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투자자가 될 순 없어" 워런 버핏 추종자가 제시하는 VC가 가치투자 하는 방법 [VC 투자 단상]

[재테크]by 동상이몽회관

[목차]

  1. VC 투자도 가치투자 방법론으로 해보자
  2. 회수는 언제 하는 게 적당할까?
  3. 벤처기업의 현금흐름 할인률은 얼마가 적당할까?
  4. VC는 큰 시장에만 투자해야 하는가?

 

안녕하세요. 그동안 제가 가지고 있는 투자에 관한 생각만 주구장창 써왔는데 이번 글을 마지막으로 다른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제가 계속 투자는 무엇이고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만 글을 썼던 이유는 단순합니다. 투자를 잘하기 위해서는 좋은 회사를 선별하는 작업보다 투자에 관한 명확한 철학을 정립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똑똑하기 때문에 훌륭한 회사를 어렵지 않게 골라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높은 수익을 차별적으로 낼 수 있으려면 투자가 무엇인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철학이 박혀있지 않으면 기껏 좋은 회사를 골라 놓고도 원하는 수익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에, 저는 투자 전략에 관한 글보다는 투자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글을 많이 썼습니다.

 

출처 : 무한도전


그런데 이것도 하루이틀이지 너무 자주 쓰다 보니깐 자기 복제 느낌이 너무 강해서 이번 글을 마지막으로 다른 주제로 넘어가야겠습니다. 그러니 이번 한 번만 더 워런 버핏에 대해서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단상 1. VC 투자도 가치투자 방법론으로 시도해보자

제 하루 일과는 매일 아침 친구들한테 워런 버핏(or 찰리 멍거)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워런 버핏 덕후의 가치 투자 전파 (출처 : 동상이몽회관 단톡방)


여러 글에서 밝혔듯이 우리가 현명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벤자민 그레이엄에서 워런 버핏으로 이어지는 투자에 관한 생각을 받아들이고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여기서 가치 투자라고 표기하지 않은 이유는 모든 투자는 장래에 더 많은 가치를 얻기 위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치 투자라는 말은 동어 반복이죠.)

PER이 높은 주식을 사더라도 장래에 더 높은 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판단한다면 가치 투자가 된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투자에 대한 정의만 놓고 본다면 VC 투자 역시 투자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미래에 예상되는 가치가 그 어떤 투자 건보다 크기 때문에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VC 투자만을 위한 별도의 방법론에 있어 저는 여전히 해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미래에 창출될 가치의 크기를 적절한 이자율로 할인한 값을 투자금과 비교할 수 있어야 하는데, 창업한 지 몇 년이 지나지 않은 회사의 미래를 숫자로 예측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VC 투자에 있어서도 제게 익숙한 (구닥다리일 수 있는) 가치투자 방법론을 적용하여 의사결정 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과연 이 방법이 맞는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겠지만, 적어도 제가 벤처 투자를 하면서도 두다리 쭉 뻗고 잘 수 있는 것은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에 따라 현명한 투자를 했다는 자부심이 있기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찰리 멍거와 리 루도 BYD 투자 당시 BYD의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VC 와 같은 방법으로 소수 지분 투자를 했습니다. 저는 이 투자 건을 가장 좋은 사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R|단상 2. 회수는 언제 하는 게 적당할까?

피투자사가 망하지 않았다는 가정 하에 투자사들이 지분을 정리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는 언제일까요? 성공한 투자의 정의를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투자라 본다면 우리는 회사가 미래에 창출할 가치에 대해서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할 것입니다.

시드 투자 후 Series A 단계에서 전략적으로 (기계적으로) 지분을 정리하는 투자자도 있을 수 있고, 불확실한 IPO를 기다리며 더 높은 수익률을 위해 "존버"하는 투자자도 있을 수 있습니다.

미래가 전도유망한 회사라면 빠르게 지분을 정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확신을 가지고 투자하지 못했다면 급하게 매도를 결정해야 할 때가 많아질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급하게 매도하고 싶다 해서 투자한 모든 회사가 성공적으로 후속 투자를 유치하며 매도 기회를 제공하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참고로 저는 VC 투자에서도 우리가 잘 아는 회사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포트폴리오 구축이라는 환상에 빠져 100개의 회사에 투자를 하고 그 모든 회사를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상당히 큰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4~5종목을 보유할 때보다 100종목을 보유할 때 더 전문성 높은 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는 완전히 미친 생각입니다.

4 ~ 5 종목을 보유해야 내 생각이 적중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100종목을 선정하는 것보다 4 ~ 5종목을 선정하는 편이 훨씬 쉽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나는 이것을 '다악화'라고 부릅니다. 나는 내가 잘 알며 우위가 있다고 생각하는 2 ~ 3 종목만 보유할 때 마음이 훨씬 더 편합니다."

