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 참전한 퓨리오사AI

[재테크]by 로아인텔리전스

 

|1. 기업 개요

주식회사 퓨리오사AI는 AI에 최적화된 시스템 반도체 설계 전문(팹리스) 스타트업으로, 2017년 설립되었습니다. AI반도체는 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작은 전력을 들여 빠른 속도로 처리해내는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 반도체)를 의미합니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의 GPU 설계팀과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설계팀을 거친 백준호 대표가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가지게 된 시스템 반도체의 중요성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창업한 퓨리오사AI는, 국내에서 AI 반도체 칩을 설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한 곳입니다. 퓨리오사AI의 반도체 성능은 아시아 스타트업 중 유일하게 국제적으로 공식 인정을 받았으며, 세계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기존 강자를 뛰어넘는 높은 성능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 투자 유치 내역: 총 투자 유치 금액 약 880억 원

퓨리오사AI는 2017년 창업 후 4개월 만에 DSC인베스트먼트한국산업은행(KDB산업은행)으로부터 초기 자금 투자를 받았으며, 2019년 4월 네이버디투스타트업팩토리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았습니다. 두 번의 라운드 투자금은 모두 비공개였으나,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총 15억 원 내외의 규모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2019년 11월에 기존 투자자 3사를 포함하여 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 퀀텀벤처스코리아, 트러스톤자산운용,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 슈미트로부터 총 80억 원의 시리즈 A 라운드 투자가 성사되었습니다. 그 후 2021년 6월 네이버디투스타트업팩토리, DSC 인베스트먼트, KDB산업은행, 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 퀀텀벤처스코리아, 아이온자산운용IMM 인베스트먼트로부터 총 8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라운드 투자를 받았습니다. 이로써 현재까지 퓨리오사AI는 약 88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하였으며, 다수 투자자로부터 연이어 후속투자를 받았습니다.

 

© 로아인텔리전스

|2. 사업 현황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AI 반도체 개발 춘추전국시대라고 불릴만큼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을 둘러싼 전쟁이 한창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19년 123억달러(약 13조 8500억 원)에서 2024년 439억달러(약 49조 4300억 원)로 5년 새 3.6배 급성장할 전망입니다. 구글(Google)은 2016년 AI 반도체 ‘TPU(텐서프로세서유닛)’를 개발했고, 중국 화웨이(Huawei)는 2017년 세계 최초의 모바일용 AI 반도체 ‘기린 970’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애플(Apple)·아마존(Amazon) 등도 AI 반도체 시장에 참여 중입니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AI의 등장과 확산으로 기술적 진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AI가 많이 활용되지 못한 과거에는 한 번에 한 개씩 연산을 처리하는 중앙처리장치(CPU)로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자율 주행차와 같이 기계가 운전을 하며 스스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차량에 부착된 센서로부터 수집된 각종 정보를 동시다발적으로 분석하고 프로세싱 할 수 있는 반도체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병렬 처리가 가능한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사용되었습니다. GPU는 그래픽 연산, 특히 3차원(3D) 연산을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칩이지만 연산 속도가 빨라 AI 분야에서도 널리 사용되어 왔습니다. 일반적으로 데이터센터에서 AI관련 연산은 실시간 그래픽 처리를 위한 GPU가 맡고 있으며, 인텔(Intel)과 엔비디아(Nvidia)가 이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GPU 또한 애초에 AI 연산 처리를 목적으로 개발된 반도체가 아니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많고 비효율적이라는 한계가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인간 뇌의 신경망을 모방한 AI 전용 반도체, NPU(Neural Processing Unit · 신경망처리장치)가 등장하였습니다. NPU는 인간 뇌세포가 지능적으로 처리하듯 인공 뉴런이 집단 네트워크를 이뤄 데이터 학습과 추론 등 순식간에 수십에서 수천 개의 연산 처리를 동시에 진행합니다. 이러한 AI 반도체가 주목받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AI 기술이 점차 대중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AI 기술이 일상 생활 곳곳에 적용됨에 따라 NPU의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새롭게 형성되어 떠오르고 있는 NPU 시장엔 인텔과 엔비디아와 같은 리딩 기업이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계 보다는 제조 위주로, 메모리 반도체 중심으로 성장한 한국 반도체 산업은 사실상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퓨리오사AI는 NPU 시장에서 국내 서비스 사업자들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고, 시스템 반도체라는 이머징 마켓에 진출,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무서운 신인으로 떠올랐습니다. 글로벌 AI 반도체 성능 테스트에서 아시아 스타트업으로는 유일하게 성능 지표를 인정받았으며, 딥러닝을 사용해 시각적 데이터를 분석하는 컴퓨터 비전 기술을 위한 AI 반도체 ‘워보이(WARBOY)’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통해 양산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2023년 1분기 상용화 버전 판매를 본격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AI반도체 영업망을 확장하기 위해 인텔,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에서 각각 부사장(VP·Vice President)을 역임한 빌 레진스키, 탐 갤리번을 지난달 연달아 영입하기도 하는 등 마일스톤에 따른 성장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퓨리오사AI는 데이터 서버용 AI 반도체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데이터 서버용 AI 반도체 개발이 완성되면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도 합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도 10만대 넘는 서버를 운용하는 데이터센터를 여러개 운용 중이지만, 컴퓨팅 리소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데이터센터는 전력 효율이 높은 하이엔드 칩을 계속 요구하면서 규모를 키우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는 무조건 AI반도체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퓨리오사AI의 성장 잠재력은 투자자들의 후속 투자를 견인하며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3. 주요 서비스 및 성과 추이

