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로 엿보는 광고업계 이야기] 광고시장 ‘디지털’이 미래 #1"

Summary

가장 값비싼 광고로 프라임 타임의 TV CF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업 광고 담당자라면 ‘이제 굳이 공중파 TV 광고를 집행해야 하는지’ 전과 다른 판단이 필요합니다. 달라진 매체환경과 마케팅 기법 등을 고려한다면 광고시장 흐름이 이해됩니다. 광고 관련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통해서 광고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점쳐 봅니다.

 

| 광고시장이 예전만 못하다?

대중광고의 시대는 갔다 광고(廣告). 영어로는 ‘Advertising’. 광고라고 하면 TV에 나오는 짧은 15초 영상(CF)을 먼저 떠올립니다. 멋진 모델이 음식을 맛나게 먹거나, 자동차나 최신 스마트폰을 폼 나게 사용하는 장면이 스쳐 지나갑니다. 실제 개념은 ‘광고주가 광고를 접하는 수용자 태도를 변화시키려고 매체를 통해 일방적으로 의사전달을 하는 행위’(출처 – 위키백과)로 정의됩니다. 요즘 광고는 예전과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광고를 틀거나 담는 매체가 변했기 때문입니다. TV, 신문, 잡지 등 ‘매스 미디어’ 매체가 강했던 시대에서 SNS, 인터넷, 온라인 매체가 개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세상으로 바뀌었습니다. 소비 형태도 변했습니다. 광고는 20세기 사회를 상징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소비가 미덕인 자본주의 경제의 꽃이 바로 광고입니다. 개취(개인의 취향)를 반영하고, 전 세계 상품을 어디서나 살 수 있기에 수많은 제품과 브랜드가 순식간에 생겼다 사라집니다. 그러니 대중광고가 오래 지속될 수가 없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전홍 매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전화기(스마트폰)가 이제는 가장 힘이 센 광고매체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자 매력을 잃어버린 대표적인 광고는 옥외매체입니다. 사람들의 눈길은 지하철 안 천정 벽걸이, 역사 곳곳의 와이드 컬러, 그 외 지하철 무가지 등에서 손안의 작은 창으로 옮겨 갔습니다.

 

© DART 전홍 2021 감사보고서

 

㈜전홍은 1975년 설립하여, 광고 대행업 및 부동산 임대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입니다. 고속도로 광고물 중 최고의 상징적 매체인 야립 광고탑 등 옥외광고에 강점을 가진 오래된 광고 회사입니다. 이 회사의 2020.10月 ~ 2021.9月 손익계산서를 보면 매출액 291억 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확연히 줄어든 상황입니다. 346억 원 → 291억 원. 더 심각한 상황은 광고 유지비가 312억 원이라서 매출 총손실 -23억 원이 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옥외광고 매체를 유지하는 비용이 광고료 수입보다 높다는 말은 ‘빈 광고 매체’가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 unsplash

 

㈜전홍의 2015년 매출액은 463억 원이며, 영업이익은 30억 원으로 6%의 이익률을 보였습니다. 옥외광고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나, 장기간 고수익을 보장해 주던 매체이기에 한 번 선점한 위치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입지 자체만으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LED 디스플레이와 결합한 옥외광고가 등장했습니다. 옥외광고는 단적인 예입니다. 광고주 입장에서 광고매체가 소비자들에게 주목도가 떨어지는데 굳이 광고를 집행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광고를 집행해도 매출 증대와 브랜드 이미지 개선 효과가 줄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미디어오늘 2018.8.13

 

상기 시청률 그래프는 2018년 기사에서 발췌해 온 것입니다. 요즘은 지상파 TV 시청률이 더 낮아졌습니다. 시청률 10%만 넘어도 대박이라는 게 현실입니다. 스마트폰과 VOD, OTP 서비스 등 다양한 미디어의 등장으로 시청자들에겐 공간과 시간의 제약이 사라졌습니다. 과거 프라임 시간대 시청률이 60%를 찍던 시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광고주에게 공중파(지상파) 등 과거 알아주던 매스 미디어는 과거의 퇴락한 미디어로 치부될 정도입니다.

 

© unsplash

 

| 그래도! 방송사는 ‘돈’ 번다 Feat. SBS

외면하는 시청자, 떠나가는 광고주 방송社의 주 수입원은 광고 수익이었습니다. KBS, MBC, SBS 모두 비슷합니다. 방송사 매출을 일으켜 주는 직접적인 고객은 광고주입니다. 방송사는 시청자를 많이 모을수록 광고주에게 비싼 광고 시간을 팔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청률이 보여주듯 시청자들은 점점 공중파 프로그램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볼 게 정말 많으니까요.

 

SBS 매출액 © 딥서치 https://www.deepsearch.com

 

신기한 점은 SBS 방송사의 매출액은 지난 15년간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물론 SBS는 2017년 매출액 8,551억 원과 영업이익 807억 원을 기록하고, 그 뒤로 매출액이 급감한 적도 있습니다.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줄거나 아예 적자가 난 해(2014년, 2016년)도 있습니다. 광고주들이 지상파 TV 광고비 지출을 줄인 결과입니다. 방송사에서도 이런 현상을 인지한지는 꽤나 오래되었습니다.

