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잘못 아니다?' 바다 기름 유출 후 자국민 분노케 만든 한마디
7월 25일 또 역사에 남을만한 대재앙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인도양 남부의 섬나라 모리셔스 해역에서 일본 화물선이 좌초한 것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1천 톤 정도의 기름이 유출되며 에메랄드빛 모리셔스는 검은빛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리고 3주 후 이 화물선은 완전히 두 동강나며 2차로 기름이 한 번 더 유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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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고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이 시점에 모리셔스 해변에서는 돌고래가 떼죽음 당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돌고래 사체는 40 마리였는데요. 이보다 더 많은 돌고래 및 해양 생물들이 죽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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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죽은 아기 돌고래 주변을 떠도는 엄마 돌고래의 영상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영상을 제공하고 있는 드론 운영자 및 환경 운동가 루벤 필레이는 드론을 통해 돌고래 두 마리의 이상 행동을 포착했고, 이를 주민에게 알려 이 돌고래의 상태를 체크하도록 했는데요. 이미 아기 돌고래는 죽은 상태로 물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고, 엄마 돌고래는 이를 떠나지 못해 아기 돌고래의 주변만 돌아다니다 결국 죽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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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돌고래들을 목격한 어부는 엄마 돌고래가 숨지기 직전 매우 격렬하게 꼬리를 움직였다고 하는데요. 5분 후 이 엄마 돌고래도 스스로 가라앉았다고 합니다. 이때 어부는 우는소리를 들었다고 하는데요. 배 위에 있는 여성이 내는 소리인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돌고래가 숨지기 전 마지막으로 낸 소리였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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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리셔스 수산부에서는 '돌고래의 떼죽음과 일본 선박의 좌초는 연관성이 없다'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습니다. 수산부에서는 지금까지 죽은 돌고래 중 두 마리를 부검했다고 하는데요. 호흡기관 등에서 탄화수소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며 일본 선박 기름 유출 사고와의 연관성을 부인한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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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환경 운동가들은 정부의 말을 반박했습니다. 환경 전문가 수닐 도르와카싱은 돌고래의 떼죽음이 기름 때문이거나 선박의 유독성 물질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돌고래들이 물고기 떼를 쫓아왔다가 기름으로 뒤덮인 해수면 때문에 길을 잃어 바닷가로 헤엄쳐왔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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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의 떼죽음, 그리고 모리셔스 정부의 발표에 모리셔스 국민들은 분노했습니다. 그리고 인구 130만 명의 나라에서 무려 7만 5천여 명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고 합니다. 이는 인구 100명 당 5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40년 만에 가장 큰 시위였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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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천국이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바다를 자랑하던 모리셔스. 이제는 돌고래들의 지옥이 되었는데요. 이미 일어난 사고이지만 하루 빨리 모든 수단을 동원한 수습으로 피해를 최소화 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