1) 주요 서비스

퓨리오사AI의 핵심인 AI반도체는 AI를 전문으로 돌릴 수 있는 칩으로,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 클라우드, 로보틱스 등 서비스 단에 바로 적용이 가능한 AI추론 연산에 최적화된 반도체입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칩이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학습하는 ‘트레이닝’ 단계인데 반해 퓨리오사AI의 칩은 데이터를 학습한 알고리즘이 의사결정을 하는 추론 단계까지 구현한다는 점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퓨리오사AI의 AI 반도체는 ‘워보이(WARBOY)’로 불립니다.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 나오는 여주인공의 이름을 딴 기업명 퓨리오사AI와 마찬가지로 제품 이름 또한 같은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컴퓨터 비전용 고성능 AI 반도체 워보이는 퓨리오사AI가 세계시장을 겨냥하여 약 6년에 걸쳐 독자 개발되었으며,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위탁 생산 중입니다.

비전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고성능 추론 칩 워보이는 컴퓨터가 사진이나 영상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원하는 것을 찾아내 활용할 수 있는 데 최적으로 설계된 반도체로, 이미 실제 서비스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팝소프트의 영어 교육 앱 ‘말해보카’에 구현되고 있는 AI 기능 중 일부인 OCR(광학식 문자판독장치) 기능이 워보이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책 페이지를 촬영하면 곧바로 텍스트로 전환해 화면에 표출해주는 것처럼, 종이에 인쇄되거나 손으로 쓴 문자, 기호, 마크 등에 빛을 비추어 그 반사 광선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기능을 합니다. 워보이는 CCTV 등 사진이나 영상을 활용한 AI 서비스와 자율주행에 특히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경쟁사 제품 대비 2~3배 우수한 성능을 평가받았습니다.

퓨리오사AI는 AI 칩으로 심층 신경망 추론을 실행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제공합니다. 컴파일러 및 프로파일러를 포함한 라이브러리 및 명령줄 도구 모음을 제공하며 넘파이(NumPy), 쥬피터 노트북(Jupyter Notebook)을 비롯한 패키지를 활용하여 다양한 파이썬(Python) 에코시스템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개발할 수 있는 파이썬 바인딩을 포함합니다. 퓨리오사AI는 또한 칩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를 제공하며, 머신러닝 개발팀이 NPU를 사용하여 기계학습 모델에 대한 시나리오를 쉽게 배포할 수 있게 돕습니다. 세부 기술 스펙은 아래와 같습니다.

 

  • 퓨리오사 SDK를 통한 자동 최적화
  • 레이어 및 텐서 융합 등 그래프 수준 최적화
  • 메모리 할당 및 스케줄링 최적화
  • 데이터 및 모델 병렬화 지원
  • 단일 NPU 코어에서 여러 모델 지원

 

  • 쉬운 사용성
  •  NumPy 및 PyTorch와 같은 다양한 DNN 프레임워크를 사용하는 생태계 친화적인 SDK 및 도구 그리고 TensorFlow
  • NPU 및 NPU 관리 도구에 최적화된 프레임워크 및 다양한 모델 기반 제공
  • Python의 포괄적인 코드 예제 및 자습서
     
