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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NC는 왜 '무명' 이동욱 감독을 선택했을까

by엠스플뉴스

NC, 선수 시절 '무명' 이동욱 코치 감독으로 발탁

메이저리그식 구단 운영 목표, 소통 능력과 데이터 이해도에 주목

지도력과 열린 사고 갖춘 NC가 원하는 지도자상

성적 부담, 지역 정서, 짧은 계약기간 극복해야

NC는 왜 '무명' 이동욱 감독을 선

이동욱 감독이 코치 시절 내야수 박민우와 대화하는 장면(사진=엠스플뉴스)

프로 통산 7시즌 143경기 타율 2할2푼1리 5홈런 26타점. NC 다이노스 신임 이동욱 감독이 현역 시절 남긴 성적이다.


선수 시절 성적만 놓고 보면 스타 플레이어와는 거리가 멀다. 동아대 시절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고, 입단 때도 억대(1억 3천만 원) 계약금을 받았지만 정작 롯데 자이언츠 입단 뒤엔 무릎 부상으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야구팬들이 들으면 바로 ‘아!’하고 알 만한 이름과는 거리가 있다.


NC는 2012년 창단 때부터 거물급 사령탑 김경문 감독이 지휘한 팀이다. 전임 김 감독의 이름값에 비하면 신임 이 감독은 ‘무명’에 가깝게 보이는 게 사실이다. 과연 NC는 이동욱 감독의 무엇을 보고 사령탑으로 낙점했을까.

현장과 구단 역할 나눈 NC, 이동욱 감독의 소통 능력에 주목했다

NC는 왜 '무명' 이동욱 감독을 선

경기를 지켜보는 이동욱 신임 감독(사진=엠스플뉴스)

NC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동욱 감독 선임은 NC가 추구하는 구단 운영 방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전했다.


NC는 새 구장으로 이전하는 2019시즌을 제 2의 도약기로 보고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구단 조직 구성부터 싹 바꿨다. 단장 중심으로 권한이 집중되는 메이저리그식 구단 조직이다.


특히 NC의 새 구단 조직에선 현장과 구단의 권한을 확실하게 분리한 게 눈에 띈다. 현장 입김이 작용하기 쉬운 육성, 트레이닝 파트를 단장 직속으로 뒀다. 스카우트팀장 자리는 통계 분석 전문가인 데이터 팀장이 겸임하게 했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 빛을 발한 최신 분석 기법을 선수 스카우트에도 활용하려는 구상이다.


이런 시스템 아래선 과거 유명 감독들이 그랬듯이 감독에게 제왕적 권력이 주어지기 어렵다. 선수 스카우트부터 육성, 트레이닝을 구단이 책임지게 된다. 현장 감독은 주어진 선수단을 데리고 훈련과 경기 운영에 전념하는 시스템이다. 메이저리그 대부분의 구단이 이렇게 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가 도입한 모델이다.


NC의 조직 개편으로 구단과 현장 간의 소통이 더 중요해졌다. 구단이 추구하는 방향에 현장이 보조를 맞춰야 원활하게 결과를 낼 수 있다. 영화 [머니볼]에선 단장이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영입한 선수를 현장이 기용하지 않으면서 생기는 충돌이 서사의 한 축을 이룬다. 최근 국내 구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다른 구단보다 진보적 분석 기법에 우위를 가진 NC는 구단과 원활하게 소통하면서 최신 야구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호했다. 또 선수단과도 매끄럽게 소통하면서 역동적인 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했다.

“NC가 원하는 지도자상” 짧은 계약기간과 성적 부담은 숙제

NC는 왜 '무명' 이동욱 감독을 선

이동욱 감독은 선수들과 소통 능력이 뛰어난 지도자다(사진=NC)

NC는 이런 기준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새 감독 선정 작업을 진행했다. 초기엔 외국인 감독 카드도 염두에 뒀다. 제리 로이스터, 마크 맥과이어 등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유명인사를 후보로 검토했다. 또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젊은 지도자도 바로 사령탑에 앉히기보단 코치로 경험 쌓는 기간을 두기로 했다.


구단 내부와 외부를 두루 살핀 끝에 NC가 최적임자로 선택한 카드가 바로 이동욱 수비코치였다. NC 창단 때부터 함께한 신임 이 감독은 여러모로 NC가 원하는 지도자상에 잘 부합했다. 2011년 창단 첫 캠프 때부터 선수들과 함께 호흡해, 누구보다 NC 선수들을 잘 알고 온갖 희로애락을 함께 나눴다.


선수 지도력도 호평을 받는다. 기술 훈련에도 뛰어나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분석 기법과 코칭 방식을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실제로 적용하려는 지도자다. NC 관계자는 “팀 내에서 분석 자료를 가장 열심히 살펴보는 코치”라고 평가했다. 자기 것을 고집하지 않고 열린 사고방식을 가졌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른 구단의 한 코치는 “이동욱 감독은 내가 아는 최고의 코치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지도자”라며 “역시 NC다운 선택을 한 것 같다. 지금의 야구가 요구하는 흐름에 잘 부합하는 선택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물론 신임 이 감독이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NC는 2018시즌 창단 첫 최하위에 그쳤다. 새 구장으로 이전하는 내년 시즌 관중 동원을 하려면 성적 반등이 필요하다. 스타 출신을 선호하는 지역 정서에서 무명에 가까운 이 코치로선 빠른 시간 내에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따를 수 있다.


계약기간이 2년 밖에 주어지지 않은 것도 넘어야 할 산이다. 3년 이상 계약이 주를 이루는 최근 흐름에서 2년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기엔 다소 부족한 시간이다. 조직은 개편했지만 기존 수뇌부는 그대로인 NC가 과연 메이저리그식 야구를 할 실력을 갖췄는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신임 이 감독은 “새로운 도전과 과감한 시도를 해온 것이 우리 다이노스 야구의 특징이었다. 선수들과 마음을 열고 다시 시작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NC다운 선택, NC이기에 가능한 이동욱 감독 체제가 2019시즌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해 보자.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