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값의 메커니즘과 FOMC

[재테크]by 프루팅

 

a. 한우값은 왜 유독 이리도 비쌀까? 단순히 지방이 겹겹히 껴있는 맛 (마블링)이 뛰어나기 때문일까? 만약, 미국과 호주산 소고기를 한우처럼 좁디 좁은 땅과 사육시설에 가둔후 항생재를 듬뿍 주입하면 한우의 맛과 동일해진다는 '설'이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만약 미국과 호주산 소고기 또한 한우와 동일한 맛으로 사육한다면 한우의 가격은 저렴해질까? '공급을 초과하는 수요'가 감소할테니 말이다.

☞ 관련기사: 바다 건너온 소고기보다 한우가 몇배 비싼 이유는? (그린포스트코리아)

단, 유독 수입산 소고기보다 한우가 몇 배씩이나 비싼 이유는 기존의 수요, 공급 논리와는 무관하다. 위 기사는 15년에 발행된 기사로, 한국은 소를 키울수 있는 농장의 규모가 미국, 호주 등지와는 아예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고 한다. 축산업의 규모 자체가 달라 규모의 경제(생산 효율화)를 실현할 수 없는게 가장 핵심적인 가격 경쟁력의 차이를 벌리는 요인이다.

땅의 크기만 문제일까- 미국이나 호주는 광활한 땅에서 소의 주 사료인 옥수수까지 동시에 재배하지만, 한국의 소작농들은 소의 사료마저 전부다 해외로부터 수입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러니 애초에 소규모 국내 낙농업이 거대 플랫폼화 되어 움직이는 외국산 소고기와 가격 경쟁이 되겠는가?

끝이 아니다. 넓은 농가에서 건강하게 소들을 방목하여 키울만한 미국, 호주 등지의 목장을 소유한 외국 축산 기업들은, 유통까지 대부분 자체적으로 핸들링 한단다. 즉, 외국의 경우에는 사육, 가공 뿐이 아닌 유통까지 대형 기업들이 관장하는 시스템이라, 물건너 바다건너 한국까지 수출이 되더라도 가격이 한우의 절반이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에, 한국의 소규모 축산업자들은 수입산 사료(옥수수)를 먹이며 비좁은 사육장에서 키우기도 버겁다. 이런 사정에 유통까지 생각하는 건 당연히 언감생신이다. (국내 한우 시장은 최소 6단계 이상의 유통 과정을 거친다고 기사에서 지적한다. (농가-> 우시장-> 도축장-> 경매장-> 가공장-> 도매상-> 소매상-> 소비자)

자, 다시 한번 짚어보자.

이러한 구조에서 만약 미국과 호주의 축산업자들 또한 넓은 땅덩이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같이 '소들을 가둬 키우는' 형식으로 사육한다면, 그리하여 어떻게든 지방이 풍부한 한우와 외국산 소고기의 맛이 동일하게 만든다면, 필시 가격 경쟁력이 없는 한우의 수요는 크게 감소할 것이다.

단, 본 사례에서 보는 '비싸서 안사먹는 자연적인 수요의 감소'는 한우 가격을 싸지게 할까? 적어도 미국, 호주산 소고기와 경쟁이 되도록 말이다.

아니면 혹은, 생산 단가자체가 비쌀수 밖에 없는 국내 소규모 축산업자들의 도산으로 이어져 국내 축산업 자체가 어려워질까? 

☞ 관련기사: 도축수수료 면제에도.. 25만원 풀리자 치솟는 한우가격 (해럴드 경제)​​​​​​​

월가, 국내를 막론하고 많은 주류 애널과 언론 등은 '여전히'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를 '일시적'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반면, 25만원의 재난지원금이 풀리자 금새 치솟은 한우 값은 과연 수요의 본질이 무엇인지, 또 무엇이 공급 부족을 야기하는지 고찰할 수 있는 쉽고 근접한 사례이다.

 

b. 자동차는 어떨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생산 원가가 비싸지면 기업들의 입장에선 자연히 판매가격을 인상할 수 밖에 없다. 단, 자동차처럼 '무게가 있는' 소비재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은 그리 크지 않다. (적어도 물가는 상승하는데 성장은 하락하는 상황에선)

만약 '비싸진 가격으로 인해' 자연스레 구매수요가 억제되면,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손해를 보면서 가격을 다시 내려서 판매할까? (디플레, 디스인플레이션 압력)

아니면, 기업의 전체적인 매출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생존'을 위해 비용 전가를 소비자에게 부담하게 될까? (스태그플레이션)

만약,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지 않다면- 적어도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를 용납할 기업은 없을것이다. 기업을 힘들게 하는 각종 원가 상승이 '일시적' 요인이 아니라면 말이다.