  • 클라우드 네이티브 배포
  •  NPU용 Kubernetes 장치 플러그인 및 기능 검색
  • Prometheus 측정항목을 내보내는 NPU 측정항목 에이전트

 

  • 더 나은 성능을 위한 프로파일링 도구
  • 모델 분석 도구 제공 - 프로파일러, 디버거, 모델 검사기, 성능 시각화 도구
  • 모델 분석 도구를 통한 성능 극대화를 위한 고객 지원

 

  • 자동 양자화
  •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모델을 양자화하여 처리량 극대화

 

  •  운용성
  •  ONNX 호환 컴파일러 및 런타임
  • 100개 이상의 비전 관련 DNN 모델 컴파일 가능

 

퓨리오사AI의 첫 번째 실리콘 칩인 워보이의 최초 샘플은 최적화 과정을 거친 지 불과 몇 주 만에 2021년 국제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습니다. 엔비디아, 구글,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 등과 같은 거대 AI 기업들이 모두 참여하는 글로벌 AI 반도체 벤치마크 대회인 엠엘퍼프(MLPerf)에서 엔비디아에 버금가는 성능을 인정받았습니다. 이듬해인 2022년 컴파일러의 개선을 통해 성능을 두배로 향상시킨 워보이로 퓨리오사AI는 비전 영역에서 엔비디아의 제품 A2를 능가했습니다. 엠엘퍼프 벤치마크 결과는 다양한 모델에 걸쳐 우수한 성능을 검증하는 지표로, 한 자릿수 마이크로초 수준의 성능 엔지니어링을 통해 AI 칩과 시스템을 구성하는 수많은 구성 요소 중 하나의 결함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또한 비전 부분에서 사물 인식을 위해 사용되는 AI 칩의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도 퓨리오사AI의 워보이는 엔비디아의 A2보다 3배 더 우수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퓨리오사AI의 워보이는 컴퓨팅의 효율성면에서도 기존 강자를 능가합니다. AI 신경망 모델은 새로운 연산자를 채택하여 더욱 소형화되고 효율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GPU에서는 아키텍처 제한으로 인해 모델 개선이 진정한 효율성으로 변환될 수 없습니다. 워보이는 기본적으로 알고리즘의 효율성 향상을 노출하므로 기존 솔루션에 비해 칩 활용도와 성능이 훨씬 높아집니다.

 

 

dl처럼 퓨리오사AI의 워보이는 효율적인 AI 컴퓨팅으로 이미지 및 비디오 분석, 지능형 교통 관리, 초고해상도, 광학 문자 인식 및 자율 주행 도메인을 포함한 비전 인텔리전스를 가속화합니다. 워보이를 활용하여 개발할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이 다양합니다.

 

  • 이미지 분류
  • 객체 감지
  • 이미지 세분화
  • 안면 인식
  • 신체 추적
  • 광학 문자 인식(OCR)
  • 다중 객체 추적(MOT)
  • 이미지 및 비디오 합성
  • 슈퍼 해상도
  •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2) 사업성과추이

설립 후 약 1년 만인 2018년 최초 데모를 개발한 퓨리오사AI의 기술력은 2019년 그 성과를 인정받았습니다. 엠엘퍼프에서 아시아 스타트업으로는 유일하게 결과 제출에 성공했고 이미지 분류·객체 인식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벤치마크에 참가한 전세계 기업 중 가장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 AI 반도체 회사인 미국 엔비디아보다 우수한 성적을 받았습니다.

국제적 성과를 인정받아 80억의 후속투자가 성사되며 R&D 동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자본집약적 산업인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지식집약적'인 시스템 반도체 설계 분야인 AI 반도체 시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 개발인력이기 때문에 퓨리오사AI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등에서 인재 확보에 주력했습니다. 퓨리오사AI 대표는 설립 초기부터 AI 반도체의 토대가 되는 하드웨어 아키텍처, 컴파일러 등의 소프트웨어까지 자체 풀스택을 개발해 왔으며 기술력과 제품 비전에 대한 깊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글로벌 최정상급 인재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에 입학 후 미국 조지아공대에 편입한 뒤 AMD에서 GPU설계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설계를 담당한 대표자를 비롯하여 핵심 멤버들도 미국 반도체 기업 AMD, 삼성전자, 퀄컴 등 국내외 유수의 반도체 기업에서 10년 이상 일한 베테랑들 40여 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우수한 품질의 AI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실리콘 칩, 시스템 소프트웨어, 그 위의 알고리즘 설계를 통해 상용 CPU, GPU, 스토리지 솔루션, 시스템온칩(SoC) 등 반도체 개발 전 과정에 걸친 역량을 보유해야 합니다. 퓨리오사AI가 밝힌 조직의 강점은 AI 반도체를 잘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이 모든 것을 잘 다루는 인재들을 확보했다는 것입니다.

