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이런 반도체가 대세가 된다

[재테크]by 자본주늬

CEO's Spirit 2. 삼성전자도 집중하는 차세대 반도체

 

Keywords
-CES 2023
-인공지능반도체, NPU와 PIM
-차량용반도체, MCU와 센서
-전력반도체, SiC와 GaN
-관계와 신뢰

 

1월 5일부터 1월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인 'CES 2023'이 개최되었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정상적으로 개최되는 만큼 기대도 컸지만 혁신의 속도가 저하되고 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왔다. 웹 3.0 같은 일부 새로운 주제가 추가되었지만 매년 다루는 메타버스, 모빌리티, 5G, 로보틱스 같은 키워드는 더 이상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ES가 중요한 건 향후 세상을 바꿀 기술을 엿볼 수 있는 자리이며, 특히 기업인의 입장에서는 기존 고객사와 신뢰를 다지고 신규 협력사와 관계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세상을 바꾸는 모든 기술에는 반도체가 쓰일 것이고, 바로 그 차세대 반도체를 선점하기 위해 전세계 기업들이 피 튀기게 경쟁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예외가 아니다.

 

|1. 인공지능반도체, 넥스트 킹은 바로 여기서 탄생한다.

CES 2023은 AMD의 리사 수 회장 겸 CEO의 기조 연설로 막을 올렸다. 그는 일, 게임, 의료부터 항공 우주까지 반도체는 우리 삶 속에 있는 모든 것의 중심이 되었다며 고성능 적응형 컴퓨팅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2016년 알파고 이후 최근 오픈AI가 개발한 'ChatGPT'가 화제가 되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재차 급증했다.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는 식상하겠지만 인공지능이 만들어가는 세상은 식겁할 것이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은 스스로 학습하기 때문이다. 리사 수 회장은 기술은 인류에게 이로워야 한다고 말했지만, 인공지능이 어떤 미래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있는 반도체가 필요한 것이며, 아마도 인공지능반도체를 가장 먼저 손에 넣는 기업이 세상을 지배하는 넥스트 킹이 될 것이다.

 

반도체 세계에서는 칩의 두뇌를 지배한 기업이 패권을 잡았는데 현재는 CPU(Central Processing Unit, 중앙처리장치), GPU(Graphic Processing Unit, 그래픽처리장치)에서 NPU(Neural Processing Unit, 신경망처리장치)로 흐름이 넘어가고 있다. CPU와 GPU는 인공지능을 목적으로 개발되지 않아서 전력 소모가 상당하다. 반면 NPU는 태생부터 인공지능 연산을 위해 개발되어 무수한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자율주행부터 가상현실까지 모두 구현할 수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인공지능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0년 230억 달러에서 2030년 860억 달러로 성장한다. 인공지능반도체가 창출할 새로운 시장은 포함되지도 않은 수치다. 따라서 인텔, 퀄컴, 엔비디아는 물론이고 애플, 구글, 테슬라 등 빅테크까지 인공지능반도체에 사활을 걸었다.

 

삼성전자가 진정한 반도체 황제가 되려면 인공지능반도체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인공지능이 발달할수록 메모리도 중요해지는데, 삼성전자는 데이터 저장과 처리를 동시에 하는 'PIM(Processing In Memory)'이라는 차세대 메모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시스템LSI 쪽에서 승부를 뒤집으려면 협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네이버와 함께 인공지능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나섰고, 퀄컴이나 구글과 손을 잡고 반애플 연대를 구축할 수도 있다. 또한 3나노에서 GAA 공정을 무기로 TSMC와 건곤일척의 승부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메타버스와 모빌리티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엔비디아와 테슬라의 인공지능반도체 수주를 필사적으로 따내야 한다. 킹이 되지 못하면 최소한 킹메이커라도 되어야 한다.

 

|2. 차량용반도체, 스마트폰 다음의 최대 격전이 펼쳐진다.

CES 2023이라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 기조 연설 무대에 BMW의 올리버 집세 회장과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가 등장했다. GM의 메리 바라 CEO가 2021년과 2022년 연속해서 기조 연설자로 나선 것에 이어 CES 2023에서 2명의 자동차 기업 대표가 기조 연설자로 나섰다는 것은 이제 자동차도 단순한 기계가 아닌 복잡한 전자제품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올리버 집세 회장은 차량과 인간의 교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디지털 혁신을 강조했고,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는 전동화를 통한 사용자 편의성 뿐만 아니라 깨끗하고 안전한 모빌리티를 위한 탄소중립 실현을 선언했다. 이처럼 스마트폰 이후 최대 혁신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스마트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차량용반도체 대전이 시작되었다.