 

c.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각종 건설자재, 유가, 임금 등이 상승하면, 시공사들은 당연히 아파트를 기존보다 비싸게 분양할 수 밖에 없다. 단, 국민들의 '실질 소득'이 정체된 상황에서 장기 금리가 오른다면 '비싸진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개인이 얼마나 될까?

 

미국 실질임금 추이 1964-2019

 

(1970년대와 마찬가지의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선 인플레이션을 적용한 실질 임금은 꾸준히 하락한다. 즉,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격 인상과 반대로 실질임금은 하락하게 된다.)

'높아진 물가, 비싸진 가격'으로 인한 자연적인 주택 수요의 감소는 어떻게 전개될까? 디스인플레, 디플레 진영에서 주장하는 '비싸진 가격이 수요를 감소시켜 자연히 다시 가격이 '곧바로' 하락하는 현상'이 생길까? (디스인플레이션, 디플레 압력)

아니면- sticky한 건설원가 상승으로 인해 분양가는 비싸게 유지되는 와중 주택 미분양 및 신규 사업 중단으로 인해 건설사 등 부동산 관련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현상이 나타날까? (스태그플레이션)

최근 나타나는 물가 상승 압력은- 한번 오르면 다시는 떨어지지 않는 sticky한 요인들이 주도하고 있다. (임금, 서비스재 등)

사실 이야말로, 최근 가장 논란이 되고있는 디스인플레 진영과 본인과 같은 스태그플레이션 진영이 생각하는 핵심 의제이고, 모든 개인투자자들이 현 시점에서 정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 사안이라 프루츠는 생각한다.

위 질문의 답들은, 지난주 목요일부터 시작된 장기채 가격의 하락 (금리 상승)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채 30년물 가격 (9월 23-25일)

 

미국채 30년 연결선물, 만기보정 일간차트 (5월 20일- 현재)

 

지난주 목요일에 시작된 장기채 가격의 급락 (금리 상승)은 적어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채권시장의 '안이함'을 일깨워준 장면이였다. 지난 7월 중순부터 시작된 지루한 박스권의 움직임을 깬 지난 목요일의 장기금리의 상승은- 펜데믹 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폭(채권가격 하락) 이였다. 지난주 FOMC에서 연준이 '비교적' 매파적인 태도로 인해 촉발된 급락이라는 시장 일부에서 해석하지만.. 그렇게 단순한 문제기에는 '장기물'위주로 크게 하락한 지난주 채권시장의 흐름이 전혀 설명되지 않는다. 만약 정말로 매파적으로 느껴진 FOMC가 원인이라면, 당연히 장기물이 아닌 연준의 직접적인 통제하에 있는 단기물의 하락폭이 더 커야하는게 옳지 않은가?

 

(27일에 있었던 주간 영상 및 안근모 편집장의 칼럼 '얼마나 (정말로) 매파적일까?'를 확인하지 못한 독자분들은 이를 꼭 확인하기 바랍니다.)

 

운이 좋다면 총알이 없는 권총으로 은행을 털어도 성공할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빈 총으로 '움직이면 쏜다'라는 말이 주는 위협은 매우 위협적이고 은행내 직원과 손님들을 떨게하기 충분하다. 당하는 사람입장에선 강도의 총안에 총알이 없다고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단, 아무래도 실탄이 없는- 자신이 없는 강도는 유독 티가 나기 마련이다. 지난주 파월 의장의 연설속 '겉으로 보이는 강한 매파' 색채가 그런 느낌이였다.

-내년 6월까지는 테이퍼링이 완료되지 않겠나- 라는 발언은 예상보다 빠른 테이퍼링 일정 TALK에 시장을 출렁이게 만들었다. 파월이 보인 '역대급 자신감'에 달러는 강해졌고,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신뢰하는 주식시장은 ‘되려' 환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파적'인데 시장이 환호하다니 참 아이러니 했지만, 적어도 시장은 그리 보였다.

 

출처: 글로벌 모니터

 

단 지난주 FOMC의 핵심은 점도표다. 얼마나 테이퍼링을 시장 예상보다 빨리 할것인지, 또 금리 인상이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시작할 것인지 TALKING 하는 것은 더 이상 시장의 핵심 의제가 아니다. 그 보다는, 점도표에서 보인 수 많은 연준 위원들의 예상 금리 경로는 코웃음이 날 정도였다.

