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 분양 받았는데…”변기 물조차 안 내려가네요”

[자동차]by 머니그라운드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30대 A 씨는 2018년 5월에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임대주택에 입주했다. 그러나 그는 3년 동안 살면서 2번이나 ‘물난리’를 겪었다며 고초를 털어놨다. 작년 8월 장마 기간에 천장에서 갑자기 물방울이 떨어져서 SH공사로부터 50일 만에 보수 공사를 받았지만, 올해 5월에 같은 현상이 또다시 발생한 것이다. 이번에도 2달간의 대공사로 누수를 막았지만, 언제 또 물이 샐지 모른다며 불안감을 표했다.

불편함 호소하는 입주민多

천장 누수·벽 곰팡이 등

SH공사,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 주최로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 사업에서 입주자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LH의 상담 콜센터에는 공공임대주택에서 발생한 하자에 대한 보수 관련 전화가 매일 수십 통씩 오는 상황이다. 임대주택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신축 아파트인데 변기 물이 안 내려간다는 등의 불편함을 털어놓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LH가 시행하는 공공임대주택 사업은 행복주택, 전세임대주택, 매입임대주택 등이 있다. 소득과 경제력이 낮은 청년들이나 무주택자인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며,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을 제공한다. 이는 신혼부부와 같은 초년생에게 안정된 주거공간을 마련해준다는 취지에 시행되는 사업이지만, 의도가 무색해질 정도로 결함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영구임대아파트인 대구 동구의 안심주공아파트 1단지에 사는 주민들도 끊임없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입주민 B 씨는 천장 누수 문제에 대해 4년 내내 관리사무소에 해결을 요청했지만, LH는 합판만 몇 장 교체해주는 데 그쳤다. 


누수의 근원적인 문제는 지붕 위에 있는 통풍시설 때문이었지만, 교체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수리해주지 않았다. B 씨는 장마철마다 집에 있는 것이 두렵다고 하소연했다. 같은 층에 거주하는 C 씨는 안방 천장과 벽, 베란다에 곰팡이가 피어 있는 상황이다.

보수 공사 시행 오래 걸려

책임 소재 희미해져

2019년에 LH 임대주택에 12099가구가 입주했는데, 1년간 총 3489건의 하자가 발생했다. 이 중 벽면 균열이 140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오배수관 고장, 도배 불량, 변기와 같은 위생기구의 결함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민간 건설사들이 주택 설계 특화, 커뮤니티 시설 마련 등으로 아파트 고급화에 힘쓸 때, LH는 품질 개선에 거의 신경 쓰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공공임대주택에 하자가 발생해도 이에 대한 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LH와 SH공사가 임대주택에 대한 민원을 받기는 하지만, 실질적인 보수는 시공사가 진행한다. 그러므로 민원 접수로부터 실제 보수 공사 시행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이 과정에서 책임 소재가 불명확해진다. 민간 아파트의 경우, 입주 초기에는 시공사가 보수 부서를 따로 마련해 단지에 상주하도록 하여 빠른 피드백이 가능하다.

2017년에서 2019년까지 SH공사 임대주택의 97개 단지에서 4584건에 달하는 외벽 균열(0.3㎜ 이상)이 발견됐다. 그러나 보수 공사가 이뤄진 경우는 613건에 불과해 약 86%의 균열 건수는 방치됐다. SH공사 장기전세주택에 거주 중인 D 씨는 천장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새서 입주지원센터에 문의했지만, 인근 SH공사 센터에 말하라는 답변만 들었다. 정작 SH공사 센터는 온종일 전화를 받지 않아 D 씨는 전전긍긍하기만 했다.

올해 25건의 지적사항 발견

SH공사가 관리 소홀히 해

올해 5월 서울시가 시행한 SH공사가 운영하는 임대주택에 대한 감사에서, 25건의 문제점이 밝혀지기도 했다. 우선 3년간 169개의 단지에서 발생한 9억 7400만 원의 잡수입을 공동 관리비로 차감하지 않았다. 게다가 일부 단지는 약 146만 원을 국회의원과의 식사에 쓰거나, 지역 의원이 방문했을 때 식대로 집행하는 등 부적절하게 썼다.


또한, SH공사는 임대료를 10~30개월 동안 장기체납하거나 분할 납부하지 않은 단지에 대해서도 아무 규제를 가하지 않았다. 서울시의 조사 결과 기준가액을 초과한 차량이 52대나 임대주택에 등록돼 있었지만, SH공사는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 정밀안전점검에서 발견된 결함에도 사후조치를 소홀하게 진행한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중소기업에서 의무적 구매

저렴하고 질↓

LH나 SH공사도 공공임대주택의 품질이 민간 건설사가 지은 곳보다 떨어진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공사들도 이에 대한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실정이다. ‘중소기업 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에 의해 공공기관은 임대주택 공사를 발주할 때 타일, 문, 승강기 등을 중소기업으로부터 입수해야 한다. 그러므로 LH와 같은 공공기관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질이 떨어지는 자재를 사들여 시공사에 공급할 수밖에 없다.


또한, 민간 건설사는 주택을 공들여 건설해서 부실시공 논란을 피하려 하지만, 공공기관은 품질 개선보단 공급 확대에 치중하고 있다. SH공사 측은 소규모 임대주택에 대한 사업비에 내부적인 한도가 있어서 품질 개선에 즉각적인 투입이 어렵다고 밝혔다. LH 측은 입주자가 직접 보수 점검에 참여하는 방식의 품질 관리 및 개선에 힘쓰겠다고 했다.

공공임대주택의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공급 정책이 원활하게 일어나는 데에 추진력이 붙지 않고 있다. 실제로 SH공사가 운영하는 임대주택 12012가구 중 6557가구가 비어 있는 상황이다. 주택 수요자들은 공공임대주택의 부실시공으로 인해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확실한 규제와 시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1.08.1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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