- 찰리 멍거

 

투자한 회사가 성공적으로 성장하여 IPO까지 성공했다면 우리는 언제쯤 지분을 팔고 나가야 할까요?

 

출처 : 삼성증권 HTS


만일 초기부터 투자를 했다면 의무 보유 기간 제한이 없어 상장 당일 매도할 수도 있고, 또는 상장 이후에도 장기간 보유하는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펀드 존속 기간 이슈가 없다면 IPO 성공이 곧 매도를 의미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매도를 결정할 요인 한 가지는 회사의 내재가치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의 내재가치가 계속하여 성장할 것으로 판단한다면 IPO 여부와는 상관없이 계속해서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 맞는 선택일 겁니다. 정말 위대한 기업에 투자했다면 이 회사보다 좋은 다른 회사를 찾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니까요.

이렇게 말로 떠드는 건 참 쉽지만 IPO에 성공한다면 VC 투자자 입장에선 꽤 큰 수익을 봤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상당한 유혹에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10배 이상의 수익을 내는 경험을 단 한 번이라도 해야, 이후 투자에서도 고작 2~3배 수익에 머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개인의 기질에도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수익 확정을 뒤로 미루는 '만족 지연'을 모두가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마다 타고난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만족 지연'을 투자에 적용할 수 있어야 우린 위대한 기업에 편승하여 위대한 수익을 누릴 수 있게 된다고 믿습니다.)

단상 3. 벤처기업의 현금흐름 할인율은 얼마가 적당할까?
벤처기업이 미래에 창출할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할인율은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요?

명확히 정해진 기준이 없기 때문에 케이스마다 다른 값을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다만 VC 투자 경우에는 상장 기업에 적용하는 할인율보다 그 값이 상당히 커야 합니다.

너무나도 신기술이어서 이해하지 못하는 산업에 대한 할인율은 더 높게 적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산업 자체 뿐만 아니라 저의 투자 판단에도 불확실성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죠. 이렇게 되면 결국 본인이 잘 아는 기업에만 투자를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현금흐름 할인율은 구실이고 결론은 제가 모르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단상 4. 큰 시장에만 투자해야 하는가?

VC 투자는 산업에 대한 베팅의 성격이 강합니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엄청난 규모의 성장이 예상되는 산업에 주로 투자를 하게 됩니다. 시장의 규모가 첫 번째 투자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이죠.

미국의 유명한 벤처투자사인 Sequoia Capital의 Bryan Schreier는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만드는 4가지 요소 중 하나로 Market Size를 꼽았고, 그 기준을 최소 10억 달러로 제시하였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시장이라는 것은 기업이 만드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시장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 참여자들이 많다는 것이죠. 시장은 필연적으로 성숙기를 거쳐서 몇 개의 회사만 남아 과점의 형태로 흘러갈 텐데, 살아남을 회사들만 쏙쏙 골라내 투자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아예 불모지를 개척하는 회사에 투자를 해야 한다는 말일까요? 정말 위대한 투자라고 하는 것은 누구나 빠른 성장을 예측할 수 있는 (현재의 전기차 산업 같은) 곳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누구도 느끼지 못했던 필요성을 일깨우며 없던 시장을 만듦으로써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가 문제 해결자가 아닌 문제 의식을 제기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눈앞에 보이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하지 않고 더 먼 미래까지 바라볼 수 있는 사람만이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러한 투자는 '0'이 되기도 쉽습니다. 언젠가는 새로운 일론 머스크와 스티브 잡스가 나타나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내겠지만 이 희박한 확률에 베팅하기는 어렵습니다. 버핏이 애플에 투자하여 상당한 수익을 낸 것처럼 불확실성을 안고 초기에 투자하지 않더라도 꽤 많은 수익을 누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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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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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ist) 증권사 출신 디지털자산 운용 스타트업 CSO (해리킴) 연구원 출신 벤처캐피탈 투자심사역 (S벤처스 투자본부) (A.I) 자산운용사 출신 벤처캐피탈 투자심사역 (S파트너스 투자본부) 동상이몽회관은 창업자와 투자자의 생각을 이어 더 나은 철학을 만드는 공간입니다. 비상장 벤처 씬의 현직자로서 투자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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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ist) 증권사 출신 디지털자산 운용 스타트업 CSO (해리킴) 연구원 출신 벤처캐피탈 투자심사역 (S벤처스 투자본부) (A.I) 자산운용사 출신 벤처캐피탈 투자심사역 (S파트너스 투자본부) 동상이몽회관은 창업자와 투자자의 생각을 이어 더 나은 철학을 만드는 공간입니다. 비상장 벤처 씬의 현직자로서 투자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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