 

 

"9월 FOMC 점도표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 2024년말 연방기금금리 목표는 1.75%였다. 앞으로 25bp씩 6.5회 올리면 도달할 수 있는 금리 수준이다. 현재 유로달러 선물시장 가격에 반영된 '5회'에 비해 분명히 매파적이었다.

그러나 그 매파성은, 알고 보면, 허상에 불과했다.

PCE 인플레이션이 4년 연속해서 연준 목표를 웃돌고 있고, 실업률은 완전고용 상태로 간주되는 수준의 추정범위 최하단까지 떨어진 상황인데도 연준의 '실질(real)' 정책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0.3%(=1.8-2.1%)였다."

☞ 관련칼럼: 얼마나(정말로) 매파적이었나? (안근모 편집장) 중

 

현재 연간 CPI 상승은 약 5.4%에 달한다. 물론 연준이 내놓은 시장 예상보다 빠른 테이퍼 일정과 금리 인상 시작시점은 '표면적'으론 매파적인 색채를 띤다. 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까지 6회의 금리인상을 거친 후 연준이 예상하는 기준금리의 중간 값은 ‘고작’ 1.8% 다. 백번 양보해 연준이 좋아하는 PCE 인플레이션 수치로 따져봐도 연준은 21년 4.2%의 인플레이션을 ‘본인들이’ 예상중이다. 허나 내년부터는 2.2%로 다시 낮아질 것이라는 '일시적 레짐에 기반한 희망'에 근거해서 기준금리를 24년까지 기껏해야 1.8%까지 인상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그들만의 희망섞인 계산법인가? (심지어 금번 FOMC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기존에 비해 매우 크게 높여 잡았음에도 말이다.)

지금껏 억눌린 금 가격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전망이 틀리더라도 언제든 인플레이션을 제압할 무기와 수단이 연준에겐 있다'는 시장의 막연한 신뢰와 기대에 근거한다. 또한, 치솟는 인플레이션 수치에도 버티던 미국 장기국채의 가격 또한 이러한 시장의 막연한 신뢰와 기대에 근거한다. 단- 이러한 신뢰를 굳건히 유지중인 국내 대표 디스인플레 진영인 안근모 편집장마저 상기 칼럼의 말미에 명시했듯- '이러한 시장의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기도 하다.'

 

WTI 연결선물 (8월 13일- 현재)

 

천연가스 연결선물 (8월 13일- 현재)

 

단언컨대, 9월 FOMC 미팅이야 말로 시장의 신뢰를 무너트리는 시작점일 가능성이 높거- 이는 FOMC 이후 나타나는 유가, 천연가스 등의 추가적인 급등세 및 장기 금리의 급등 현상과 무관치 않다. 즉, 물가가 오르면 연준은 언제든 인플레이션을 잡을 무기를 사용할 것이다는 시장의 막연한 신뢰에는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프루츠가 지속해서 언급한 이 레짐이 조만간 현실화 된다면 누누히 말했듯 원자재만이 진정한 'SAFE HAVEN'이 될 것이다. 

연준의 허풍에 지속적으로 억압받고 있던 금 가격 또한-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의 상방 이탈과 함께 조만간 두번째 랠리가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프루츠 글로벌 올에셋 원자재 포트중 유독 금 관련만 횡보 혹은 조정중에 있다.) 장기금리의 상승과 다르게 박스권에 갇힌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실질 금리'마저 상승할 것으로 보는 일부 진영의 시각에선 필시 금 또한 장기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을것으로 볼 수 있다. 단, 최근 나타나는 시장의 움직임은 필시 지루하게 박스권에 머물던 중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의 고삐를 풀만한 트리거가 될 듯하다. (현재는 연준의 '일시적'레짐으로 인해 3년이내 기대 인플레이션만 급등해 있고, 5년 이상의 중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비교적 안정되어 있다.)

인플레이션은 세금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형태로 세금을 징수하는 정책은 어느 국가에서든 인기있는 정책이 아니지만, 인플레이션은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 국민들에게 세금을 앗아간다. 9월 FOMC에 관해 여전히 갈피를 못잡고 있는 현재 시장의 여러 노이즈를 무시해라. 지난주 연준은 그들이 총안에 실탄이 없다는 것을 '최소한' 들킨 셈이 됬고- 이에 따라 시장은 명확한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다.

 

YIELD 기반의 자산에서 멀어져라

 

프루팅/ 프루츠 인베스트 이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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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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