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2년 스타트업 투자 전략은?

[재테크]by 로아인텔리전스

© SAMSUNG

 

삼성전자는 사내벤처 육성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를 통해 직접 스타트업을 육성하면서도, 전문 투자 자회사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설립된 대표적인 두 기관은 삼성벤처투자와 삼성넥스트로, 이번 아티클에서는 두 CVC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이를 통한 삼성의 미래 전략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삼성벤처투자(SVIC)'는 1999년 처음 설립된 CVC로, 반도체,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인터넷, 바이오 등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미래 신기술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2021년과 2022년 조성한 펀드의 규모는 각각 5,400억 원, 4,000억 원에 달했으며, 비록 펀드 규모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지만 운용자산(AUM)의 규모는 꾸준히 증가해왔습니다. 현재 운용하는 총 자산은 3조 2,770억 원에 달하며, IMM 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와 함께 ‘3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삼성벤처투자의 경우, 일반 운용사와 달리 사모펀드(PE) 없이 신기술펀드만으로 3조 원 문턱을 넘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삼성넥스트(Samsung Next)'는 2013년 발족한 삼성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를 리브랜딩해 2017년 1월 CES 자리에서 출범했습니다. 리브랜딩과 동시에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자체 펀드를 조성했으며, AI, 블록체인, 핀테크, 헬스케어, 인프라, 미디어 분야에 특히 집중하고 있습니다. 국가에 구애받지 않고 여러 지역의 스타트업을 발굴 할 수 있도록,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이스라엘에 팀을 꾸리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 5년간 79억 달러를 스타트업에 투자한 삼성전자

2018년부터 2023년 3월까지 데이터를 로아인텔리전스에서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는 290여 곳의 스타트업에 총 79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집행했습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삼성전자는 2019년 75곳의 스타트업에 투자하였으며, 팬데믹이 발발한 2020년 투자 건수는 절반 가량으로 크게 축소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투자를 다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며 우상향하는 투자 그래프를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SVB 파산과 글로벌 경제 위축으로 스타트업 투자가 급격하게 감소하며, 삼성전자 역시 7곳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에 그쳤습니다.

 

시리즈 별 삼성전자의 투자 건 수 추이 (2018-2023) © 로아인텔리전스

 

투자한 스타트업을 단계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프리시드 단계부터 시리즈 I까지 다양한 단계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해온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시리즈 B와 A단계의 스타트업 투자가 해당기간 동안 각각 총 77건, 66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프리시드와 시드단계의 스타트업에도 누적 55건에 투자하며 초기 스타트업에 집중해왔습니다. 

 

|삼성전자의 주요 키워드별 투자 분포

2022년 투자 사례만 집중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삼성벤처투자와 삼성넥스트는 총 66곳의 스타트업에 19억 9,6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습니다. 투자 건수로는 60건의 투자가 있었던 2021년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시리즈 A단계와 시리즈 B단계에 집중되었던 2021년과 달리, 지난해에는 시드단계부터 시리즈 B단계까지 투자가 이전보다 더욱 다양한 단계의 스타트업에 분포되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키워드별 삼성전자의 2022년 투자 © 로아인텔리전스

 

영역별로 살펴보았을 때에는 헬스케어 관련 투자가 1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개임 (9건), 블록체인 (7건), NFT/암호화폐(6건) 분야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삼성전자의 전통 비즈니스에 해당하는 통신/네트워크에는 6곳,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각각 2곳의 투자가 진행되었습니다. 

 

펀딩액 기준 Top 5 키워드와 대표 스타트업 © 로아인텔리전스

 

삼성전자가 투자에 참여한 구체적인 금액은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펀딩 라운드 총합을 기준으로는 클린테크(Cleantech) 관련 스타트업이 5억 6,000만 달러에 달하며 28%에 해당하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탄소포집 솔루션 업체와 신재생에너지 기업 등이 투자 포트폴리오에 이름을 올렸으며, 시리즈 A부터 E까지 다양한 단계의 스타트업이 포함되었습니다.

클린테크 다음으로는 NFT/암호화폐 플랫폼과 블록체인 툴 스타트업에 대한 펀딩 라운드가 각각 5억 달러, 2억 9,000만 달러에 달하며 뒤를 이었습니다. NFT/암호화폐 플랫폼은 주로 NFT 혹은 암호화폐 자산을 거래하는 플랫폼이 포함되었으며, 지루한 얼굴을 하고있는 원숭이 이미지의 NFT 플랫폼으로 익히 알려진 '유가랩스(Yuga Labs)'의 경우 삼성전자가 해당 기간 동안 참여했던 최대 규모의 펀딩 라운드에 등극하기도 했습니다.

