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의 무대 뒤 모습

3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슬럼프를 극복해왔다는 악동뮤지션의 멤버, 이수현 / 연합뉴스

십년 전 SBS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던 <K팝스타 시즌2>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데뷔한 친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이 오랜만에 새 앨범과 함께 대중들을 만나고 있다.

그들의 네 번째 싱글 ‘Love Lee’는 사랑스럽다는 ‘Lovely’와 발음이 같으면서 멤버 이찬혁, 이수현의 성인 ‘Lee’를 따서 새롭게 만든 단어로, 사랑스러운 악동뮤지션을 의미한다.

그간 오랜 시간 실험적인 곡들로 대중들을 만나왔던 탓에 오랜만에 재기발랄하고 사랑스러운 곡인 ‘Love Lee’에 팬들은 더 반가움을 표현했다. 데뷔곡인 ‘200%’와 비슷한 분위기의 노래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악동뮤지션이 오랜만에 초심으로 돌아간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동생인 이수현이 겪어온 슬럼프를 오빠인 이찬혁이 이해해준 것이다. 즉, 이번 곡은 이찬혁이 그간 힘든 시기를 보냈던 이수현을 위해 만든 곡이기도 하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이수현은 “이번 앨범의 직전 곡이 ’낙하‘였다. 오빠가 실험적인 곡을 가져오면 해석을 해야 하는 것은 저인데 오빠만큼 깊이 이해하지 못하겠다. 다음에는 가볍고 즐겁게 부르는 노래가 아니면 안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찬혁은 이러한 동생의 마음을 이해하고, 적극 반영하여 이번 곡을 만들게 된 것이다. 컴백 기자간담회에서 “수현이가 음악에 대해 고민이 많아진 이유가 내가 음악을 너무 어렵게 밀고 나갔나 싶은 생각을 늦게 깨달았고, 수현이의 슬럼프에 내 책임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수현은 작년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14세라는 너무 어린 나이부터 연예계 생활을 한 것에 대한 어려움을 고백한 바 있다.

일명 ‘몰카’라고 하는 본인의 동의 없는 촬영을 너무 많이 당하면서 밖에서 사진 찍는 것 자체에 대해 거부감이 생겼다고 했다.

이 때문에 밖에서 자신을 알아보고 사진을 찍어달라는 사람들을 거절할 때가 많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별개로 “사인은 대부분 다 해드린다.”고 덧붙였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고프지 않아도 계속 음식을 먹게 되었다고 말하며 폭식증을 고백하기도 했다.

JTBC '뉴스룸' 방송 캡처

악동뮤지션은 최근 JTBC <뉴스룸>에도 출연하여 이수현 본인이 직접 “2년 전엔 은퇴를 생각할 정도로 슬럼프가 왔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즐거운 노래로 동생이 음악에 대한 즐거움을 되찾았으면 했던 오빠의 진심이 닿아 지금은 슬럼프를 극복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이수현은 자신의 SNS에 다음과 같은 장문의 글을 게시하며 대중들에게 자신의 슬럼프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3년 정도 된 것 같네요.

저에게는 많이 길었던, 흐르지 않던 시간들을 이제는 살아야겠다고 다짐했고 다시 살아가고 싶었어요.

(중략)

늘 밝게 웃으며 신나게 노래하는 저의 모습을 사랑해 주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지금의 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고, 들키고 싶지 않아

집 밖에도 잘 나가지 않아서 제 시간은 오랫동안 안에서 고여 있었어요.

(중략)

그런데 제가 생각한 것보다 저는 훨씬 더 많이 사랑받는 사람이더군요.

수많은 걱정과 위로와 응원의 글들을 보면서 (중략) 스스로를 더 사랑하고 보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중략)

러브리는 저의 멈춘 시간을 움직이게 해줬고, 이제 막 다시 흘러가기 시작했어요.

괜찮다면, 여러분들이 보내주시는 애정 가득한 응원 속에서 더 열심히 한 발 한 발 올라가고 싶어요.’

현재 악동뮤지션은 ‘Love Lee’ 활동은 마무리하고, KBS에서 뮤직 토크쇼 <더 시즌즈-악뮤의 오날오밤>의 진행을 맡아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