가와 시장 주변 상가 그리고 주변 숙박업소 등이 협조하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 그렇다고 막을 수도 없다.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처음 백종원이 예산 재래시장 살린다고 했을 때 기존 상가 입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는데 이제는 임대인, 건물주들이 예산시장 활성화의 미래를 막고 있다.

 

출처 : https://playvod.imbc.com/Vod/VodPlay?broadcastId=1005073100111100000

출처: 중앙일보(2023.09.23). 백종원 "꼴보기 싫어 죽겠네"…예산시장 건물주 횡포에 분노 한국경제(2023.09.22). 백종원 "꼴보기 싫어 죽겠네"…예산시장 살리다 분노한 이유 

 

젠트리피케이션의 해법 예산시장 활성화로 인근 상가 임대료, 숙박업소의 가격이 상승하면 시장 주변 건물주들의 승리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짧은 승리, 긴 후회에 봉착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런 코스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임대료 상승→ 음식값(숙박비 상승)→ 가격 경쟁력 실패 및 내방객 감소→ 가격 인하→ 임대료 하락→ 방문객 감소. 대부분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이런 과정을 거쳐 왔다. 단적으로 홍대 앞 상권이 뜨면서 도저히 견디지 못한 예술가 및 일부 유니크 한 자영업자들이 아예 새로운 곳인 성수동으로 지역을 옮겨 새로운 ‘로컬(골목상권)’을 만든 사례가 있다. 예산시장도 임대료(음식값)만 올리는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동일한 스킴(Scheme)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방법이 없을까? 어렵사리 만들어 놓은 예산시장 상권이 망가지기 전에백종원 소유의 상가 이외 상가 자영업자분들과 주변 건물주 등으로 구성된 가칭 ‘전체 연합회’를 구성해야 한다. 상가 임대인, 임차인, 주변 건물주, 숙박업체 등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도록 가격을 올리더라도 단계적으로 협의하는 등 ‘포지티브 섬 전략(Positive Sum Strategy)’을 취하는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전략적 모색을 할 수 있는 구심점으로 컨트롤 타워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출처: 세계일보(2023.09.23). 예산시장과 맥주페스티벌 [명욱의 술 인문학]  연합뉴스(2023.09.21). 홍성·예산군, 더본코리아와 손잡고 지역축제 추진(종합) 

충남 예산시장 인근에서 열린 예산 맥주 페스티벌은 예산 재래시장 활성화 프로젝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9월 1일부터 3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된 행사에 24만 6천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아가 10월 중(10월 13~17일)에도 예산시장 인근에서 백종원의 회사 더본코리아와 함께 민관협업으로 ‘삼국(국밥+국수+국화) 축제’를 개최한다고 알렸다. 이 또한 백종원 효과인 셈.

 

백종원의 ‘충남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는 백종원 개인의 꿈이 아니다. 인구감소로 지방 소멸이라는 명제를 앞둔 우리에게 지방 재래시장뿐 아니라 지방 자체의 경쟁력 확보와 관련해 의미하는 바가 크다. 민간이 주도해 지방 재래시장 및 지방 살리기에 나선 첫 사례이기도 하다. 더욱이 부동산투자와 부동산 자산 증식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자산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실증 사례라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도 높다.

현재 충남 예산시장이 처한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바란다. 지금 서울·수도권 이외 지역인 ‘지방’이 중차대한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 ‘좋으냐, 나쁘냐’의 문제가 아니다.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 그렇기에 백종원의 무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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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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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영산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現) 부산시·울산시 주거정책심의위원 現) 행정안전부 중앙보행안전편의증진위원회 자문위원 現) 도시·부동산 칼럼니스트 前) 주택산업연구원 근무 부동산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부린이도 이해할 수 있는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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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영산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現) 부산시·울산시 주거정책심의위원 現) 행정안전부 중앙보행안전편의증진위원회 자문위원 現) 도시·부동산 칼럼니스트 前) 주택산업연구원 근무 부동산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부린이도 이해할 수 있는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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