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배당만 생각한 ETF의 성과는?

[투자]by 주식쇼퍼

SUMMARY

세계에서 가장 배당을 많이 주는 종목으로만 구성된 ETF

분명 매력적인 기준으로 선정했으나 수익률 처참한 이유

-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빠지게 되는 고배당주의 함정

 

© istock

 

최근 주식 투자자들이 두 가지 부류로 나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에코프로와 함께한 이차전지, 배터리 테마를 선호하는 쪽과 배당/안전 지향의 월 배당 ETF에 투자하는 부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최근 1년 사이에 월배당 ETF의 인기는 하늘 높이 치솟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매월 1%씩 배당금을 주는 ETF가 있다고 하면 믿어지실까요? 그런 상품이 실제로 존재합니다. 그것도 이미 10년이 넘었다는 게 포인트입니다.

과연 10년이 넘은 지금 시점까지 어떤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수익은 얼마나 나왔을까요?

 

배당도 이름도 슈퍼! 이름부터 엄청납니다. Global X Super Dividend ETF (티커명 SDIV)는 이름에서부터 로망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가 보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좋아하는 X가 보이고 배당 앞에는 무려 Super라는 단어가 쓰였습니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전 세계에서 가장 배당을 많이 주는 1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월배당 ETF’입니다.

 

- 전 세계에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면서

- 가장 배당을 많이 주는: 수익률도 최고

- 100개 종목: 분산투자로 인한 안전성

- 월배당: 매월 수익 정산까지

- ETF: 나 대신 운영해 주는 상품

 

이렇게 보면 어떤가요? 이것보다 더 좋은 말을 다 합친 상품은 절대 못 찾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운용사 이름까지 ‘Global X’라니 뭔가 있어 보입니다. 운용사 정보를 먼저 살펴봅시다.

 

Global X 분명히 미국 사이트인데 운용사의 홈페이지에 조그만 글씨로 우리가 알고 있는 단어가 보입니다.

 

© GLOBAL X

 

‘By Mirae Asset이라는 글자 보이시나요?

글로벌 X는 2018년 7월 미래에셋자산운용에 4억 8,800만 달러에 인수된 회사로 미국 뉴욕에 본사가 있습니다. 실제로 직원 사진을 보면 아시아계가 꽤 보입니다.

 

© GLOBAL X

 

일단 미래에셋의 인수는 확실히 성공적이었습니다. 4억 8,800만 달러 (약 5,200억 원)에 인수했던 이 기업은 2018년 총 8조 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했으나2022년에는 45조 원으로 6배나 증가했습니다. 해외 지사도 빠르게 성장하면서 2019년에는 일본 다이와증권그룹과 합작법인인 Global X Japan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보유한 ETF도 빠르게 증가해서 벌써 23년 9월 기준으로 112개의 상품이 존재합니다. 이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건 QYLD로 현재 순자산 81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입니다. 이제 SDIV보다 더 유명한 상품이 되었죠?

 

QYLD

나스닥100지수를 기반으로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는 ETF로 2013년 상장되었습니다. 월배당 ETF로 서학개미들에게 한번 유행을 탔는데 최근에는 SCHD에 인기가 뺏긴 것 같군요.

그래도 2022년 기준 한국인이 받은 미국 배당금의 전체 2위가 바로 이 종목이었습니다. 국내에는 미래에셋의 유사 상품 (TIGER 미국 나스닥 100 커버드콜ETF)이 있으며, 달러로 투자하거나 원화로 투자하거나 선택할 수 있습니다.

 

2008년 설립된 이후부터 다양한 ETF를 계속해서 출시하고 있는데 오늘 우리가 보려는 슈퍼 배당 ETF는 2011년 출시된 상품입니다.

 

 

Global X에서 보유한 115개의 상품 중 순자산 기준으로는 14번째에 위치해 있습니다. 비중이 절대로 적은 편은 아니죠?

 

이렇게 좋은 종목의 수익률은? 2023년 9월 22일 기준으로 배당률은 12.10%입니다. 월배당이기 때문에 정말로 1달만 보유해도 1%씩 수익이 나는 훌륭한 수치입니다.

그런데 주가는 어떨까요? 사실 오늘의 이야기는 이 ETF의 수익률 하나만 보면 이해가 될 겁니다.

한번 살펴볼까요?

 

 

일부러 주가를 나중에 보여드린 이유가 보이시나요? 잔뜩 기대했건만 결과는 당황스럽습니다.

