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여름가을겨울 드러머 전태관, 신장암 투병 끝에 별세

서울신문

사진은 고 전태관씨가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데뷔 25주년을 맞아 2010년 11월 14일 일본 도쿄의 아사카사 브리츠에서 첫 일본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2010.11.15 연합뉴스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 전태관씨가 지난 6년간 암 투병 끝에 지난 27일 세상을 떠났다. 56세.


같은 밴드에서 활동했던 동료 김종진씨는 28일 “여러분께 가슴 아픈 소식을 알려드린다. 지난 27일 밤, 드러머 전태관군이 세상을 떠났다”면서 “전태관군은 6년간 신장암 투병을 이어왔습니다만 오랜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고인은 2012년 신장암으로 한쪽 신장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이후 암세포가 다른 곳으로 전이돼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 4월에는 부인이 암 투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슬하에는 딸 한 명을 뒀다.


1962년생인 고인은 1986년 고 김현식씨가 결성한 밴드인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이듬해 밴드가 해체된 뒤 ‘조용필과 위대한탄생’에서 객원 세션(퍼커션)으로 활동하다가 1988년 봄여름가을겨울 정규 1집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로 정식 데뷔했다.


특히 2002년 발표한 7집 ‘브라보, 마이 라이프!’(Bravo, My Life!)는 ‘밴드는 10년을 넘기 어렵다’는 징크스를 깨고 외환위기 후유증을 겪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도 했다.


김종진씨는 “고인은 생전에 드러머로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영예를 누렸다”면서 “연주곡 ‘항상 기뻐하는 사람들’로 혜성같이 나타나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어떤 이의 꿈’,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아웃사이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 팬들의 가슴을 울리는 명곡들을 차트에 남겼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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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고 전태관(왼쪽)씨와 김종진씨가 지난 1월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제27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2018.1.25 연합뉴스

지난 1월 ‘제27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에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자로 무대에 올랐던 게 고인의 공식 석상에서의 사실상 마지막 모습이 됐다. 최근 김종진씨는 봄여름가을겨울 데뷔 30주년 헌정 음반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을 내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배우 황정민씨와 가수 오혁, 윤도현, 십센치, 윤종신, 데이식스, 대니정, 이루마, 장기하, 어반자카파 등이 참여했다.


김종진씨는 “전태관군의 이름 앞에 붙었던 수식어는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Pride of K-Pop)이었으며 여기에 과장은 없었다”면서 “음악인으로서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인품을 겸비한 전태관군은 한국음악 역사상 뮤지션과 대중으로부터 동시에 가장 큰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드러머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태관군은 이제 천국의 자리에도 위로와 기쁨을 나눠주기 위해 세상을 떠났다. 그는 여기에 없으나 그가 남긴 음악과 기억은 우리에게 오래도록 위로를 줄 것”이라고 추모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 9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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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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