퓨리오사AI는 핵심 역량을 갖춘 인재들을 기반으로 2020년 워보이 실리콘 개발에 착수, 2021년 워보이의 첫번째 샘플 역시 엠엘퍼프 결과 제출에 성공하여 국제 기준을 충족시켰습니다. 엔비디아 제품에 비해 이미지분류, 객체검출 처리속도 등에서 약 1.5배 가량 더 뛰어난 성능을 나타냈습니다. 이듬 해 2022년 개선된 버전의 워보이는 엠엘퍼프 추론분야에서 다시 한 번 엔비디아를 넘어서는 성능 지표를 인정받았습니다.

한편 퓨리오사AI는 최근 1,5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단계 투자금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DSC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등 기존 주주들이 대부분 참여할 것이며, IMM인베스트먼트 등 기존 투자자 가운데 일부도 참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현재 투자자들의 참여 의향을 파악하는 초기 단계로 2023년 상반기 내 펀딩 결과가 가시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21년 6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진행되는, 시리즈 C 라운드에 해당하는 이번 투자유치에 성공하면 퓨리오사AI는 유니콘 기업 반열 등극을 목전에 두게 됩니다. 2021년 2,392억원 상당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퓨리오사AI 측이 제시한 기업가치는 8,000억원 이상으로, 투자 유치 후 기업가치는 1조원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에 드문 AI 반도체 칩 설계 스타트업으로, 설립 이래 최대 규모 펀딩이라는 점에서 투자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펀딩 추진 역시 연구개발(R&D) 동력 추가 확보 차원으로 풀이됩니다.

 

3) 재무제표 분석

  • 총 매출액, 영업이익 추이

퓨리오사AI의 첫 상용화 제품인 워보이는 위탁 양산 단계에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대규모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단계입니다. 2020년 발생한 매출의 경우 국내 스타트업에 적용된 워보이 초기 모델에 대한 것으로 추정되며, 2023년 워보이가 상용화 된 후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로아인텔리전스

 

일반적으로 반도체 산업은 제품 연구개발 및 양산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합니다. 창업 이후 지금까지 총 900억 원 가량 투자 받아 개발에 몰두했지만 워보이가 양산되기까지 총 6년이 걸렸으며, 현재 더 강력한 2세대 제품도 개발 중입니다. 퓨리오사AI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이 옆으로 누운 L자 모양의 성장곡선을 그리기 때문에 3세대 제품이 나오게 될 5년 뒤부터 폭발적인 볼륨 생산을 통한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 로아인텔리전스 (벤처공시자료 재가공)

 *단위는 만 원이며 천 원에서 반올림하였음

 

제품은 위탁 양산 중이며 연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규모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퓨리오사AI 손익계산서 상에 나타난 영업비용 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로아인텔리전스 (벤처공시자료 재가공)

 *단위는 만 원이며 천 원에서 반올림하였음

 

퓨리오사AI는 2020년 영업비용의 55% 가량을 인건비로 사용하였으며, 2021년 인건비 규모는 5배 이상 증가하여 전체 영업비용 중 76%에 해당됩니다. 인건비 다음으로는 지급수수료 지출 항목이 가장 큰 상태이며 제품 판매로 인한 매출이 발생하기 전까지 이러한 비용구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4. 총평

1) 경쟁 업체 현황

국내 AI 반도체 시장은 성장 잠재력 뿐만 아니라 정책적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호재가 존재합니다. 정부는 국산 AI 반도체 고도화 등을 목표로 2030년까지 총 8,262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우선 현재 상용화 초기 단계에 있는 국산 NPU의 국내 점유율을 2025년까지 23%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며, 2028년까지 D램 기반 PIM(프로세싱인메모리)과 국산 NPU를 접합해 엔비디아 등 글로벌 업체가 기술 우위를 가진 해외 GPU(그래픽처리장치)급 성능을 저전력으로 구현한다는 목표입니다. 이후 2030년까지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를 활용해 아날로그 MAC 연산 기반의 PIM을 개발, 극저전력화를 추진하여 2028년 중국, 2030년 미국을 따라잡는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국내 AI 반도체 시장에서 AI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NPU 상용화에 성공한 또 다른 기업들인 리벨리온, 사피온, 그리고 딥엑스는 퓨리오사AI와 함께 성장하며 경쟁하고 있습니다.