상장한 이후 현재까지의 주가입니다. 73달러에서 시작했던 주가는 한 번의 반등 없이 12년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배당을 많이 주는 1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월배당 ETF’라고 했으면 당연히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야 정상인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요?

저도 배당을 좋아하지만, 고배당주의 함정을 항상 조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뭐가 잘못된 것일까요? SDIV에 대해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 수수료

2,3배 레버리지 상품처럼 수수료(Expense Ratio)가 너무 높은 걸까요? 아닙니다. 이 상품은 연간 수수료 0.58%로 다른 ETF보다 수수료가 크게 높지는 않습니다. 물론 지수 추종에 비하면 이것도 꽤 높은 편이긴 하지만 주가가 한 번도 오르지 못할 정도의 문제는 아닙니다.

 

  • 국가/섹터

전 세계에 투자한다고 했으니 혹시 파산하기 일보 직전의 국가에 올인한 건 아닐까요? 배당률 높은 100개라고 했으니, 만약 중국의 부동산 건설주나 디폴트 상황의 국가의 주식에만 투자했다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 GLOBAL X

 

유감스럽게도 아닙니다. 미국(34.9%), 브라질(14.0%), 호주(10.3%)의 순서로 3분의 1 이상이 미국 기업들입니다. 워낙 힘들었던 중국은 5.7%로 전체 주가를 좌지우지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섹터는 어떨까요? 고배당주인 만큼 금융(28.0%), 에너지(18.3%), 소재(18.3%) 순서입니다. 금융의 비중이 높은 건 딱히 이상하지 않습니다.

 

  • 구성 종목

 

역시 종목이 문제이지 않을까요? 상위 10개 중에 이름을 들어본 기업이 하나도 없습니다. 우선 1위인 READY CAPITAL CORP라는 회사는 미국에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출사업을 하는 다중전략 부동산금융회사라고 하는군요. (티커: RC)

 

© Ready capital Corp

 

문제의 정답은? 구성 종목이 해외의 마이너한 기업일 뿐 나머지는 특별한 차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종목, 섹터뿐만 아니라 국가까지 분산투자를 했으니, 정석대로 투자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과연 문제는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투자종목의 선정 방식’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전 세계에서 배당률이 6~20% 사이인 종목 중, 시총 500만 불 이상인 종목 들을 기준으로 분기별 리밸런싱을 수행합니다.

그런데 배당률이 20% 가까이 되는 종목들은 보통 정상적인 상태가 아닙니다. 기업에 문제가 있어서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태에서 기존의 배당금을 기준으로 배당률을 가정했기 때문에 실제 배당금도 20%씩 나오지도 않고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보통 고배당주의 하락은 1. 고배당주의 실적감소 2. 일시적으로 월등한 배당률 3. 이익금 감소로 배당 유지 불가 4. 배당금 삭감 순서로 진행됩니다. 실적이 유지되지 않으면 배당금도 감소하고 주가도 연쇄적으로 하락하는 방식이죠.

실제로 SDIV가 투자 중인 종목들은 상당히 자주 바뀝니다. 처음 보는 종목들이 대부분이고 이마저도 리밸런싱 기간 동안 계속해서 바뀝니다. 결국 애매한 종목들을 계속해서 싸게 사고파는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주가는 장기적으로 하락하게 됩니다.

실적이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배당금도 유지되지 못합니다. 일시적으로는 10% 이상의 고배당이 나오더라도 적자 기업이 번 돈보다 더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배당마저 하락하네 실제로 슈퍼 배당(Super Dividend)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지급하는 배당금은 매년 감소 중입니다.

 

© Seeking Alpha

 

2013년 1주당 4.85달러를 지급했는데 10년이 지난 2022년은 3.41달러로 오히려 29.6% 감소했습니다. 배당금이 성장하기는커녕 감소했다는 사실은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주가도 내려가고 배당까지 떨어지면서 지금의 배당률이 유지가 되었다는 건 참 슬픈 일입니다. 이렇듯 고배당주의 함정은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SCHD처럼 배당 성장 ETF가 유행하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당장의 배당률은 높지 않더라도 지속해 성장할 수 있는 우량기업을 선호하기 시작한 건 국내 투자자들도 조금 성숙해졌다는 뜻이기도 하죠. 일반 주식도 마찬가지지만 기업의 짧은 소개만 보지 말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고려하면서 투자하는 자세가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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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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