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디플레이션은 얼마나 심각한가? #2
SUMMARY
-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도산은 심각한 상태입니다. 비구이위안 사태로 많은 이들이 서브프라임 위기를 떠올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살펴보면 조금 다른 점이 보여요.
- 정말 걷잡을 수 없는 단계일까요? 지나친 우려보단 정확한 상황 파악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중국 재정 상태를 들여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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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중국의 디플레이션은 얼마나 심각한가? #1에서 이어집니다.
하락, 하락, 또 하락뿐… 중국 국가통계국이 16일 발표한 7월 신축 주택 가격 지수에 따르면 주요 70개 도시 중 49개가 전월 대비 하락하였다. 6월엔 38개였으니 11개 도시가 늘어난 것으로 전체 도시 중 70%가 신축 주택 가격이 하락한 셈이다. 중국에서 가장 부동산이 활발했던 광둥성의 광저우와 선전도 하락했다. 베이징 옆의 텐진도 하락했다. (관련링크) 중국에 있는 우리 기업인에게 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지난 2022년 12월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부동산에 대한 우리 기업인들의 체감 지표는 줄곧 임계치 50% 미만이었다. 부동산 가격이 대체로 6개월 이상 하락하고 있다는 말이다.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2022년에만 적어도 3백 개 이상의 부동산 기업이 파산 신청을 했다. 사실상 파산 상태인 기업의 수를 합치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지역별로는 후난 성이 35개로 1위였으며 저장, 광둥, 장쑤, 안후이 등 상위 5개성이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주로 장강 삼각주와 주강 삼각주에 파산 기업이 몰려 있는 것은 이 지역이 부동산 개발 회사들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데이터는 믿기 어렵다. 2019년에 377개 이상, 2020년에는 408개 도산, 2021년에는 343개로 감소했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그대로라면 이 3백여 개 부동산 기업의 도산은 그저 예년 수준인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듣고 있는 다른 소스로는 작년 한 해만 9백 개가 넘는 부동산 기업이 도산했다는 말도 있다.
보다 전면적 정보를 보여주는 중국 부동산 기업 신용 정보 플랫폼인 신용방지산(信用房地产) 사이트를 보면 2023년 8월 21일 기준으로 부동산 개발 라이선스 보유 기업이 12만 7,611개, 신용 불량 기업이 5,594개, 행정 처벌받은 기업이 4,447개, 경영에 이상이 있는 기업이 3,439개, 세무 포탈 혐의 기업이 9,009개, 엄중한 위법 행위로 신용 불량이 된 기업이 579개, 중대 탈세 기업이 8개사이다.(관련링크) 그저 대략적으로 생각하면 전국적으로 약 12만 개의 부동산 기업 중 정상이 아니라고 드러난 기업이 1만 개 이상이다. 이 상태라면 좋게 보아주어도 2~3만 개 이상의 부동산 기업이 비정상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따라서 실제 중국의 부동산 기업의 도산은 훨씬 심각할 것으로 생각된다.
비구이위안 사태, 왜 일어났을까? 이번에 문제가 된 중국 최대의 민간 개발업체인 Country Garden(비구이위안, 碧桂园)을 보면 39억 위안의 채무 불이행 위기에 처하고 11개의 역내 채권 거래가 중단되었다. 2250만 달러의 이자를 지불해야 하지만 채권자는 이자를 받지 못했다.(관련링크) 채권에는 아직 30일의 유예 기간이 있기 때문에 비구이위안은 아직 채무 불이행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다음 단계로 채권자들과 협상하여 채무 재조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먼저 문제가 되었던 헝다 에버그란데와 달리 비구이위안의 토지 매입은 중국 3, 4선 도시에 집중되어 있고(미완공 프로젝트가 3천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부채 규모도 에버그란데가 2조 4,300억 위안인데 비해 비구이위안은 1조 4,300억 위안으로 적다. 비구이위안의 부채 비율은 82.3%이어서 100% 미만인데다가 에버그란데가 한때 132.6%에 달한 것에 비하면 준수하다.