 

  • 리벨리온

리벨리온은 인공지능 반도체와 컴파일러를 설계하는 스타트업으로, 인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디자인, 스페이스X에서 위성용 주문형 반도체 설계, 모건스탠리 부사장 출신의 MIT 공학 박사 박성현 대표가 2020년 11월 설립했습니다. 불과 1년 반 만에 기업가치 3,500억 원을 인정받고 1,12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고객사, 그리고 KT 데이터 센터와 NPU 상용화를 진행 중에 있으며 차별화 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비지니스 레퍼런스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리벨리온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력들로 업계에 많은 화제를 모았습니다. IBM 왓슨 연구소에서 7년 간 AI 반도체 핵심 설계를 담당한 인재를 비롯하여 딥러닝 전문가 등과 함께 창업 초기부터 55억원의 벤처 투자를 확보하고 시작했습니다. 2022년 11월 기준으로 MIT, KAIST, SNU, POSTECH, Penn State, Georgia Tech 등 명문 대학 출신의 24명의 공학박사들과, Morgan Stanley, SpaceX, IBM TJ Watson, Intel, ARM, Microsoft, Qualcomm, Broadcom, TI, Samsung USA 등 글로벌 기업에서 커리어를 쌓은 60여 명의 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리벨리온은 뛰어난 인재들을 기반으로 금융용 AI 반도체 '아이온(ION)', 클라우드나 데이터센터 등에 들어가는 서버용 '아톰(ATOM)'과 '리벨(REBELL)'을 차례로 선보이며 떠오르는 글로벌 NPU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습니다. 먼저 창업 1년여만에 금융거래 전용 AI 반도체 아이온을 출시, 미국 월스트리트 금융업체를 고객사로 이미 확보하였습니다. 모건스탠리에서 확인한 퀀트 트레이딩을 지원하는 금융업 전용 주문형 칩에 대한 수요를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초단타 트레이딩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합니다. 이처럼 처리 지연 시간 최소화, 빠른 속도에 강점을 가진 제품을 기반으로 누적 투자금 1,000억원을 유치하며 삼성전자 및 TSMC와 AI 반도체 생산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또한 2022년 7월 전략적 투자자 KT로부터 300억원을 투자받은 뒤 해외판로 개척 등 협업 수준을 점차 높여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리벨리온은 KT가 제공하는 'AI 풀스택(AI Full Stack)' 서비스에서 AI 반도체(하드웨어) 설계를 맡았으며, 2023년 3월 언어 모델을 지원하는 서버용 AI 반도체 아톰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리벨리온의 AI 반도체 아톰은 어떤 AI 알고리즘도 돌릴 수 있는 클라우드용 AI칩으로, 범용성과 함께 전력효율성도 고려한 제품입니다. 아톰은 KT 데이터센터에 탑재되어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동남아 지역 통신사업자를 공략할 계획입니다. 국내 팹리스가 아무리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더라도 세트(완성품) 업체와의 협업, 해외진출을 통해 판로를 넓히지 못하면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KT와의 협력은 리벨리온에게 큰 의미가 있습니다. KT가 구축하는 데이터센터의 구조와 규격에 맞는 맞춤형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개발함으로써 단순한 투자 유치를 넘어 안정적인 납품처를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국내 팹리스의 성공이 사용 업체와의 협력, 해외진출을 통한 판로 확보에 달렸다는 점에서 업계에도 모범적인 모델로 평가됩니다.

한편 리벨리온은 메타버스 콘텐츠 기업 비브스튜디오스와 NPU 공동 개발을 계획하며 서버용 신경망처리장치(NPU)를 넘어 메타버스용 NPU까지 사업 영역 확장을 꾀하는 모양새입니다. 리벨리온은 비브스튜디오스와 업무협약(MOU) 맺고 생성형(Generative) AI 기술 공동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생성형 AI란 이용자가 명령어를 입력하면 텍스트나 이미지, 동영상 등을 만들어주는 기술로, 메타버스 구현에 핵심적이며, 리벨리온은 생성형 AI에 최적화되는 NPU 개발을 맡았습니다. 현재까지 메타버스에서 AI 기능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맡고 있지만, 메타버스 업계에선 GPU 대신 메타버스에 최적화된 NPU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GPU를 AI 반도체로 대체할 경우 처리속도와 정확도, 전력소비 효율을 대폭 개선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의 최대 과제가 고객사 확보인 만큼, 리벨리온이 KT에 이어 최종사용자(엔드유저)를 늘리려는 시도는 큰 의미가 있다는 게 팹리스 업계의 평가입니다. 리벨리온은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사피온

