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는 환경 전쟁, 규제가 쏟아진다

SUMMARY

2022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작으로 환경규제가 심화

수백조 원의 자금을 투입해 환경 투자 강화하는 미국과 유럽 포함 전 세계 

- 지속 가능한 미래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ETF 소개 및 유의 사항

 

© istock

 

2022년은 환경 전쟁이 시작된 첫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온실가스, 탄소배출권 등에서 시작된 글로벌 환경문제는 이제 본격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환경보호를 하자라는 취지는 모든 사람이 동의할 겁니다.

그러나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만든 많은 규제를 국가들이 자국 무역 보호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니, 수출기업은 지켜야 할 게 너무 많은 상황입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 모든 것의 시작 Inflation Reduction Act의 약자로 이름만 들으면 금리를 낮추기 위한 은행정책 관련 단어로 보입니다. 실제로는 은행과는 전혀 관계없는 법안이죠.

2022년 8월 16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서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로 에너지와 기후 변화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되고, 계속해서 새로운 내용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 미 백악관

 

미국 백악관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IRA Guidebook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관련 프로그램이 1년 사이에 무려 118개가 되었으니 이 법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관련 부처도 한두 개가 아닙니다. 미국 에너지부(DOE), 농림부(DOA), 환경보호국(EPA) 등 있을 법한 곳들뿐만 아니라 상무부(DOC) 등 미국 경제와 우리 수출에 영향을 줄 만한 부처들도 상당히 포함되어 있죠.

 

IRA의 주요 내용과 목적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목적: 온실가스 40% 감축 (2030년까지)

내용: 10년간 7,370억 달러(약 990조원)를 투입해 에너지, 헬스케어 분야 세액공제 및 투자 강화

 

금액만 보면 역시 천조국이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대한민국 1년 예산이 약 640조 원인데 우리나라 전체 예산의 10배가 넘는 돈을 투입한다고 합니다. 이런 돈이 돌고 돌아 누군가의 손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상세 정보 빠르게 확인하려면? 바쁜 세상에서 각각의 법에 대한 정보를 하나씩 찾아보는 게 쉽지 않습니다. 오늘은 미국의 새로운 규제정보를 찾아보는 방법을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미국은 Regulations.gov라는 사이트에서 모든 새로운 규제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자동차의 대기오염 제어와 관련된 규제발표와 같은 것들이죠.

 

© regulations.gov

 

“신차의 대기오염 제어: 대형 엔진 및 차량 표준”을 확인하면 앞으로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 기업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법률이라는 게 친절하지 않아서, 쉽게 이해해 알기는 어렵고 조금 시간을 들여서 살펴봐야만 합니다.

 

법률 개정안 공식 문서는 영어를 읽고 쓸 줄 알더라도 보기가 어렵습니다. 1페이지를 3줄로 구분했기 때문이죠.

 

© 미국 법률 개정안 예시 (federal register)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미국은 더더욱 깔끔하게 정리해 둔 것이 없습니다. 대기업이라면 자체 대응부서가 있겠지만 중소/중견기업이라면 이런 내용을 찾는 게 힘드니 뒤늦게 대응해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IRA를 비롯해 앞으로 수많은 환경규제가 나올 테니 우리 기업이 수출하는 품목을 위주로 검색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유럽도 동참한다 미국에서 시작된 인플레이션감축법이 유럽에서도 시작되고 있습니다.

올해 7월 독일은 기후변화기금(KTF)을 조성하여 앞으로 5년간 2,120억 유로 (약 308조 원)을 투자할 방침입니다. 금액을 보면 독일도 정말 사활을 걸었다는 느낌이 드네요.

프랑스는 올해 5월 녹색산업법(Loi sur l'industrie verté)를 입법 추진으로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급 기준을 변경할 계획입니다. 친환경산업(이차전지, 그린수소, 태양광 패널 등)의 투자 유치를 위한 세액공제와 부지 확보, 공장설립 지원 등이 포함되며 내년 1월부터 발표될 예정입니다. 프랑스를 유럽의 녹색산업 리더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추진된 법안입니다. 여기에 전기자동차 구매보조금도 포함됩니다. 지난달 발표된 구매보조금 개편안에 따르면 전기차의 생산, 가공, 조립가공 등 일련의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프랑스에서 만든 환경점수를 매기고 이 기준을 만족해야만 보조금을 지급합니다.

당연히 유럽연합 내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유리한 조건으로 수출기업에는 상당히 힘든 시련이 될 수 있습니다.

