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미팅 리뷰 - 미국증시(뉴욕증시) 하락 원인, 금융안정지표에 주목할 필요성

얼마 전 잭슨홀 미팅 프리뷰에 대한 글을 작성했는데, 투자 관점에서 주목할 이슈를 다음과 같이 제시해 드렸습니다.

① 최종금리(terminal rate)

② 기준금리인상 속도

③ 경기침체 vs 인플레이션

 

특히, 최종금리(연준 기준금리인상 사이클에서 마지막이 되는 금리)에 대한 파월 의장의 의견이 매파와 비둘기파를 판단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지난, 7월 FOMC는 연준의 비둘기 전환(dovish pivot)의 가능성을 높인 회의였습니다.

​당시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에 도달했으며,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것이라는(또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비교적 확실한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즉,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6월 점도표에서 제시한 중립금리(약 2.5%)와 최종금리(약 3.75%)가 변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암시했습니다. 금융시장은 이를 비둘기파적이라고 해석했고, 이후 금융환경은 상당히 '완화적'으로 전환되었습니다.

​결국,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앞서 말씀드린 3가지 요인의 가정이 바뀐다면 매파적으로 해석될 수 있었습니다.

① 인플레이션 전망의 확실성(비둘기파) → 인플레이션 전망의 불확실성(매파)

② 중립금리 확실성(비둘기파) → 중립금리 불확실성(매파)

③ 최종금리 확실성(비둘기파) → 최종금리 불확실성(매파)

 

결론적으로, 파월 의장은 3가지 요인의 가정을 모두 바꾸었습니다. 인플레이션 전망과 중립금리의 불확실성을 강조했고, 이는 최종금리의 불확실성을 의미했습니다. 즉, 금융시장(특히 주식시장)이 매파적으로 해석하기 충분했습니다.

| 1. 폴 볼커 소환과 인플레이션 전망의 불확실성

​파월 의장은 연설 중반부에서 '역사적 기록(the historical record)'을 언급하며, 인플레이션 파이팅에 대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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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물가안정 회복을 위해선 긴축정책(restrictive policy) 기조를 한동안(for some time) 유지하는 것이 요구될 수 있습니다. 역사적 기록(the historical record)은 섣부르게 완화정책(loosening policy)으로 전환하는 것을 강력하게 경계합니다.

 

만약 이 단어를 배치하지 않았다면 인플레이션 파이팅의 의지가 많이 희석될 수 있었습니다.

​역사적 기록이란 1970~1980년대 The Great Inflation 시대를 의미합니다. 즉, 1970년대에 높은 인플레이션을 제어하지 못한 연준의 과거 경험과 1980년대에 이를 강력하게 제어한 폴 볼커 연준 의장을 떠올리게 한 것입니다.

​폴 볼커의 이름은 연설 후반부에 직접적으로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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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1980년 초에 볼커의 성공적인 디스인플레이션 정책은 이전 15년 동안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는 수많은 실패 끝에 탄생했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제어하고 안정적인 인플레이션 수준으로 낮추는 과정을 시작하기 위해 궁극적으로 상당히 긴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지금 결의를 가지고 행동하면서 그 결과를 피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연설을 마무리할 때 폴 볼커의 자서전 제목을 인용한 것으로 보이는 'keep at it'이라는 문장을 활용했습니다. 이는 폴 볼커의 강력한 긴축정책을 상기시키는 대목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해석]

​우리는 수요를 둔화시켜 수요와 공급이 더 잘 일치하게 만들고, 기대인플레이션이 고정되도록(anchored) 강력하고 빠르게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임무가 완료되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견뎌낼 것입니다(keep at it).

 

결국, 전반적인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전망이 불확실했던 1970년~1980년대와 이를 강력하게 제어한 폴 볼커의 의지를 강조함으로써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기조를 분명히 한 것입니다.

​이는 지난 7월 FOMC 때와 다른 스탠스로 금융시장(특히 주식시장)이 매파적으로 해석하기 충분했습니다.

| 2. 바뀐 인플레이션 전망 하에 중립금리와 최종금리의 불확실성 강조

​파월 의장은 더 이상 중립금리가 변하지 않는다고 암시하지 않았습니다(중립금리 불확실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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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가장 최근인 7월 회의에서, FOMC는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2.25~2.50%로 인상했습니다. 이 목표 범위는 경제전망 요약(SEP, 점도표)에 반영된 연방기금금리가 장기적으로(in the longer run) 도달할 것이라 예상되는 추정 범위 안에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2%를 훨씬 상회하고 노동시장이 극도로 타이트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중립금리 추정치는 더 이상 멈추거나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즉,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중립금리가 변할 수 있다는(불확실성 강조) 것을 인정한 것입니다(estimates of longer-run neutral are not a place to stop or pause). 개인적으로 이 문구가 이날 연설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인플레이션 전망의 불확실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중립금리의 인식이 변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결국, 중립금리의 불확실성은 최종금리의 불확실성과 연결되었습니다.