사피온은 SK텔레콤으로부터 분사한 AI반도체 기업으로, 2022년 초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판교에 한국법인이 설립되었습니다. SK텔레콤은 직접 반도체 칩을 개발하여 4년에 걸친 연구·개발(R&D) 끝에 2020년 11월 국내 최초 데이터센터용 AI 칩 '사피온 X220'을 만들어 선보인 바 있으며, 자체 역량으로 만든 반도체 칩을 본격적으로 사업화하기 위해 분사를 결정한 것입니다. 미국에 설립된 사피온에는 SK텔레콤 500억원(62.5%), SK하이닉스 200억원(25%), SK스퀘어 100억원(12.5%) 등 3사가 출자해 주주로 참여하여 총 800억원이 투입되었습니다. 사피온은 외부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반도체 인력을 수혈하며 현지 빅테크 기업을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 및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설립된 사피온코리아는 2022년 1월 311억원 규모의 SK텔레콤 AI 반도체 사업을 양수하였습니다.

 

 

SK텔레콤은 사피온의 미국 및 한국법인을 오는 2027년까지 누적 매출 2조원, 기업가치 10조원 규모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기술 및 반도체위탁생산(파운드리) 역량을 보유한 SK하이닉스의 도움을 받아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AI 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의 일종이지만 AI 연산은 많은 양의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메모리 기술에서 핵심 경쟁력이 결정될 수 있습니다. 이는 사피온이 메모리 반도체에 강점이 있는 SK하이닉스와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반도체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 Processing In Memory)'도 선보이며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작업을 할 수 있는 AI 프로세서를 넣기도 했으며, 과거 사피온 X220 제작 과정에서도 칩 안에 들어가는 메모리 관련 로직과 벡터 엔진 등 설계에 기여한 바 있니다. 추후에도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활용해 사피온의 AI 반도체 역량을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사피온이 만든 AI 반도체를 대규모로 생산할 역량도 갖추고 있으며, SK텔레콤, SK스퀘어와 함께 추가로 자본을 투입할 여력이 크다는 점에서도 경쟁력이 있습니다. AI 반도체는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대량으로 양산해 판매해야 하는 이슈도 있기 때문에 탄탄한 자본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사피온은 SK ICT 연합 3사를 주주로 두고 있고 메모리반도체 강자 SK하이닉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에 NPU 부문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사피온은 AI 반도체를 크게 모빌리티&로봇, 미디어, 안전&보안, 스마트팩토리, 의료 등 5개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빌리티 및 로봇 부문에서는 배달이나 방역과 같은 분야에 쓰이는 클라우드 로봇(Cloud Robot) 서비스에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수집된 영상을 분석하는 데 AI 반도체가 활용될 수 있습니다. 미디어 부문에서는 오래된 영상을 선명하게 하는 작업을 통해 영상 품질을 개선하고 적은 비용으로 대규모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들어 AI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안전 및 보안 부문에도 AI 기반 영상 분석(비전 AI, Vision AI)을 활용하여 침입 탐지나 쓰러짐 등 이상행동을 감지하는 데 AI 반도체가 적용됩니다.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의 경우 시각 정보를 사람처럼 판단하게 만드는 기술인 머신비전(Machine Vision)을 통해 제품의 불량 판정과 물류 자동화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의료 분야에서도 비전 AI 기술로 조기 암 진단이나 역학 분석 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들 부문 상당수는 SK텔레콤과 계열사들이 영위하는 사업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 주목할만합니다. 당장은 사피온코리아가 이들의 도움을 받아 테스트를 하고 있으나 추후 계열사에 제품을 공급하게 되면 이들 계열사의 경쟁력도 같이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 딥엑스