 

© 프랑스 재정경제부 (economie.gouv.fr)

 

법안 발표 이후 프랑스 정부는 녹색산업법으로 인해 4,100만 톤의 CO2 감축을 위해 2030년까지 수십억 유로를 투자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4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환경요인뿐만 아니라 ‘당연히’ 경제적 영향까지 함께 고려한다는 거죠.

독일의 기후변화기금, 프랑스 녹색산업법 모두 미국의 IRA와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수백조 원의 세금을 투자하여 친환경산업을 활성화한다고 말하지만, 거기에는 대부분 자국 산업 보호라는 단어를 몰래 숨겨놓고 있죠.

 

관련 섹터는 어디일까 이런 법들은 미국/유럽의 친환경 관련 산업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중입니다. 이제 시행된 지 1년으로 환경과 관련된 내용들은 계속 강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앞으로 영향력은 더 커질 듯합니다.

 

IRA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품목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이차전지: 셀, 모듈 등

- 태양광: 셀, 모듈, 폴리실리콘, 웨이퍼, 인버터 등

- 풍력발전: 블레이드, 해상풍력 플랫폼 등

- 핵심 광물(이차전지): 니켈, 리튬, 망간, 코발트, 알루미늄 등

 

우리 정부의 대처는? 미국 IRA에 대해 수출국인 우리나라도 무언가를 해야만 합니다. 이미 작년 11월 정부 의견서까지 제출한 상태죠.

 

© 기획재정부 보도자료

 

작년 10월 미국 재무부는 청정에너지 인센티브와 관련된 6개 분야에 대해 의견수렴을 진행했습니다.

 

① 친환경 차 세액공제(notice 46), ② 청정 제조시설 투자 및 첨단제조 세액공제(notice 47), ③ 건물 에너지 효율화 세액공제(notice 48), ④ 청정 발전 세액공제(notice 49), ⑤ 세액공제 현금화(notice 50), ⑥ 임금 수습 요건(notice 51)

 

이 중에서 청정 제조시설, 건물 에너지, 청정 발전, 임금 수습 등은 미국 내의 이야기이지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에는 특별히 해당하는 부분이 없습니다.

 

역시 우리나라 주요 품목이라면 1번 친환경 차 세액공제가 가장 중요했겠죠. 실제로 이 부분에 대해 정부에서는 공식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정부 요청사항

  1. 친환경 차 세액공제 3년 유예
  2. 배터리 광물 조달 국가/비율 기준 완화
  3. 상업용 친환경 차 범위 확대 (렌트카, 단기 리스 포함)

 

결국 자동차와 배터리가 핵심이었습니다.

 

관련 있는 ETF는 이것! 환경이슈에 대하여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법안과 규제가 등장할 겁니다. 규제에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되고, 새로운 법안을 이용하는 기업들은 경제 효과(정부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를 얻게 됩니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친환경 ETF는 어떤 게 있을까요?

 

  • ERTH (Invesco MSCI Sustainable Future ETF)

인베스코(Invesco)에서 2006년 만든 ERTH는 지속 가능한 환경에 대응하는 글로벌 기업들에 투자하는 ETF입니다.

 

- 순자산: $259M

- 분배율(배당율): 1.06%

- 종목수: 170개

- 수수료: 0.56%

- 추종지수: MSCI Global Environment Select Index

 

© etf.com

 

국가 비중을 보면 미국(42%), 홍콩(13%), 일본(9%) 순서입니다. 홍콩이 2번째라니 조금 신선하군요. 한국도 3.36%로 7번째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종목으로는 Digital Realty Trust(6.79%)가 첫 번째고 두 번째는 모두가 아는 테슬라(6.42%)입니다. 전기차 때문이겠죠? 이름에서부터 확실히 컨셉이 느껴집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Sustainable Future)에 투자하는 ETF라고 하니, 미래 환경산업에 투자하고 싶다면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ETF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수수료가 조금 높다는 점이겠죠.

 

© 구글 파이낸스

 

거기다 최근 성과는 좋지 않습니다. 2021년부터 하락세로 친환경산업은 계속해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높다는 점에 주의합시다. 미래를 보고 투자한다는 건 그만큼 위험성이 함께 합니다. 다만 전세계 트렌드는 정부의 재정지출을 늘려서라도 글로벌 환경전쟁에 참여하는 추세입니다. 수십, 수백조 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된다고 하는데 이 돈들이 다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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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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