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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정글북' 파헤치기
사람을 향하는 CG 정글

by맥스무비

디즈니가 발표한 실사 영화 라인업의 스타트 테이프는 6월에 찾아온 <정글북>이 야심차게 끊었다. 100% CG를 사용해 만든 이 영화가 만드는 정서적 파동은 어느 광고의 카피처럼 ‘사람을 향하는’ 기술력에 대한 경탄으로 이어진다. 아는 만큼, 일렁이며 보게 될 것이다. 

'정글북' 파헤치기 사람을 향하는 C

21세기에 되살아난 19세기 이야기

1894년 발간된 러디어드 키플링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정글북>은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 영화에 영감을 받아 완전히 독창적인 접근 방식으로 다시 태어났다. 존 파브로 감독은 “실사 영화이기에, 보다 강렬한 톤으로 키플링의 원작이 가진 신화적인 특성을 받아들였다. 그러면서도 1967년 판 애니메이션에서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것들을 위해 약간의 여지를 남겨두면서 디즈니만의(Disneyesque) 매력적인 면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는 관객에게 감정적인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캐릭터에게 공감할 수 없다면 아무리 화려해도 스펙터클 자체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모든 이야기는 인간미와 감정, 캐릭터 개발이 필요하다. 물론 유머를 포함해서. 제작비를 배신하지 않는 결과물을 보여줘야 하는 거다. <정글북>에는 관객이 ‘모글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를 궁금해 하면서 긴장감에 주먹을 꼭 쥐게 되는 순간이 분명히 있다”고 전했다.

'정글북' 파헤치기 사람을 향하는 C

‘진짜’ 세상

제작진은 실제 정글에 CG를 덧붙이는 대신 디지털 정글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인도의 정글에서 나뭇잎을 가져와 특정 색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특정 요소를 과장시키면, 정글의 규모가 더 커 보인다는 점을 활용했다. 

 

인도 방갈로르에 있는 MPC 아티스트들은 실제 정글에서 찍은 10만 장의 사진으로 디테일이 살아있는 방대한 라이브러리를 만들었다. 시각효과 수퍼바이저 아담 발데즈는 “관객은 손을 뻗으면 만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매 장면, 모든 식물의 디테일이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들어졌다. 갈라지고 부서진 수천 장의 나뭇잎, 정글을 가로지르며 자라난 덩굴까지도 말이다. 물살이 빠른 강, 산사태로 흘러내리는 진흙더미, 바람에 흩날리는 풀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러닝 타임의 80%를 차지하는 이 정글은 영화사상 가장 큰 인공의 신세계라고 할 수 있다. 

 

<정글북>에는 여러 개의 다른 환경이 있다. 스토리는 관객을 모험의 여정으로 이끌고, 그 과정에서 관객은 모글리가 자라난 늑대굴을 떠나 비단뱀 카아가 살고 있는 어둡고 깊은 정글로, 그리고 애니메이션 <정글북>을 연상시키는 발루의 컬러풀한 세상으로 이끌린다. 인도의 실제 사원에서 영감을 받은 루이의 사원은 모글리가 사람이 만든 구조물을 처음 만나게 되는 장소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글래스는 “이 장면은 영화에서 아주 중요하다. 모글리가 바위에 새겨진 부조 이미지로 인간의 모습을 처음 보게 되는 등 여러 층위의 상징이 있다”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정글북' 파헤치기 사람을 향하는 C

유일한 인간, 모글리의 액션

<정글북>으로 데뷔하는 신인이자 아역 배우인 닐 세티는 유일한 인간 캐릭터 모글리를 연기했다. 열 두 살 닐 세티는 전 세계에서 치러진 치열한 오디션 끝에 수천 명의 후보들을 제치고 선택됐다. 