그래서 안방 싱크탱크는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했던 에버그란데와 달리 비구이위웬은 지난 몇 년 동안 '세 레드 라인'을 밟지 않으려고 비교적 신중하게 사업을 운영해 왔으며 자산과 부채도 건전하다고 평가했다. 안방 싱크 탱크는 비구이위안이 살아남을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필자도 안방의 의견에 찬성한다. 비구이위안이 도산한다면 중국의 부동산 기업 중 믿을만한 기업은 기본적으로 전혀 없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 상황은 중국 부동산 산업이 실제보다 나쁜 것으로 인식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금융은 신용이다. 그리고 신용은 심리다. 비구이위안이 설령 재무 상태가 나쁘지 않다고 해도 일시적인 자금 경색이 온 것은 틀림없다. 실제로 이번에 갚지 못한 이자는 39억 위안에 불과하여 매출 규모에 비교하면 수 백분의 일이다. 하지만 보는 이에 따라서는 그 정도 돈도 갚을 수 없게 된 심각한 상태인 것이다. 당연히 중국 금융 전반적으로 신용 경색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개혁개방 이후 약 7억 명의 중국인이 시골에서 도시로 이주하면서 역사상 가장 큰 토지 붐이 일어났고 지방 정부는 토지 판매를 통해 자신과 친구들에게 자금을 지원할 수 있었다. 부동산은 중국 GDP의 4분의 1로 불어났고 자본은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갔다. 하지만 중국의 한계 자본 효율성(총 고정 자본 형성 단위당 GDP 성장률)은 1990년대 0.3%에서 2020년 0.15%로 떨어졌다. 이것이 바로 현재의 중국 정부가 변화시키려는 점, 바로 투자 효율성을 찾는 일이다.
점점 커져가는 위기감 목전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해외의 시각은 우려 그 자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부동산 기업들의 도산이 이들에게 금융을 제공한 금융 기관에까지 영향을 주어 금융 인프라에 충격을 주는 것이다. 중국의 과다한 부채에 대한 우려는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더구나 이미 중국의 금융 기관이 영향을 입고 있다는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
기업과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자산 1조 위안(1,370억 달러)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즈 기업 그룹(中植企业集团)에 디폴트가 발생했다.(관련링크) 중즈 그룹은 1인당 최소 단위 3백만 위안(약 5억 원) 이상을 수탁 받아 운영해 왔다. 그리고 상당 비중이 부동산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즈 그룹은 우리나라식으로 말해 제1금융권은 아니고 국유 금융 기관도 아니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쳇말로 부자들의 돈이고 무산계급의 돈은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씨티그룹은 중국 부동산 부문 침체에 대한 노출로 인해 더 많은 신탁 펀드 디폴트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것이 "리먼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중국 부동산의 본질적인 문제는 부동산이 끝없는 가격 상승을 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시장이 움직여 온 것에 있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부동산 신화는 꺼져갔고 아파트 단지가 건설을 멈추거나 분양에 실패하여 고스트 타운(鬼城)이 대량으로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중국인들은 그것은 남의 이야기이고 내가 사는 이곳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여기에는 뒤에는 어떻게 되든 땅을 팔고 싶은 지방 정부, 분양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 부동산 기업, 그리고 부동산 불패 신화를 믿고 돈을 빌려준 금융 기관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부동산 문제가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동일한 방식으로 중국에 금융 위기가 올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앞서 소개한 중국 정부의 우려 또한 매한가지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와는 다르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관련링크) 우선 2008년 11월부터 8월까지 10개월 동안 미국 금융주는 시장 가치의 절반을 잃었지만 중국 금융주는 20% 상승했다. 처음부터 서브프라임에 해당되는 말이나 상품이 중국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서브프라임은 자격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주택담보 대출을 해준 채권을 유동화하고 다시 파생 상품으로 만들어간 것이다. 중국의 금융 체계에서 무자격자에 대한 대출이나 파생 상품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고위험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중국의 부동산 담보 대출에 전국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면 국가 재난 또는 파산에 가까운 것이 될 것이다.
정말 돌이킬 수 없는 단계일까? 중국 정부의 과다한 채무를 들어 국가 파산까지는 아니더라도 심각한 재정 문제를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필자 또한 그들 중 한 사람이다. 그러나 지금은 지나친 우려가 아닌 정확한 상황 파악이 더 요구되는 시기이다. 중국의 재정 적자가 올해 들어 3분의 1 이상 줄어든 것은 경기 둔화와 주택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신중한 재정 정책을 쓴다는 신호이다.
블룸버그가 계산한 바에 따르면, 올해 첫 7개월 동안 확대 재정적자는 3조 3,000억 위안(4,490억 달러)으로 2022년 같은 기간보다 37% 하락했다. 총 수입은 6% 증가한 반면 지출은 4.8% 감소했다.(관련링크) 올해 상반기에 대부분의 지방 정부에서는 부분적으로 세수 회복으로 인해 작년보다 본예산 적자 폭이 축소되었다. 토지 사용권 판매로 인한 정부 수입은 19.1% 감소하여 기금 수입을 끌어내렸다. 일반 공공 지출은 3.3% 증가한 15조 2,000억 위안, 정부 기금 지출은 23.3%나 줄었다. 중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정부 재정 건전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또 중국 정부는 대규모의 국유 기업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이 자산 규모는 정부 부채 규모를 넘어선다.
