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이슈 ]

“가부장제 북한서 여성 지도자?” 김여정 주목하는 이유

by서울신문

서울신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연합뉴스

외신, 김정은 후임으로 ‘백두혈통’ 김여정 주목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둘러싼 건강 이상설이 확산되면서 외신들은 연일 후계자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오직 ‘백두혈통’만이 권좌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차기 북한 통치자는 김씨 일가에서 나올 것이라는 데에 의문이 없고, 그 중에서도 선택지가 제한돼 있다며 김여정을 비중 있게 소개했다.


김 위원장에게도 자식이 3명 있다고 한국 정보당국이 파악하고 있지만, 첫째 아들이 10살로 아버지의 뒤를 잇기엔 너무나도 어리다.

서울신문

미국 CNN 등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태설을 보도한 다음날인 22일에도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아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권한대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자리로 다가가고 있는 모습. 오른쪽은 김 제1부부장.서울신문 DB

김 위원장의 형 김정철은 정치에 뜻이 없어 일찍이 후계 구도에서 밀려났으며 배다른 형 김정남은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피살됐고 그의 아들 김한솔은 어딘가에 숨어지내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남는 선택지는 김여정뿐이라는 것. 김여정이 최근 들어 북한에서 정치적인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해준다고 WSJ은 설명했다.


김여정은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4월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에서 해임됐었지만, 1년 만인 이달 초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다시 복귀했다.

서울신문

김여정, 당 정치국 후보위원 복귀…박정천·리선권 승진 - 북한이 11일 개최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 1월 초 외무상에 오른 리선권도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를 꿰찼고, 지난해 말 포병출신으로 군 총참모장에 전격 오른 박정천은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다. 사진은 노동신문 홈페이지에 게시된 보선 인사 사진과 명단. 2020.4.12.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여성 가능성 희박” vs “혈통이 모든 것 능가”

다만 김여정이 여성이기 때문에 북한 최고 통치자 자리에 오를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더그 밴도우 미국 케이토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글에서 정치 세력 중 남성들이 압도적으로 많고 뿌리 깊은 가부장제 사회인 북한에서 김여정이 김 위원장 자리를 승계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이와 달리 과거 중앙정보국(CIA)에 몸담았던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 김수원 정책분석관은 ‘북한이 여성 지도자를 맞을 준비가 돼 있냐’는 질문이 잘못됐다며 “혈통이 다른 모든 것을 능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신문

- 미국 CNN 등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태설을 보도한 다음날인 22일에도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 행적에 대한 소식을 전하지 않아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권한대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등정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해 10월 16일 보도하며 공개한 모습. 왼쪽은 김 제1부부장이다.서울신문 DB

영국 BBC 방송도 지난 28일 북한의 후계 구도를 예측하는 기사에서 “남아있는 김씨 일가 3명”으로 김여정, 김정철, 김평일을 언급했다. 김평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으로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숙부다.


BBC는 김여정을 가장 먼저 소개하며 어려서부터 정치에 관심을 보여 아버지의 총애를 받았고, 이데올로기적 충성심을 보장하는 강력한 조직인 선전선동부에도 몸담았다고 전했다.


다만 “김여정은 여성이기 때문에 가부장제가 뿌리 깊은 국가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면서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가 되는 것, 특히 군을 운영하는 것은 여성의 의무 범위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행사로 꼽히는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생일 ‘태양절’(4월 15일)에 모습에 드러내지 않은 이후로 신변 이상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신문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열흘 넘게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지난 12일 보도한 김 위원장의 마지막 공개 활동인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연합뉴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