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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나는 홍콩에 바다 보러 간다

by클룩 KLOOK

홍콩의 숨은 바다 명소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잔디밭에선 각종 뮤직 페스티벌이 펼쳐지고, 야외 테라스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도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그래. 무더위가 물러가고 어느새 가을이 찾아온 것이다. 이렇게 딱 좋은 가을날을 시기라도 하듯 올해 한파는 10월 말부터 불어 닥친다니, 그전에 이 계절을 충분히 즐겨야 할 듯싶다.

 

그런데, 이 계절을 즐기기도 모자란 이 타이밍에! 나는 요 며칠 푸른 바다를 그리워하고 있다. 특별히 수영을 좋아하지도 않고 태닝에 관심이 있어서도 아니다. 철 지난 뒷북의 연유를 떠올려 보니, 이게 다 지난 홍콩 출장 때문인 것 같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홍콩의 색다른 매력을 느껴버렸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홍콩의 해변가였다.

 

홍콩이 섬이라는 건 모르는 사실이 아니었고, 그러니 홍콩엔 당연히 바닷가가 있을 터였다. 하지만 홍콩 여행 시 해변가를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아마도 나와 같은 사람들이 꽤 많을 테니, 홍콩의 다양한 해변가들을 소개해 보려 한다.

1. 섹오 비치 (Shek O Beach)

나는 홍콩에 바다 보러 간다 나는 홍콩에 바다 보러 간다

: 홍콩 시내에서 30분 정도 가면 도착하는 곳에 섹오 빌리지라는 마을이 있다. 작고 조용한 시골 마을 같은데, 파스텔 톤의 예쁜 건물 색 때문에 사진 찍는 사람들이 꽤 찾는 곳이다. 그 섹오 빌리지를 걸어 조금 더 들어가면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해변가인 섹오 비치가 있다. 수심도 얕고 파도도 높지 않아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이 주를 이룬다.

 

이 곳의 가장 큰 매력은 바베큐장이다. 해변 근처를 살펴보면 바비큐 그릴과 장비를 대여해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장비를 빌려 준비해 간 음식들을 구워 먹으면 된다. 간단한 음료 등은 섹오 빌리지의 마트에서 구매하면 되지만, 구워 먹을 음식과 먹을 것들은 미리 준비를 해 가야 한다. 주말 저녁엔 커다란 아이스박스를 들고 이곳을 찾는 현지 단체 방문객들이 많아 바베큐장을 이용할 수 없을지도 모르니, 조금 서둘러 가는 편이 좋다. 메뉴판에 적혀있는 ‘코리안 스타일’ 이란 건, 테이블을 함께 대여해주느냐 아니냐의 차이다.

 

렌트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편하게 갈 수 있으니 꼭 한 번 가보길 추천한다. 홍콩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 샤우케이완(Shau Kei Wan) 역 A3번 출구 근처의 버스정류장에서 빨간색 2층 버스인 9번 버스를 타면 된다. 이 곳까지 가는 길도 대단히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이니, 기왕이면 2층의 오른쪽 자리에 앉길 추천한다.

2. 빅 웨이브 베이 비치 (Big Wave Bay Beach)

나는 홍콩에 바다 보러 간다 나는 홍콩에 바다 보러 간다

©tripadvisor, droneandslr

: 섹오 비치 근처에 있는 해변이다. 가는 방법도 동일하다.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듯, 이곳은 섹오 비치에 비해 파도가 높고 강하다. 그래서 서핑을 하려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현지 및 외국인 서퍼들에겐 꽤 유명한 곳이다.

 

해변은 그리 크지 않지만, 자연으로 둘러싸인 바닷가에서 서핑을 즐길 수 있단 사실이 매력적이다. 서핑이 처음이라면 개인 강습을 받을 수도 있는데, 꽤 비싼 가격에 비해 전문 강사들이 아니라는 점은 아쉽다. 서핑할 줄 아는 사람들이 아르바이트 식으로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한다. 어차피 서핑이 처음이라면 누구에게 배우든 매한가지 일거니 한 번쯤은 배워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이 곳은 드래곤스 백 하이킹 코스 중 하나로 알려져 있기도 한데, 현재까지 보존되고 있는 선사시대의 바위 조각이 있단 사실이 놀랍다.

3. 리펄스베이 비치 (Repulse Bay B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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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syhongkong

: 한국인 관광객들에게도 그나마 잘 알려진 해변가가 바로 리펄스베이 비치가 아닐까 싶다. 이곳에 가는 방법은 MRT센트럴 역에서 가는 방법과 코즈웨이베이 역에서 가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 센트럴 역 근처라면 6X번 버스를 타면 되고, 코즈웨이 베이에선 40번 버스를 타면 된다. 40번 버스는 마을버스 크기의 미니버스이고 6X버스는 큰 2층 버스다. 리펄스베이 비치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둘 다 1시간 남짓하니 본인이 있는 곳에서 가까운 곳을 선택해서 가면 될 것 같다. 참고로, 일일이 버스요금을 내는 것보단 옥토퍼스 카드를 구매하길 추천한다. 우리나라의 티머니 카드 같은 것인데 편의점 등에서도 사용이 되니 매우 편리하다.

 

리펄스베이는 스탠리 베이와 더불어 홍콩의 부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그래서 대저택들이 많고 비싼 콘도 및 외국인 거주율이 높기도 하다. 이 곳에서 꼭 가봐야 할 곳 중 하나는 바로 ‘더 베란다(The Verandah)’ 다. 영화 색계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더 베란다는 페닌슐라 호텔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인데, 애프터눈 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방문해봐야 할 맛집이다. 그 맛이 대단히 뛰어나다곤 할 수 없지만 홍콩 전통 애프터눈 티의 구성에 충실한 클래식한 맛, 그리고 운치 있는 식당 내부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이다.

4. 스탠리 베이 비치 (Stanley Bay Beach)

나는 홍콩에 바다 보러 간다

: 홍콩 속 작은 유럽 마을이란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해변이다. 리펄스 베이와 함께 홍콩 남부의 휴양지로 손꼽히는 곳으로, 고급 주택이 늘어선 리펄스 베이에 비해선 대중적인 분위기다. 휴가철이면 이곳을 찾는 외국인이 많아 홍콩보단 서양의 어느 해변가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스탠리 베이하면 무조건 가봐야 할 곳은 스탠리 마켓이다. 150여 개의 상점이 모여있는 시장으로 전통 의상과 액세서리, 그림 등 다양한 물건들이 가득하니 기념품을 사기에도 좋다.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머레이 하우스’, 그 뒤에 있는 도쿄 사원인 ‘틴 하우 사원’도 가볼만하다. 머레이 하우스는 원래 1884년 센트럴 지역에 영국군의 병영으로 세워져 있었지만 1991년에 스탠리로 이축된 곳으로 근처에 늘어선 야자수가 이국적인 풍취를 자아낸다. 틴 하우 사원의 내부에는 일본군의 공습에서 사원을 지켜주었다는 호랑이 가죽이 걸려있다. 사원에서 삶의 안녕을 비는 현지인들을 관찰하며 그들의 생활 속에 스며들어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듯싶다.

필자 김정훈

연애만 한 여행이 있으리. 연애&여행 칼럼니스트, tvN 드라마 <미생>, OCN <동네의 영웅> 보조작가, 책 <요즘 남자, 요즘 연애>, <연애전과>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