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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리뷰

즐겁지만 허전했다,
긴 시간 경험해 본 갤럭시 Z 플립

byIT동아

IT동아

지난 2월 14일 출시된 갤럭시 Z 플립. 두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좌우로 접는 갤럭시 폴드와 달리 위아래로 접어 쓰기 때문에 뛰어난 휴대성을 갖췄다. 현재도 독특한 외모와 폴더블이라는 미래의 아이콘이라는 부분으로 인해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비록 상대적으로 저렴해도 165만 원이라는 가격은 다소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기자 또한 갤럭시 Z 플립을 2주 가량 사용하면서 장단점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현실적인 요소를 발빠르게 준비해 새로운 시대를 발빠르게 체험할 수 있게 한 삼성의 기술력은 단연 돋보이지만, 이를 어떻게 다듬어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부분은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외모는 단연 '엄지 척!'

갤럭시 Z 플립의 외모는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경험한 주변 지인은 대부분 '화장품 같다'는 평을 내놓았다. 블랙 색상은 상대적으로 심심하지만 빛에 따라 색이 요란하게 변하는 미러 퍼플 색상은 분명 패셔너블한 인상을 준다. 이 스마트폰을 손에 쥐어 쓰고 있으면 주변의 시선이 느껴지며, 심지어 초기에는 '이게 그 접는 스마트폰이냐'며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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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색상은 취향 따라 선택하는 부분이므로 큰 문제는 없다. 무난하게 쓰고 싶다면 미러 블랙, 화려한 요소를 선호한다면 미러 퍼플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여기에서 자신이 금전적 여유가 있을 경우 특별판인 톰 브라운(THOM BROWNE) 에디션을 구매하면 된다.


솔직히 반짝이는 외모는 좋지만 재질 자체는 그렇게 좋다고 볼 수 없다. 유광이기 때문에 지문이나 외부 오염에 취약하며, 잔 흠집이 났을 때 쉽게 눈에 띈다. 본체 일부는 거울을 보는 듯한 재질을, 주변에 금속 재질을 채택했다. 모두 유광이다. 제품에 별도로 보호 케이스를 제공하는데, 붙이면 제법 두꺼워져 사용 여부가 고민될 정도. 별도 케이스를 판매하기도 하니 차라리 그 쪽을 보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시원한 화면비 갖춘 디스플레이, 게임용으로는 글쎄?

닫힌 본체를 활짝 열면 시원한 디스플레이가 반긴다. 6.7인치, 화면비는 무려 약 22:9에 달한다. 아이폰처럼 화면 상단에 노치(U형) 없이 카메라 외 전 영역이 화면이니까 시원한 느낌을 준다. 실제로 영상을 보거나 화면을 열어 보는 즐거움이 크다. 해상도는 제품 가격대에 비하면 조금 아쉽다. 인피니티-오 플렉스(Infinity-O Flex)라고 불리는 이 디스플레이는 2,636 x 1,080 해상도를 제공한다. 울트라와이드 HD라고 부르면 되려나?


그렇다 보니까 게임을 즐길 때의 답답함도 덜하다.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해상도가 QHD+ 이상인 것들이 많다. 그러니까 세로 해상도가 1,440 화소에 가로 해상도를 화면비에 맞춰 길게 늘린 형태다. 해상도에 맞춰 게임을 구동하려면 자연스레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갤럭시 Z 플립은 이보다 낮은 해상도이니 그만큼 부담이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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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스마트폰에 쓰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처리장치)는 스냅드래곤 855+다. 갤럭시 S20 계열이 모두 한 세대 앞선 스냅드래곤 865를 채택한 것과 다르다. 최신이 아니라고 해서 성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상대적으로 아쉬울 뿐, 스냅드래곤 855+의 성능도 충분하다. 게임을 실행하거나 여러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소비하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오히려 문제는 디스플레이에서 나온다. 재질 자체가 약하기 때문에 터치가 잦은 게임에서는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혹여 터치하다 디스플레이에 손톱자국을 남길까 싶어서다. 보호필름을 붙인 상태라면 불안감은 조금 해소된다. 아주 조금. 그래서 리듬게임이 아닌 방치형 게임에 더 주목하게 됐다.


게임을 즐길 때, 발열은 기기 상단에 집중된다. 하단에는 배터리만 놓이게 되고, 상단에 주요 부품이 배치되는 형태이기에 어쩔 수 없다. 한 쪽은 뜨겁고 다른 한 쪽은 의외로 미지근하다. 이 느낌이 참 오묘한 편이다. 게임을 즐겼을 때의 배터리 지속 시간은 용량 대비 무난한 수준이다.

음질은 대실망. 이건 LG 못 따라간다

갤럭시 Z 플립에서 실망한 의외의 포인트는 음질이다. 이 스마트폰은 두께를 위해 3.5mm 스테레오 단자를 과감히 포기했는데, 이에 제품 내에는 타원형인 USB-C 단자를 활용한 이어폰이 제공된다. 삼성이 인수한 하만 그룹의 브랜드인 AKG 로고가 선명하다. 이어폰 음질 자체는 기본 이상이지만 그래도 기본 제공되는 제품 성향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3.5mm 단자를 쓰는 이어폰 연결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를 쓰려면 별도의 변환 단자를 써야 된다.


LG 스마트폰, 그 중에서 하이파이-쿼드댁(Hi-Fi Quad DAC)을 탑재한 제품은 3.5mm 단자를 연결했을 때의 파괴력이 있다. 기능을 활성화하면 스마트폰에서 듣기 어려운 소리를 내준다. 여기에 이어폰 성능도 어느 정도 뒷받침해주면 그 만족감은 더한다. 이는 전용 저손실음원(FLAC)을 듣거나 MP3와 같은 손실음원 모두 해당된다. 심지어 스트리밍까지도 말이다.


반면, 무선을 적극 활용할 요량이라면 의외로 만족감을 준다. 과거 LG 스마트폰은 무선에서 aptX HD를 지원하지만 삼성 스마트폰은 aptX만 지원했었다. 참고로 aptX는 16비트 44.1kHz 대역을 무선 지원하지만 aptX HD는 이보다 더 정교한 24비트, 48kHz 대역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번에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기본 탑재하면서 자연스레 갤럭시 Z 플립에서도 aptX HD를 지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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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유선으로 음원을 제대로 듣는데 초점을 맞추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갤럭시 Z 플립은 아이폰만큼이나 못마땅한 존재다. 대신 무선을 적극 활용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스마트폰은 없을 듯하다. 요즘 음원 장비 흐름은 무선으로 가는 추세이니 어떻게 보면 그에 잘 어울리는 형태다.


카메라를 제외하면 갤럭시 Z 플립은 비교적 중상위급 스마트폰 성능을 고스란히 제공한다. 일부 불안 요소(특히 디스플레이)가 있지만 조금은 해결할 방법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스마트폰을 165만 원 지불하고 손에 쥐었을 때의 만족감이다. 출시 초기이기에 만족스러운 느낌은 있었지만 뒤돌아보면 허전함 또한 만만치 않았다. 폴더블이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굳이 갤럭시 Z 플립을 선택할 필요가 있을까? 그건 아닌 것 같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