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달 위에서 골프 친 우주인…공은 얼마나 날아갔을까?

서울신문

1971년 달에서 골프치는 앨런 셰퍼드의 모습

지난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하며 인류는 우주에 새로운 발자국을 내딛었다. 달에 첫 발을 내딛은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은 이렇게 우주 역사에 새로운 장을 장식했지만 다소 재미있는 '최초 타이틀'을 거머쥔 사람도 있었다.


만화같은 이야기지만 그로부터 2년 후인 1971년 달 위에서 골프를 친 우주비행사도 있었던 것. 아폴로14호 선장이었던 앨런 셰퍼드(1988년 작고)는 1971년 1월 31일 지구를 출발해 2월 5일 달에 착륙했다. 그리고 다음날 그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허락을 받아 들고간 아이언 헤드(6번)를 월석 채취용 기구에 연결해 골프공 2개를 날렸다. 말 그대로 진짜 달 밤에 골프 스윙을 한 셈. 당시 몇차례의 스윙 끝에 그는 골프공 2개를 쳤고 그중 1개를 제대로 치면서 “마일스, 마일스, 마일스”(miles and miles and miles)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이에 과연 지구 중력의 6분의 1인 달에서 친 골프공이 얼마나 날아갔을까라는 궁금증이 제기됐고 셰퍼드는 "200야드(182m) 이상 날아갔다"며 자신만만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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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손더스가 분석한 골프공의 거리와 위치

정확히 50년 전의 '월면 티샷'이 최근 다시 화제가 된 것은 이미지 전문가인 앤디 손더스가 미국골프협회(USGA)와 함께 셰퍼드의 역사적 위업을 기념하며 그 정확한 거리를 측정했기 때문이다. 손더스는 당시의 영상을 디지털로 보정해 만든 이미지로 분석한 결과 첫번째 골프공은 약 24야드(21m), 두번째는 40야드(36.5m) 날아갔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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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의 달 정찰궤도선(LRO)의 사진으로 분석해 본 골프공의 거리와 위치

손더스는 "당시 셰퍼드가 과장을 섞어 '마일스'라고 표현했지만 실제 거리는 이에 훨씬 못미쳤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익숙하지 않은 월면 환경에서 우주복을 입고 임시 골프채를 휘두르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정도 거리도 인상적"이라면서 "우주복을 입으면 움직임에 심한 지장을 받고 발바닥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골프공을 공중에 띄운 것만도 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셰퍼드는 1961년 5월 5일 ‘프리덤 7호’를 타고 고도 187㎞까지 올라가는 비행에 성공한 미국 최초의 우주비행사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2021.02.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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