민간 부채를 살펴보면 역시 부동산 관련 부채가 절대적이다. IMF에 따르면 중국의 부동산 담보 대출 잔액은 융자 받은 부동산 가치의 40% 미만이다. 2008년 서브프라임 당시 미국은 기존 단일 가족 모기지의 평균 담보 대출 비율은 80%에 가까웠고, 새로 발행된 모기지의 거의 30%는 담보 대출 비율이 90% 이상이었다. 중국의 경우는 2019년 실시된 도시 가구에 대한 인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주택 가치는 가구 총자산의 59%를 차지했으며 부동산 담보 대출은 총자산의 12%를 차지했다. 이 수치 자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직전인 2008년 미국과 비슷하다. 그러나 앞서 지적했듯이 중국에는 서브프라임 시장이 없다. JP모건 애널리스트 캐서린 레이는 부동산 투자가 2023년에 7.5%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7.5% 감소는 해당 업계로서는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일이겠지만 그렇다고 나라가 망할 정도는 아닌 것이다.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중국 부채의 95%가 국내 부채이다.(관련링크)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왕타오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높은 수준의 부채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지불 불이행이 은행 도산이나 심각한 신용 경색으로 급격한 악화를 보일 가능성이 중국에서는 적다고 한다. 그 이유로 한편으로는 중앙 정부가 매각할 수 있는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부채의 95%가 국내 부채인 것을 들었다. 또한, 중국 가계의 높은 저축은 엄격한 자본 통제로 중국 내 은행 계좌에 보관되며 해외로 송금될 수 없다. 따라서 중국에 투자한 외국 자본이 철수한다 하더라도 한국 같은 나라와는 달리 부채 위기가 악화되는 정도가 다른 것이다.(관련링크) 달리 말하면, 중국의 금융과 재정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 피해의 절대 부분은 글로벌 금융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현재 중국의 재정, 금융 상태는 언론이 우려하는 것보다 나으나 심각한 것은 매우 사실인 그런 상태이다. 8월 21일 인민은행은 기준금리를 2020년 이후 가장 큰 폭인 15bp 인하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10년물 수익률은 2020년 이후 최저치인 2.56%로 떨어졌고 중국 위안화도 2022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외국 전문가들은 예기치 않은 인하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미 연준이 지속적인 금리 상승을 하고 있어 모든 국가들이 동반 금리 인상 중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은 금리 인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리를 인상하면 재정, 기업, 민간의 채무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터인데 부동산 버블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재난이 될 수 있다.
글로벌 추세에 역행하고 있는 중인 중국의 금리 인하는 소비를 자극하고 수출을 늘리려는 고육책으로 볼 수 있다. 동시에 환율을 방어해야 하기 때문에 이 모순적인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분투 중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이런 정책이 목전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가치투자로 유명한 히말라야 펀드의 리루(李录)는 Richard Koo(辜朝明, 구차오밍)의 이론을 인용하여 루이스 전환점을 지난 피추격 단계의 국가는 국가가 통화를 풀어도 기업과 가구는 부채를 갚을 뿐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부동산이나 주식이 급등한단 것이다. 중국 정부의 현 정책도 기업의 투자나 소비의 증가로 나타나기보다는 기존 부채를 갚는데 우선 투입되고 여유분이 있다면 증시나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 쪽이 더 크다. 그렇게 되면 중국 정부가 경계하고 있는 실체 경제로부터의 이탈과 금융 게임이 재점화될 수 있는 것이다.
투자자, 분석가 및 외교관은 중국이 경제 회복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대담한 정책을 제공하는 것을 주저하는 것 같다는 징후를 지적하고 있다. (관련링크) Gavekal Dragonomics의 중국 연구 부국장인 Christopher Beddor는 "올해 핵심 문제는 지도부가 관료들에게 경제 발전과 국가 안보의 균형을 맞추도록 모호하고 높은 수준의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무원들이 지도부가 무엇을 원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으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때까지 조치를 미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 결과 상당한 비용이 들더라도 정책 마비가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어쩐지 현재의 대한민국 정부를 연상케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되었을지 모르는 것이 잠재성장률 논의이다. 중국 사회과학원 부원장을 역임한 차이팡(蔡昉)은 '잠재성장률'이라는 개념을 언급하며, 최근 중국은 현재 경제 발전 단계에 따라 잠재 성장률이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경향이 있고 정책 목표를 확정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잠재 성장률을 초과하는 과도한 부양책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으로 고도성장이 아닌 지속 가능한 중고도 성장을 지향해야 한다는 중국의 장기 전략에 부합하는 말이다.