 

스마트카에는 내연기관차보다 약 5배에서 10배 많은 반도체가 탑재된다. 그만큼 차량용반도체의 종류도 많지만 크게 MCU(Micro Controller Unit), 센서, 구동IC, 파워IC로 나눌 수 있다. MCU는 스마트카의 두뇌라고 불리는 ECU(Electronic Control Unit)를 구성하는 뇌세포 역할의 반도체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한다. 그리고 센서는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처럼 스마트카의 눈을 담당하는 반도체로 ECU와 함께 차량 간격 유지, 차선 이탈 방지 같은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기능을 구현한다. 옴디아에 따르면 차량용반도체 시장은 2021년 500억 달러에서 2025년 84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용반도체 시장은 빅5라고 불리는 인피니언, NXP, 르네사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차량용반도체 시장 진입을 위해 인피니언이나 NXP를 M&A하는 가능성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는 '엑스노트 오토'라는 차량용반도체 칩을 자체 개발하여 아우디와 폭스바겐에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디스플레이(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삼성SDI(전기차 배터리), 삼성전기(카메라 모듈) 등 계열사와 함께 스마트카에 올인하고 있다. 게다가 2016년 약 9조 원에 인수한 하만이 텔레매틱스와 디지털콕핏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이번 CES 2023에서 공개된 '레디 케어'와 '레디 튠' 기술이 기대감을 모으면서 전장 사업을 견인하고 있다. 따라서 성장성이 가장 높고 계열사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차량용반도체에 힘을 쏟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다. 오히려 기술이 점차 표준화되고 있는 만큼 신속한 결단이 필요하다.

 

|3. 전력반도체, 에너지를 지키는 기업에게 미래가 있다.

CES 2023의 주인공은 농기계 제조업체 존 디어의 존 메이 CEO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메인 토픽이 'Human Security for All(HS4A)'였던 만큼 군사 안보 뿐만 아니라 식량 안보에 대한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기 때문이다. 존 메이 CEO는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둔 기술이 식량 안보를 해결할 수 있다며 존 디어의 트랙터를 공개했다. 이 트랙터에는 농부 없이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릴 수 있는 완전자율주행 기술과, 농장에서 나온 데이터를 모아서 가상세계에 옮기는 디지털트윈 기술이 적용되었다. 기술이 노동력 부족 현상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든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농기계부터 시작된 자율주행은 도로 위의 자동차, 그리고 바다와 우주까지 적용될 것이다. 그 기술의 핵심은 바로 에너지를 지키는 전력반도체에 있다.

 

대부분 반도체의 주 원료는 Si(실리콘)인데 강한 열을 견디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단일 원소가 아닌 두 종류 이상의 원소를 합성하여 만든 화합물 반도체가 탄생했고, SiC(실리콘카바이드, 탄화규소)와 GaN(갈륨나이트라이드, 질화갈륨)이 대표적인 전력반도체 소자로 쓰이고 있다. 특히 고전압에 강한 SiC는 전기차, 고주파에 강한 GaN은 데이터센터에 활용도가 높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iC 전력반도체 시장은 2022년 10억6000만 달러에서 2026년 4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고, 욥디벨롭먼트에 따르면 GaN 전력반도체 시장은 2021년 1억2600만 달러에서 2027년 2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전력반도체는 울프스피드, 온세미컨덕터,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인피니언, 로옴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중이다.

 

삼성전자가 전장과 5G를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만큼 SiC와 GaN 기반 전력반도체에 대한 관심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SK가 예스파워테크닉스를 인수하고 RFHIC와 협력하여 전력반도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전력반도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는 않다. 대신 메모리 1인자답게 삼성전자는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DRAM 신제품을 출시했다. 인텔의 4세대 서버용 CPU '사파이어래피즈'와 호환되는 DDR5는 기존 제품 대비 속도는 훨씬 빠르고 전력 효율은 23% 높기 때문에 빅테크의 서버 교체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반도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고 확실한 강자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이 정리되고 나서 M&A를 통해 진입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을 이끌고 있는 경계현 사장은 CES 2023 참관 이후 SNS를 통해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관계와 신뢰가 중요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서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배신이라는 달콤한 유혹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저버린 관계와 신뢰는 회복하기 매우 어렵다. 앞으로 대세가 될 차세대 반도체는 삼성전자에게도 낯선 영역이기 때문에 절대 혼자 시장을 독차지할 수 없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시스템 반도체를 석권하려면 그룹사, 고객사, 협력사와의 관계와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 분명 시간도 오래 걸리고 실수도 많이 하겠지만 상호존중을 통해 길러진 관계와 신뢰는 삼성전자를 국내 최고의 기업을 넘어 세계 최고의 기업이라는 자리로 인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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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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