AI에 최적화된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는 딥엑스는 IBM, Cisco Systems를 거쳐 Apple에서 프로세서 개발을 담당한 시스템 반도체 전문가에 의해 2018년 설립되었습니다. 딥엑스는 온디바이스 AI가 많은 에지 장치에 통합될 것으로 예상하고 가장 전력 효율적인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개척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AI 반도체 개발 기업 중 최초로 일반 가전에 추론기능과 제어기능을 탑재해 스스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AI 스마트가전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딥엑스의 비전은 서버 안에만 갇혀 있던 AI 연산 처리를 웨어러블, 집 안, 자동차 안, 추론형 AI 서버 등 일상생활의 반경으로 끌어와 ‘도처에 존재하는 AI(Pervasive AI 또는 Ubiquitous AI)’를 실현하는데 기여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배터리로 작동되는 엣지 디바이스에서 AI 연산처리를 위해 CPU나 GPU를 사용하게 되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고 성능이 떨어지며 과열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초지능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AI 반도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독자적인 기술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저전력, 고성능, 고효율의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는 팹리스 기업 딥엑스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와 삼성전자에서 주관하는 ‘팹리스 챌린지 대회’에서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또한 광주광역시와 (재)광주테크노파크가 지원하는 ‘AI가전사업 육성을 위한 상용화 지원플랫폼 구축사업’에 AI 반도체 및 보드 개발 지원 업체로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딥엑스가 독자 개발한 NPU(Neural Processing Unit) 기반 시스템온칩을 400여개의 광주지역 가전기업에 제공해 실환경모사 테스트베드 진행 후 시제품을 제작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딥엑스의 NPU는 낮은 전력 소모를 가지고 높은 AI 연산처리 성능을 제공하는 인공지능 응용을 위한 시스템 반도체로, 딥엑스가 독자 개발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원천기술이 응집되어 있습니다. 최첨단 AI 알고리즘 연산 처리를 지원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실효 AI 추론 연산 성능(FPS/TOPS)을 제공하며, 최신 AI 알고리즘의 연산 결과인 인공지능 정확도는 GPU 수준으로 확보하여 글로벌 엣지 NPU 시장에서 경쟁력과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됩니다.

또한 딥엑스의 NPU는 데이터 처리량이 적은 초소형 센서부터 최고 성능의 AI 알고리즘 연산을 요구하는 자율주행차, 추론형 AI 서버까지 체급별 AI 연산 성능과 다양한 기능 조합이 가능한 점이 특징입니다. 이를 위해 2022년 하반기부터 고효율·고성능·고품질의 AI 프로세서 제품 4종을 삼성 파운드리 5나노, 14나노, 28나노 공정에서 각각 제작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제품은 초당 2조 4000억번 연산(2.4TOPS)이 가능한 AI 기능으로 단일 카메라 영상을 처리하는 DX-L1, 6.4TOPS로 카메라 3대의 영상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DX-L2, 카메라 10대 이상을 처리할 수 있는 30TOPS의 DX-M1, 28POPS(초당 경번 처리)로 동시에 1만대 카메라를 AI 기반으로 처리하는 DX-H1가 있습니다. 이로써 AI 응용에 필요한 모든 AI 프로세서 요구에 대한 대응이 가능합니다.

언론 인터뷰에 따르면 딥엑스는 창업 이전부터 전세계 700여개 글로벌 고객사와 소통하고, 이 중 100개 기업은 딥엑스의 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분야로 제품의 상용화를 논의하는 수준에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스마트센서, AMR, ICT 인프라, 자동차 부품, 센서 모듈, 공장 자동화, 완성차, AI 서버 등 20여 개의 글로벌 기업과 PoC(검증 단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스마트 카메라 모듈을 기반으로 초기 NPU 매출을 발생시킨 후 스마트 가전으로 확대해 갈 예정임을 밝혔습니다.

 

2) 향후 전망

가트너에 따르면 2022년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7.8% 성장한 444억달러에 달하며, 2023년에는 553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트너는 이 시장 규모가 2026년 861억달러로 4년새 두 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렇듯 AI 반도체 부문이 아직 초기 단계의 시장이므로,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한국 반도체 산업을 시스템 반도체로 확장 가능한 기회가 될 수 있어 정부와 민간의 투자 확대도 기대해 볼만 합니다. 시스템 반도체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조건 중 하나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팹리스 기업을 배출하는 것이며, 글로벌 팹리스 기업을 많이 육성해야 전 세계 비메모리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듯 정부의 '반도체 초강국 건설' 그림은 취약한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성장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시스템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생태계 확장이 기대됩니다.