 

디자이너들은 CG로 만들어진 환경과 합성될 장면에 필요한 부분을 세트로 구현했다. 존 파브로 감독은 “이렇게 광범위하게 세트를 만들어 본 건 처음이다. 우리는 모니터를 보면서 촬영하는 모든 장면과 샷이, 이미 만들어져 있는 가상의 세트와 환경에 얼마나 완벽하게 잘 어울리는지를 확인했다. 원근감을 가지고 카메라를 움직였으며, 세트에는 없지만 화면상으로는 배경에 있게 될 모든 산과 나무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세트 중 어느 부분을 실제로 만들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이었는데 이를 위해 모션 캡처를 활용했다. 덕분에 모글리가 어느 부분에 발을 딛게 될지, 무엇을 건드리고 손을 대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모션 캡처는 실사 촬영용 세트를 만드는 핵심이었다. 

 

<정글북>의 아이콘과도 같은, 곰 발루와 모글리가 함께 강을 떠내려가는 장면을 위해 제작진은 물의 흐름을 만드는 제트와 물을 뿜어내는 탱크를 갖춘 두 개의 수조 세트를 만들었다. 둘 중 더 큰 수조 세트는 물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거대한 제트를 가지고 있었다. 

 

각 세트는 해당 장면에 나중에 더해질 동물 캐릭터들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크리스토퍼 글래스는 “CG 동물 캐릭터들이 있을 위치를 인식하고 있어야 했다. 예를 들어 발루가 걸어가는 곳에 나무를 두게 되면, 발루와 나무의 상호작용을 카메라가 찍을 수 없어 문제가 되니까. 반면에 모글리 주변에는 최대한 많은 것들을 배치해두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면 모글리가 주변 환경과 나누는 상호작용을 풍부하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치밀하게 고민했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정글북' 파헤치기 사람을 향하는 C
'정글북' 파헤치기 사람을 향하는 C

정글의 소리

애니메이션 버전은 확실한 뮤지컬 코미디 장르지만 <정글북>은 장편 서사 모험영화다. 하지만 제작진 모두 애니메이션의 음악을 완전히 배제하는 건 옳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래서 실사 버전 <정글북>에도 강력한 음악이 필요했다. 베테랑 작곡가 존 데브니는 디즈니 가족의 일부였던 자신의 경험과 유수 영화제의 음악상 수상에 빛나는 감성을 <정글북>에 불어넣었다.

 

존 데브니의 아버지 루이스 데브니는 월트 디즈니가 1930년대 중반 직접 채용했던 프로듀서다. 수십 년이 지난 후 아들 존 데브니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2004)부터 <아이언맨 2>(2010)까지 다양한 영화들의 음악을 만드는 뛰어난 영화 음악 작곡가가 됐다. 존 데브니에 따르면 처음 계획은 1967년 애니메이션 스코어의 향취가 묻어나는 고전 음악을 만드는 것이었다. 존 데브니는 “존 파브로 감독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음악을 원했고 나도 수긍했다. 내 음악의 출발지도 거기였으니까. 풍부하고 아름다운 ‘디즈니스러운’ 음악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했다.

 

무시무시한 호랑이 쉬어칸이 항상 근처에 숨어서 도사리고 있는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낮은 금관악기와 현악기를 사용해 쉬어칸의 테마를 만들었다. 흑표범 바기라는 그만의 테마는 없지만 프렌치 호른과 현악기가 만들어내는 위풍당당한 소리로 표현된다.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 연기에서 부분적으로 영감을 얻은 카아의 음악은 뱀 같은 소리와 함께 어두운 분위기를 풍긴다. 원숭이 왕 루이의 사운드에는 저음의 퍼커션(타악기)과, 베이스 마림바, 바람 소리와 콘트라베이스 바순이 쓰였다. 그리고 곰 발루는 재미있는 뉴올리언즈 스타일의 소리로 표현됐다. 즐겁게 뛰어놀고 감정적인 발루에게 변덕스러운 현악기와 베이스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정글북' 파헤치기 사람을 향하는 C
'정글북' 파헤치기 사람을 향하는 C