​이는 지난 7월 FOMC 때와 가장 다른 스탠스로 금융시장(특히 주식시장)이 매파적으로 해석하기 충분했습니다.

| 3. 경기침체 vs 인플레이션 - 노동시장 지표는 강력하고, 둔화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지표의 의미는 깎아내림

​파월 의장은 지난 7월 FOMC 성명서에 포함된 "지출과 생산에 관련된 경제지표들이 누그러졌다(recent indicators of spending and production have softened)"와 관련된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경기침체 우려와 관련된 내용). 대신 노동시장이 매우 강력하다는 의견만 반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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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최근의 경제지표는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제 의견으로는 우리 경제의 강한 기저 모멘텀이 지속해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이 특히 강합니다. 그러나 노동 수요가 노동 공급을 상당히 초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동시장) 균형에는 분명하게 벗어나 있습니다.

 

한편, 최근 둔화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지표의 의미는 깎아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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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지난 7월 FOMC 때와 달리, 경기침체 우려에 관련된 내용은 빠지고 하락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지표의 의미를 깎아내린 것입니다. 이는 금융시장(특히 주식시장)이 매파적으로 해석하기 충분했습니다.

| 4. 연준 통화정책의 향방 - 성장 및 인플레이션 지표보다는 금융안정 지표에 주목할 필요성

​입수되는 데이터에 의존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연준은 최근 일관성이 없어 보이는 커뮤니케이션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가령, 지난 7월 FOMC가 열릴 당시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는 최고치를 경신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하락할 것이라는 뜬금없어 보일 수 있는 강한 전망을 함으로써 연준의 비둘기 전환의 가능성을 높였습니다(인플레이션 하락 전망 → 중립금리 고정 → 최종금리 고정).

​(이를 두고 많은 분석가들이 파월 의장이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을 시행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지역 연준 총재들은 곧바로 파월 의장과 다른 의견을 말함으로써 진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도 마찬가지로 일관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는 둔화되고 있으며(물론 하락 추세를 더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성장지표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하방 압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연준은 지난 7월 FOMC와 달리, 매파적 기조로 더 강하게 전환했습니다.

​결국,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성장과 인플레이션 지표가 아닐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지난 글에서 수차례 말씀드렸듯이 저는 금융안정 지표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참고하면 좋은 글]

6월 FOMC 의사록 리뷰 - 성장둔화보다 물가안정을 강조, 금융안정에 주목할 필요성

 

연준은 경착륙을 피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제어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연준은 경착륙을 유발할 수 있는 너무 과도하거나 빠른 긴축정책을 경계해야 하고, 높은 인플레이션을 고착화할 수 있는 너무 약하거나 늦은 긴축정책도 경계해야 합니다.​

 

[참고하면 좋은 글]

미국 경기침체(리세션)의 향방 - 연착륙과 경착륙을 결정하는 8가지 경제지표

 

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선 금융안정이 필수적일 수 있습니다. 너무 지나친 금융환경의 긴축은 경기둔화 폭을 키우며 이는 경착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지나친 금융환경의 완화는 인플레이션 제어를 어렵게 만듭니다.

​즉, 금융환경은 연준의 목표인 연착륙과 인플레이션 제어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핵심적인 '중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하이일드 채권금리ANFCI(시카고연은 금융환경지수)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이 밖에 금융환경을 나타내는 다양한 지표들이 있으며 추후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참고하면 좋은 글]

미국 경기침체와 금융위기 신호 - 하이일드채권스프레드, KCFSI, STLFSI, 샴의 법칙

 

하이일드 채권금리는 연준의 긴축정책이 본격화된 이후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2020년 3월 팬데믹 당시 수준까지 도달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연준은 7월 FOMC에서 '비둘기 전환'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이후 해당 금리는 빠르게 하락하였습니다.

하이일드 채권금리 추이

 

ANFCI도 지난 6월 초에 0을 넘어섰고 지속해서 상승했습니다. 해당 지표의 수치가 양(+)의 수치를 기록할 때 금융불안이 장기평균을 상회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지난 7월 FOMC 이후, 지속해서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음(-)의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금융환경이 상당히 완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ANFCI 추이

결론적으로, 연준의 긴축정책이 본격화된 이후 금융환경이 상당히 위축되었기 때문에 연준이 7월 FOMC에서 '비둘기 전환' 가능성을 높이는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후, 금융환경이 빠르게 완화되었기 때문에 다시 매파적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연준 통화정책 향방을 파악하기 위해선 금융안정 지표를 지속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향후 반드시 파악해야 하는 금융안정 이슈는 연준 양적긴축 정책과 '적정' 지급준비금 이슈입니다. 9월부터 연준의 양적긴축 정책이 '풀'로 가동되며, 은행 시스템의 지급준비금 문제가 본격화될 수 있습니다.

​이는 역레포 금리 인하 등 연준 통화정책 향방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하면 좋은 글]

연준 양적긴축(QT)의 비밀 - 대차대조표 축소가 느리게 진행되는 이유

양적긴축(QT)과 역레포의 관계 - 역레포 금리 인상 및 인하 의미와 향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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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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