 

|2022년의 세가지 투자 테마

1. 헬스케어(Healthcare)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기기 및 로봇을 활용한 헬스케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웨어러블 기기 기반 디지털헬스 R&D를 지원하는 '헬스 스택 1.0'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달에는 시니어 고객들을 위한 보행 보조 로봇 상용화 준비 소식을 전했으며, 이번 달에는 스마트워치에서 수집한 피부 온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월경 주기를 예측하는 기능을 출시하기도 했는데요. 삼성전자는 헬스케어 영역에서 13곳의 기업에 투자를 하며, 적극적으로 신기술 및 스타트업을 모색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헬스케어 업체 투자 금액 순 상위 5곳 기업 © 로아인텔리전스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제규어 진 테라피(Jaguar Gene Therapy)'부터 웹 캠 기반 자세교정 솔루션 '젠(Zen)'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었습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펀딩 라운드를 유치한 기업은 '리디자인 헬스(Redesign Health)'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6,5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C라운드에 참여했습니다. 리디자인 헬스는 스케일업이 가능한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이를 이끌 초기 창업자를 연결하는 기관으로, 삼성전자가 일반적인 스타트업 투자와 달리 해당 업체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을 간접적으로 발굴/육성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사례였습니다. 리디자인 헬스는 2018년 설립 이후로 30곳 이상의 스타트업을 런칭했으며, 이번 시리즈 C 라운드에는 General Catalyst, CVS 등 유명 투자사들 또한 참여했습니다. 

국내 스타트업으로는 원격 심리상담 및 멘탈케어 플랫폼인 '마인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아토머스(Atommerce)' 투자를 주목해볼 만합니다. 마인드카페는 전문가들과 비대면으로 심리상담 및 코칭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국내 익명 SNS카페에서 시작해 누적 150만 명의 회원들에게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B2C 영역을 넘어 B2B 시장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중으로, 삼성전자, 네이버, 현대중공업, 토스 등 190여개 기관들을 고객사로 확보해 임직원 정신건강 관리 프로그램(EAP)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네이버, GC 녹십자 또한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으며, 지난해 시리즈B 유치 이후 10개월 만인 올해 1월 후속 투자를 받기도 했습니다. 

 

2. 게이밍(Gaming)

헬스케어 다음으로 투자가 활발했던 영역은 게임 분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9곳의 게이밍 스타트업에 투자를 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TV가 콘솔기기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하며, 지난해 6월 '게이밍 허브'를 출시한 데에 이어 TV에서 온라인 게임 또한 지원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게이밍 플러스'를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게이밍 업체 투자 금액 순 상위 5곳 기업 © 로아인텔리전스

 

때문에 지난해 투자에는 게임 생태계를 구축 및 확장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게이밍 플랫폼 또한 대거 이름을 올렸으며, 상당수는 Web 3기반 게이밍 업체였습니다. 대부분 시드 혹은 시리즈 A 단계의 스타트업이었으며, 이 중 가장 큰 규모의 펀딩라운드였던 블록체인 게임 업체 '플라네타리움(Planetarium)'는 3,2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플라네타리움은 블록체인 기반의 역할수행게임(RPG)인 '나인 클로니클'을 개발했으며, 해당 게임은 중앙서버 없이 게임 이용자가 게임 운영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보유하는 방식으로 세계 유일의 탈중앙화 게임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3. 클린테크(Cleantech)

삼성전자는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 가입과 함께 2050년까지는 Scope 1,2 단계에서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영역은 생산 과정에서 많은 화학물질을 다루는 데다가 공정 운영에 막대한 전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해당 사업부에서의 온실가스 감축은 불가피한데요. 폐기물 및 화학물질의 재활용 비율을 높임과 동시에 반도체 산업현장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해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활용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는 탄소포집연구소(Air Science Research Center)를 설립했으며 2030년에는 해당 기술을 반도체 제조시설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클린테크 업체 투자 금액 순 상위 5곳 기업 © 로아인텔리전스

 

구체적인 계획과 정해진 기한이 있는만큼 삼성전자는 클린테크 분야에서 또한 적극적인 투자를 보였으며, 상당수가 탄소 포집 및 회수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이었습니다. 이 중 캐나다의 탄소포집 업체 '스반테(Svante)'는 지난해 12월 3억 1,800만의 시리즈 E 라운드를 유치했으며, 삼성전자는 해당 라운드에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습니다. 이외에도 삼성은 유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카본 클린 솔루션(Carbon Clean Solutions)''레이븐(Raven)'의 투자라운드에도 참여하며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나가며

스타트업 투자는 단순히 기업이 향후 경쟁력을 보유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 및 인재를 육성하는 것 뿐만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를 가장 가까이서 트래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에게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비록 소수의 스타트업만이 생존하지만, 삼성전자가 두 곳의 CVC를 바탕으로 구축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잘 활용해 향후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준비할 수 있을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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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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