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위기에 잠 못 드는 개인투자자 - 주식상장폐지 이야기

| 상장폐지

주식 투자자에게 보유 주식의 상장폐지는 그야말로 '마른 하늘의 날벼락'입니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장폐지가 되면 대부분 그 주식의 가격은 '휴지 조각'이 되기 때문입니다.

​상장폐지는 상장회사로부터의 신청에 의하거나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하여 증권거래소가 상장을 폐지시키는 경우 등이 있지만, 상장폐지의 가장 일반적인 경우는 증권거래소 직권으로 상장을 폐지하는 것입니다.

 

 

증권거래소는 주식을 발행한 회사에 '중요한 경영상의 문제'가 발생하여 투자자에게 손실을 끼칠 가능성이 있거나, 증시 질서를 훼손할 우려가 있을 경우에는 증권관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강제로 해당 주식을 상장폐지할 수 있습니다.

​상장폐지의 기준은 다양합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사업보고서 미제출, 감사인의 의견거절, 영업정지, 부도 발생, 주식분산 미달, 자본잠식 등이 있습니다.

​물론 상장폐지가 된다고 해서 기업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또 코스피나 코스닥 시장이 아닌 장외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장외시장은 제약이 많고, 무엇보다 상장폐지가 된 기업은 인식이 나빠져 손실을 만회하기는 어렵습니다.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투자자에게 최종 매매 기회를 주기 위해 정리매매 기간이 주어집니다. 하지만 이 기간에는 상한가와 하한가가 적용되지 않고, 대부분 투매에 나서므로 상장폐지 전 주가의 10분의 1 이하로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42개사 상장폐지 위기

최근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코스피 4곳, 코스닥 38곳에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상장폐지 대상 기업은 해마다 발생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지난해의 49곳보다 조금 줄었습니다.

​올해 새롭게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곳은 21곳이며, 2년 연속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 곳은 15곳, 또 3년 연속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곳은 모두 6곳입니다.

​코스피 시장의 쌍용차·선도전기·하이트론씨스템즈·하이골드 3호 등 4곳은 외부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습니다. 회계법인이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를 검토했지만 감사의견을 낼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미지요.

​쌍용차는 오는 14일까지 개선 기간 종료 후 상장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며, 선도전기와 하이트론씨스템즈는 이의 신청서를 내면 거래소가 심사한 뒤 개선 기간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하이골드3호는 이의신청서 제출 기한을 넘겨 상장폐지가 확정됐습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한프·인트로메딕·베스파·지나인제약·바른전자 등 34곳이 의견거절이나 한정 의견을 받았습니다. 감사의견 한정은 기업 재무제표 중 일부분에 한정한 문제가 있다는 뜻입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1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재무팀장이 회삿돈 2215억 원을 횡령하면서 거래가 정지됐기 때문입니다. 거래소는 '심의 속개'를 결정했는데, 이는 거래재개냐 상장폐지냐에 대한 판단을 미룬 것이며 당분간 거래정지는 이어질 것입니다.

​바이오 기업의 신화로 불리는 '신라젠'은 항암제 펙사벡의 임상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습니다. 하지만 2019년 8월 펙사벡의 임상 3상 실패와 시험 중단으로 주가가 폭락하여 15만 원 선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1만 원대까지 하락했습니다.

​신라젠은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등으로 상장폐지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신라젠은 이미 올해 1월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습니다.

​기심위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기업은 코스닥 시장위원회 심의로 넘어갑니다. 시장위 역시 기심위와 마찬가지로 심의를 통해 개선기간 부여, 상장유지, 상장폐지 결정을 내립니다. 올해 8월 18일, 개선기간이 끝나는 대로 코스닥 시장위 심의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를 다시 결정 받게 됩니다.

 

 

최근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에디슨EV' 역시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기로에 놓인 가운데, 금융당국은 에디슨EV 대주주 주식 처분과 관련한 주가 조작 혐의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그동안 에디슨EV에서는 잡음이 많았습니다. 자기보다 10배나 덩치가 더 큰 쌍용차에 대한 인수 능력이 없는데도 주가 시세 차익을 노리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의혹이 대표적입니다.

​에디슨EV의 주가는 지난해 5월에는 1500원대였는데, 같은 해 11월에는 무려 55배인 8만 24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대주주들은 이 기간에 대부분 주식을 처분하면서 '먹튀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기업마다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원인들은 다양합니다. 하지만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들의 몫입니다.

​거래정지 기간의 장기화로 자금이 묶이고, 설사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주가의 하락은 불가피할 것입니다. 더욱이 감사의견 거절 의견서가 제출되기라도 하면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 잠 못 드는 개인 투자자

우리가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돈이 돈을 벌어준다'라는 달콤한 투자 논리에 매료되어 일터에 나가지 않아도 투자금이 알아서 돈을 벌어 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처럼 대부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부푼 꿈을 안고 투자를 시작하지만 현실은 냉혹합니다. 심지어 부자가 되기는커녕 투자 손실로 더 가난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상장폐지의 위기로 잠 못 드는 개인 투자자가 많을 것입니다.

​투자 시장에는 확인되지 않은 이상야릇한 '비법'들이 많지만, 사실 투자로 돈을 버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어떤 자산을 사서 40년이나 50년 동안 끈질기게 기다리면 '거의' 돈을 벌 것입니다. 또 40년, 50년 동안 조금씩 자산을 구입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문제는 한 달 벌어 한 달 생활해야 하는 보통 사람들은 이런 전략을 쓸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부자나 고소득자들은 다릅니다. 경기가 나쁘다고 하지만 명품의 매출은 늘고, 금리가 올라 서민들이 높은 이자에 허덕일 때 은행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장기투자를 권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단타를 권하기도 어려우니 결국 자신의 환경에 가장 적합한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멀쩡하던 기업이 직원이나 경영진의 횡령이나 배임 등으로 느닷없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릴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투자란 태생적으로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자나 깨나 불조심 자나 깨나 기업 조심입니다.

​시장의 하락으로 주가가 하락한다면 다시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만약 보유 주식이 상장폐지가 된다면 원금은 거의 날렸다고 봐야 합니다.

​투자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성공 비법을 찾는 것보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시장을 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진짜 정보와 가짜 정보를 잘 구별하여 우리 개인 투자자들이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2024.01.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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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D대학 경영정보학과 겸임교수 일상에서 만나는 여러 현상들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풀어가는 뉴히어로입니다. 특히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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