한편 정부 주도의 팹리스 생태계 확장은 NPU 기업들이 경쟁 보다는 동반 성장해야 할 단계임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AI 반도체 시장이 GPU와 같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에게 잠식되어 있기 때문에 NPU 기업들이 시장에 자리를 잡고 파이를 가져와야 할 때라는 것을 말합니다. 퓨리오사AI 뿐만 아니라 앞서 살펴 본 리벨리온, 사피온, 딥엑스 등 NPU 기업 간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은 그 다음 단계가 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해석됩니다.

퓨리오사AI는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AI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이 장기적 비전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를 위해 컴퓨터 비전 영역을 겨냥한 고성능AI 칩 워보이가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통해 양산이 완료되는 대로 2023년 상반기 상용 버전 판매를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이미 미국과 일본, 인도 등 글로벌 고객사와의 샘플링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으며, 북미 시장 중심으로 글로벌 비즈니스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해 2022년 12월 빌 레진스키 인텔 전 부사장과 탐 갤리번 웨스턴디지털 전 부사장을 영입했습니다. 퓨리오사AI 북미 법인으로 합류하는 레진스키 전 부사장은 인텔에서 약 30년간 근무하며 시스템온칩(SoC) 및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부문에서 제품기획, 영업, 마케팅 등을 총괄했으며, 갤리번 전 부사장 역시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웨스턴디지털 등 유수의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서 30년 이상 경력을 쌓은 베테랑입니다. 레진스키 전 부사장은 북미 데이터센터 고객 요구사항을 파악해 제품 기획 및 마케팅을 추진하고, 갤리번 전 부사장은 북미 중심의 글로벌 세일즈를 총괄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동시에 스케일 업을 위한 후속 투자 유치 또한 준비 중이며, 제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달성하기 위한 목표에 도전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퓨리오사AI는 성과에 따라 국내 상장도 고려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상당한 매출을 일으키는 볼륨 생산을 위해 대만 TSMC 파운드리를 통해 데이터센터 및 서버용 AI 반도체 칩 양산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또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데이터센터에 워보이를 탑재하기로 하는 협약을 맺고, 교통 금융 물류 의료 등 다양한 기업 고객의 AI 서비스에 이를 지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네이버와도 비슷한 협약을 추진중이며, 이로써 퓨리오사AI의 워보이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라이브스트리밍 등 AI 서비스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내보다는 엔비디아·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도전장을 던진 퓨리오사AI에게 현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후속 투자 유치로 보입니다. 특히 팹리스는 연구·개발(R&D) 단계부터 양산까지 전 과정에서 자본 수혈이 제때 이뤄지는 게 중요하며, 기술과 인재, 자금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고성능 NPU 신제품을 양산하기 위한 연구 및 개발에 지속적인 투입이 우선되어야 하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퓨리오사AI와 같은 신규 플레이어들은 국내에 있는 기존 메모리 반도체 강자들과의 경쟁도 불가피합니다. 2022년 말 출시 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오픈AI의 챗GPT를 비롯해 현재 AI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는 알고리즘은 데이터를 한 번에 대량으로 처리하는 방식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고사양 D램을 필요로 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를 메모리 반도체의 중장기적 성장 동력으로 보고 다양한 메모리 솔루션 개발과 글로벌 IT 기업과의 협력 등을 통해 AI 서비스에 최적화된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위한 패러다임 변화를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경기침체로 인한 유동성 위기로 팹리스 스타트업에 투자금이 몰리던 2022년 상반기와 다르게 하반기부터 팹리스를 둘러싼 경영 환경이 좋지만은 않은 실정입니다. 일각에서는 2022년 금리 급등 등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연구개발 등 비용이 많이 드는 팹리스 시장에 대한 관심이 식었다고 평가합니다. 개별 스타트업이 투자를 무사히 받았다고 해도, 투자금 회수를 기대하는 엑시트 시점에 또 다른 장벽을 만나 기로에 서게 되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VC업계의 보수적인 투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투자유치 작업이 순항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VC업계 관계자의 분석에 의하면, 최근 많은 투자자들이 적자 상태더라도 당장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소규모 단위의 투자를 선호하고 있어 팹리스 스타트업들이 신규 투자자를 모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정부주도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이라는 호재와 경기침체로 인한 유동성 위기라는 악재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퓨리오사AI가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팔로우온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고, 엔비디아를 능가하는 고성능 워보이로 승전을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5.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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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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