 

© DART SBS 2020 사업보고서

 

2017년 이후 집행된 총 광고비를 보면 방송, 인쇄 매체 쪽은 지속적으로 줄었고, PC와 모바일만 증가합니다. SBS 방송사의 2014년, 2016년 영업적자는 이런 상황 탓입니다. 그동안 방송사 매출을 주로 담당하던 지상파 TV, 라디오, 위성∙DMB 등 총 광고비는 매년 줄고 있습니다.

 

© DART SBS 2018 사업보고서

 

놀라운 영업이익 SBS의 비밀 그러자 점차 SBS 방송사의 매출을 발생시키는 주요 제품 비중이 변합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TV 광고 쪽을 줄이고 다른 수익원을 찾기 시작합니다. 2011년 약 80%에 달했던 TV 광고 매출액 비중이 2020년에는 36.8%로 줄어듭니다. 그사이 프로그램 판매 등 사업 수익이 57.8%로 점차 증가해 주력 매출원이 됩니다. 이런 변화는 2018년이 변곡점입니다. 2018년 광고 매출과 사업 매출 비중이 역전합니다. 눈치채신 분들이 있을 수 있을 텐데, 앞의 <매체별 총 광고비 현황> 표에서 ‘제작’ 역시 -14.1%로 줍니다. 광고를 받기 위해서, 광고가 잘 붙는 대작 드라마와 인기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제작비 투자가 줄어듭니다. 즉 비용을 줄이고, 수익원을 광고 외의 사업으로 전환하면서 방송사는 영업이익을 상승시킵니다.

 

© DART SBS 2021 3분기 보고서

 

SBS 영업이익은 2018년 50억 원 → 2019년 125억 원 → 2020년 690억 원으로 점차 증가하더니, 2021년 3분기 누적 1,810억 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방송사가 영상광고를 거의 독점하다시피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절과 비슷한 매출액이면서 22%의 영업이익률을 내는 ‘놀라운 이익’ 성과입니다. 2021년 결산이 마무리되면 아마 역대 최대 영업이익 달성이라는 표현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만큼 프로그램 관련 사업 수익이 매출과 이익 기여도가 매우 높습니다.

 

© DART SBS 2020 사업보고서

 

OTT 등장으로 변화한 시각 지상파 방송의 수익원이 광고라는 점은 아직도 유효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기존 4대 매체에 집중되었던 광고비가 신규 미디어로 이전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관찰되고, ① 매체 간 대체 현상의 심화, ②국내 경제의 低 성장 체제 전환에 따른 광고비 축소 등 방송사의 핵심 수익원이 달라졌습니다. 기본적으로 방송은 영상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산업으로, 콘텐츠는 ‘생산 → 공급 → 재가공’ 될 수 있습니다. 콘텐츠는 국내 판매, 해외 수출 등 지역을 넘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특히 인터넷, 모바일(스마트폰 등), IPTV 등의 다양한 신규 플랫폼에 대해서도 별다른 비용 없이 활용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와 같은 OTT 플랫폼은 정말로 OSMU(One-source, Multi-Use)를 통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와 계기를 가져왔습니다. 특히 방송사의 시각이 전환되었습니다. 시쳇말로 ‘돈 되는 건 다 한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예전에는 자사 방송 채널에만 콘텐츠를 판매했습니다. 이제는 과거 10년 전 제작물도 콘텐츠 판매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 SBS 홈페이지 다시보기 ‘순풍산부인과’

 

SBS 홈페이지에 가보면 오래전 방영된 일일시트콤 ‘순풍산부인과’를 무료로 ‘다시 보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앞에는 광고 2개가 달려 있습니다. 방송사가 가진 ‘방송콘텐츠 자산’을 매우 적극 활용하는 게 지금의 방송사입니다. 방송콘텐츠 자산은 SBS 재무제표 주석을 통해서 “특성상 1년 이내 방송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직접적인 취득원가(외주제작비, 기술비, 영상비 등)에 간접적인 제작원가(인건비, 감가상각비 등)를 합리적인 배부기준에 의해 배부하여 계상한 수치”라고 정의됩니다. SBS의 방송콘텐츠 자산은 제작품, 중계비, 영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 상기 내용은 FY21~16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참조해서 작성한 내용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검토한 내용이오니, 간혹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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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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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회계 전문 도서 저자 ‘재무제표 읽는 남자 이승환’ 저서: 『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 / 『취준생 재무제표로 취업 뽀개기』 / 『핫한 그 회사, 진짜 잘 나갈까?』 / 『재무제표로 찾아낸 저평가 주식 53』 재무제표 읽는 남자입니다. 투자하기 위해서, 기업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반드시 챙겨 봐야 할 재무제표. 읽기만 해도 도움이 되는 재무제표 유용함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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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회계 전문 도서 저자 ‘재무제표 읽는 남자 이승환’ 저서: 『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 / 『취준생 재무제표로 취업 뽀개기』 / 『핫한 그 회사, 진짜 잘 나갈까?』 / 『재무제표로 찾아낸 저평가 주식 53』 재무제표 읽는 남자입니다. 투자하기 위해서, 기업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반드시 챙겨 봐야 할 재무제표. 읽기만 해도 도움이 되는 재무제표 유용함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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