모글리

모글리는 갓난아기일 때 정글에 버려진 인간이다. 흑표범 바기라가 홀로 남겨진 모글리를 발견하고 늑대 무리로 데려왔고, 늑대들이 제 새끼로 거두어 키우게 된다. 정글 속 유일한 인간인 모글리는 동물들 사이에서 자라게 되고, 자신이 정글의 일원이 아니라는 의심은 한순간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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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세티 Neel Sethi

"영화를 찍으면 다른 배우들과 함께 연기할 줄 알았는데 늘 혼자 했다. 하지만 너무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인형들과 연기했는데 오버하지 않고 일상처럼 편안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감독님이 캐스팅 때부터 상상력이 좋아야 한다고 조언해주셔서 동물들이 진짜 있다고 상상하면서 연기했다."

발루

자유로운 영혼의 곰. 모글리가 정글에서 추방된 후 만나게 되는데 발루의 보헤미안 스타일이 모글리를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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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기라

정글에 버려진 아기 모글리를 구해준 매끈한 흑표범. 모글리의 멘토로 모글리가 정글의 법칙을 충실하게 따르도록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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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킹슬리 Ben Kingsley

“배우는 캐릭터에 들어갈 수 있는 고리를 찾아야 한다. 나는 바기라가 군인이라면 아마 대령일 거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바기라가 어떤 캐릭터인지 관객이 바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락샤

사랑이 많고 자식들을 보호하려는 모성본능도 강한 어머니 늑대. 아기 때부터 제 자식으로 거두어 기른 인간의 아이 모글리를 포함해 새끼 전부를 깊이 아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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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타 뇽오 Lupita Nyong'o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늑대에 대해 공부하는 과정이 즐거웠다. 늑대들에게는 서열과 위계가 있어서 다른 늑대 새끼들과 어울리려 노력하는 모글리만의 어려움이 있지만, 락샤가 관여하는 한 모글리는 무리의 일원이다.”

아킬라

늑대 무리를 책임지고 있는 굳세고 강인한 수컷 늑대. 질서를 유지하고 정글의 법을 집행하는 자신감 있는 리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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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Giancarlo Esposito

“아킬라는 늑대 무리의 힘은 늑대 각각의 강인함에서 나온다고 믿는 용맹한 족장이다. 늑대들이 함께 뭉치면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나 역시 위대한 리더이자 현명한 선생인 아킬라처럼 되고 싶다.”

쉬어칸

인간을 공격하다 입은 상처 때문에 인간에게 강한 증오심을 품게 된 호랑이. 정글 속 유일한 인간인 모글리에게 복수의 기회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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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리스 엘바 Idris Elba

“존 파브로 감독이 쉬어칸의 표정과 움직임을 보여줬을 때 “이거 진짜 호랑이예요?”라고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믿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기술이다.”

카아

매혹적인 목소리와 최면을 거는 듯한 눈빛을 이용해 모글리를 황홀하게 만드는 거대한 비단뱀. 정글에 홀로 있는 모글리를 발견하고 눈독을 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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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요한슨 Scarlett Johansson

“배우는 신체와 목소리라는 다른 종류의 도구를 지니고 있다. 그 중 하나에 집중하게 되면

자신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무척 예민하게 느끼게 된다. 더 깊이 파고들어서 신나게 연기할 수 있는 방법이다.”

킹 루이

제 멋대로 사는 야생 원숭이 무리 반다로그족의 왕. 거대한 몸집과 뛰어난 능력을 가진 루이는 가공할 만한 위력을 가졌지만, 인간의 치명적인 무기인 붉은 꽃(불)의 비밀을 알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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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워큰 Christopher Walken

“육중한 루이를 연기한 것은 재미있었다. 영장류에 속하는 루이를 스크린으로 구현할 때 내 얼굴의 디테일을 부분적으로 사용했다고 들었다.”

 

글 정서희 | 사진제공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