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의 고향’ 남극 아니다 2200만 년전 탄생지는 호주

[서울신문 나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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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에 서식하는 새끼 황제펭귄들(사진=123rf.com)

남극을 대표하는 동물인 펭귄의 ‘진짜 고향’은 남극이 아닌 호주와 뉴질랜드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칠레와 브라질, 스페인 등 공동 연구진은 18종의 각기 다른 펭귄 종에게서 채취한 게놈 시퀀스(배열) 22개를 분석해 펭귄의 진화 과정을 되짚어봤다. 그 결과 약 2190만 년 전 기온이 온화한 해안지대인 뉴질랜드와 호주 일대에서 펭귄이 처음 출현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펭귄이 처음 나타난 시기는 2600만~700만 년 전에 해당하는 마이오세(중신세)이며, 최초의 서식지는 뉴질랜드와 호주 일대였지만 이후 차츰 남극반도의 추운 지역으로 서식지를 확대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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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에 서식하는 남부바위뛰기펭귄(사진=123rf.com)

펭귄이 뉴질랜드와 호주 해안에서 추운 남극반도로 서식지를 확대한 원인은 기후변화와 풍부한 먹이 등으로 추측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당시 일부 펭귄 종들은 점차 높아지는 수온을 피해 추운 지역인 남극반도로 서식지를 넓혔다. 1160만 년 전이 되어서야 현재의 황제펭귄들은 남미 대륙과 남극 대륙을 잇는 바닷길인 드레이크 해협을 이용해 남극으로 서식지를 확장했다.


연구진은 또 펭귄들이 서식지를 이동하며 혈관과 산소 대사의 능력을 키워 심혈관 기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심혈관 기관의 강화는 차가운 물에 다이빙하거나 체온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를 이끈 칠레 폰티피셜 카톨릭대학의 줄리아나 비안나 박사는 “약 2190만 년 전 펭귄은 호주와 뉴질랜드 해안 일대에 처음 등장했고, 약 1000만 년이 지나서야 남극으로 서식지를 옮겼다. 유전자 변화를 추적한 결과, 펭귄의 진화는 체온조절과 삼투압조절, 다이빙 능력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러한 진화는 펭귄이 다양한 수온의 서식지에서 번식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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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 서식하는 노란눈펭귄(사진=123rf.com)

이번 연구결과는 펭귄이 평균수온 9℃의 호주와 뉴질랜드 바다부터, 26℃의 갈라파고스섬, 영하의 남극바다 등 다양한 지역에서 서식할 수 있게 됐는지를 파헤치는데 중요한 단서로 평가된다.


다만 펭귄이 이러한 기후변화에 적응하기까지는 수백만 년이 걸렸으며, 현재의 기후변화 속도는 지나치게 빠르기 때문에 펭귄이 적응하기 이전에 멸종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현재 남극에 서식하는 황제펭귄과 아델리펭귄은 녹아내리는 빙하를 피해 서식지를 계속 옮기고 있지만, 펭귄들이 적응을 끝내기 전 서식지가 모두 파괴될 수 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17일자)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2020.08.2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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