그러나 목전의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상태는 민중의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자 별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리창 총리도 엉덩이에 불이 붙었다. 리창은 부총리, 국무위원, 내각 각료, 지방 정부 지도부에 금년도 경제 성장률 목표를 필히 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관련링크) 그러나 확실히 뒷북을 치는 모습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앞서의 논의에서 설명한 여러 가지 이유로 중국은 디플레이션 위험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부양책을 피하고 있다.(관련링크)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전통적으로 중국 경제를 견인하는 3두 마차로서 수출, 투자, 소비가 강조되어왔다. 그러나 수출 및 투자가 더 이상 중국 경제를 견인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줄곧 있어왔다. 그리고 이런 전문가들의 의견은 지금 진행 중인 19차 5개년 계획에도 반영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중국 경제를 보는 눈은 아직도 이 3두 마차에 쏠려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제부터 우리가 집중 관찰해야 하는 포인트는 중국의 내수 그리고 내수 경제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변수들이다. 왕젠셴(王建賢) 중국경영학원 부원장은 본토 경제는 주로 부동산과 지역 인프라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이전에는 세계 경제에 약 20~30%를 기여했지만 지금은 둘 다 문제가 생겨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확실히 줄어들고 수출입이 감소해 본토 경제는 내수에만 의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관련링크) 다음은 중국이 발표한 8월 15일 산업 생산, 실업률, 소매 판매 및 고정 자산 투자를 포함하는 경제 데이터이다.(관련링크)
2023년 7월 |
예상 |
실제 |
소매 판매(YoY) |
2.5% |
4.6% |
산업생산(YoY) |
3.7% |
4.7% |
실업률 |
5.3% |
5.2% |
고정 자산 투자 YoY |
3.4% |
3.4% |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거래 비용 절감, 자사주 매입 지원, 9개월 최저치로 하락한 주식 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장기 투자 장려 등의 증시 부양책을 여러 가지 내놓았지만 별무신통이다.(관련링크) 중국 금융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는 지난 수십 년간 중국 내외에 있었다. 중국 정부도 지난 2020년부터 부동산 업계의 지나친 부채가 금융 산업에까지 파급되는 시스템성 위기에 대하여 경고해 왔다. 또 부동산 업계의 부채를 줄이기 위한 소위 ‘3개의 레드라인’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는 헝다 에버그란데의 도산을 야기하기도 했다는 비판이 있지만 대국면에서 볼 때 중국 정부의 판단과 정책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 문제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코로나 19 사태라는 전 세계적인 재앙이 닥치면서 중국 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나 큰 타격을 받은 것이었다.
홍콩과학기술대학교의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 객원교수는 중국의 현 상태를 중국의 내수가 약하고 동시에 전 세계의 수요도 약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코넬 대학교의 무역 정책 및 경제학 교수인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중국 경제 회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투자자와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링크)
시장은 이렇게 중국의 경제가 악화되어 가는데 중국 정부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 미즈호 은행은 올해 중국의 GDP 예상치를 당초 5.5%에서 5%로 낮추었고, 모건 스탠리는 일부 주요 증권사 중 올해 중국의 성장 전망치를 가장 최근에 하향 조정했는데 중국의 GDP 성장률 예상치는 당초 5%에서 4.7%로 낮추었다.
원래 고도성장에 익숙한 중국의 경제 체계는 전문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만일 중국의 GDP 성장률이 4.5% 아래로 내려온다면 시스템이 붕괴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반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중국 성장률의 강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전혀 오르지 않고 있어 실질 성장률이 과거의 고도 성장률과 유사하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그런 시각에 따른다면 중국이 위기 상황까지는 도달하지 않는 셈이다. 허나 성장률이 낮은 경우 중국 경제 주로 ‘증분’의 감소로 인한 시스템 붕괴 요인이 큰 것으로 본다는 점에서 현재 진행 중인 투자의 감소와 재정 부실은 다른 면에서 시스템성 위기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야말로 판단하기 어렵지만 결론은 하나다. 중국 경제가 지금 큰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도력이 모자라다는 것은 중국의 체제에서는 너무나도 큰 문제이다. 우리는 중국 경제가 미증유의 위기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지만’ 마주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중국 경제와 동보하는 우리나라 경제가 이로 인한 위기에 함께 들어설 것이라는 것도 ‘아직 도달하지 않았지만’ 마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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