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EX30CC, 애매한 포지셔닝… 고출력이지만 결국 ‘소형차’

볼보 EX30CC는 428마력의 강력한 출력에도 불구하고 소형 SUV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5천만원대 가격 대비 실내 공간과 편의성 부족으로 ‘애매한 포지셔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30과 동일한 사이즈, 가격은 더 비싸… 차이점 많지 않아

물리 버튼 없고, 좁은 실내… 뜨끈뜨끈한 시트, 통풍 기능도 없어

출력·가속성능은 압권이지만… “소형차인데 이만한 출력 필요할까”

볼보 EX30CC은 소형 전기 SUV 모델임에도 5,000만원이 넘는 가격을 책정해 포지셔닝이 애매하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 남양주=제갈민 기자

볼보 EX30CC은 소형 전기 SUV 모델임에도 5,000만원이 넘는 가격을 책정해 포지셔닝이 애매하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 남양주=제갈민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최근 ‘EX30 크로스컨트리(CC)’의 국내 출시를 알렸다. 유럽 주요 국가에 비해 저렴하게 출시된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소형 전기 SUV’가 5,000만원을 넘어서는 가격이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관과 실내 인테리어에서는 올해 초 출시된 볼보의 소형 전기차 ‘EX30’과 차이점이 크지 않음에도 가격은 더 비싸 경쟁력은 높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먼저 볼보 EX30CC의 가격은 EX30 모델 대비 최대 약 760만원, 최소 약 330만원 비싸다. 그나마 출력이 기존 EX30 대비 크게 높아져 보다 파워풀하고 민첩한 주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부각되지만, 이것만으로 웃돈을 지불하기에는 애매하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지난 11일 볼보자동차코리아는 EX30CC 미디어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시승은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서 출발해 남양주 화도읍까지 편도 약 50㎞ 구간을 달렸고, 돌아오는 구간에서는 동승했다.

볼보 EX30CC 외관은 볼보 EX30과 똑같고, 후면에서 다른 점은 테일램프 사이 볼보 영문 레터링이 새겨진 주변부가 검은색 무광 소재로 덧대진 정도다. / 남양주=제갈민 기자

볼보 EX30CC 외관은 볼보 EX30과 똑같고, 후면에서 다른 점은 테일램프 사이 볼보 영문 레터링이 새겨진 주변부가 검은색 무광 소재로 덧대진 정도다. / 남양주=제갈민 기자

우선 차량 외관 모습은, 올해 2월 국내 출시를 알린 볼보 소형 SUV EX30과 판박이다. 겉만 봤을 때 차이점으로는 전면부에서 흔히 ‘라디에이터그릴’이라 부르는 부분과 후면 좌우 테일램프 사이 트렁크 리드 부분에 무광 검은색의 ‘블랙 실드’를 덧댄 정도다. 그리고 전고가 EX30 대비 약간(20㎜) 높아졌다. 실내 인테리어 역시 EX30과 동일하다.


실내에서는 대시보드 가운데에 세로형 터치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았고, 좌우로 세로형 송풍구가 있을 뿐 물리버튼이나 다이얼은 찾아볼 수 없다. 물리버튼은 1열 시트 사이 암레스트에 마련된 창문 레버와 스티어링휠 좌우에 마련된 버튼 정도다. 


창문 조작 레버는 익숙하지 않은 위치에 있어 적응되기 전까지는 불편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1열에서 2열 창문을 개방하려면 리어(REAR) 버튼을 따로 눌러야 한다는 점이 어색한 점이다.

볼보 EX30CC 1열 대시보드에는 세로형 디스플레이만 탑재됐을 뿐 다른 물리 버튼이나 다이얼이 전혀 없어 깔끔한 모습이다. 다만 조작 편의성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운 인테리어다. / 남양주=제갈민 기자

볼보 EX30CC 1열 대시보드에는 세로형 디스플레이만 탑재됐을 뿐 다른 물리 버튼이나 다이얼이 전혀 없어 깔끔한 모습이다. 다만 조작 편의성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운 인테리어다. / 남양주=제갈민 기자

도어 트림에 물리 버튼이 없고, 대시보드에도 메인 디스플레이만 위치해 ‘깔끔한 인테리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조작 편의성 부분에서는 불편함이 적지 않다.


볼보 측에서는 이러한 조작 불편을 보완하기 위해 음성인식 조작 기능인 ‘아리아’를 탑재했지만, 운전 중 기능 조작을 위해 매번 ‘아리아’를 부르고 명령어를 입력하는 것도 번거로운 요소다. 주행 중 운전자가 조작을 자주 하는 공조기 버튼이나 다이얼, 오디오 볼륨 조절 다이얼을 별도로 마련하는 게 안전 부분이나 직관성 부분에서 더 나을 것 같은 부분이다. 


수납공간은 플로팅 타입의 1열 암레스트 앞쪽에 슬라이딩 방식으로 넣고 뺄 수 있는 컵홀더 2구, 그 아래에 지갑이나 작은 소지품 등을 얹어둘 수 있는 공간, 그 앞쪽에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가 있다. 글러브박스는 대시보드 가운데 하단부에 마련돼 있는데, 메인 디스플레이에서 열림 버튼을 찾아 눌러야 해 일반적으로 레버를 당겨 열거나 물리버튼을 눌러 여는 방식에 비해 불편한 점이 존재한다.

볼보 EX30CC 실내 주요 수납 공간. 1열 암레스트 앞쪽 컵홀더는 암레스트 아래로 슬라이딩 방식으로 넣고 뺄 수 있다. / 남양주=제갈민 기자

볼보 EX30CC 실내 주요 수납 공간. 1열 암레스트 앞쪽 컵홀더는 암레스트 아래로 슬라이딩 방식으로 넣고 뺄 수 있다. / 남양주=제갈민 기자

2열 수납공간은 도어 트림과 1열 암레스트 아래에 마련된 작은 수납공간이 전부다. 1열 아래 수납함은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졌으며, 빼고 넣을 수 있게 설계돼 청소가 용이하다. 이 외에 시트 중앙의 등받이를 활용한 암레스트 겸 컵홀더는EX30CC에 탑재되지 않았다. EX30과 동일하다. 2열 탑승객 입장에서는 아쉬운 요소다.


2열은 레그룸과 헤드룸도 약간 좁게 느껴진다. 볼보 EX30과 동일한 플랫폼, 동일한 차체 구조를 가진 ‘B세그먼트(소형)’ 모델인 만큼 2열에 탑승하는 경우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그나마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가 탑재돼 개방감은 나은 편이다.


또한 시승 간 불편했던 점은 ‘시트’다. 시트 쿠션감은 그럭저럭 무난하지만, 바이오 소재의 ‘노르디코’ 인조가죽은 열기 배출이 잘 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시승을 하는 동안 뜨끈뜨끈한 시트 덕에 불편함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5,000만원이 넘는 가격임에도 통풍시트가 지원되지 않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볼보 EX30CC 실내는 공간이 다소 협소하다.. / 남양주=제갈민 기자

볼보 EX30CC 실내는 공간이 다소 협소하다.. / 남양주=제갈민 기자

볼보 EX30CC의 주행 성능 부분에서 ‘출력’이나 ‘가속성능’은 압권이다. 속도를 높여 선행 차량을 추월하고 싶을 때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빠르게 속도가 치솟는다. 순간적으로 속도를 높이면 탑승자의 몸이 시트에 파묻히는 느낌을 받는 정도로 치고 나간다.


파워풀한 성능이 만족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소형 SUV 모델에 ‘굳이 이만한 출력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볼보 EX30CC의 제원을 살펴보면 최고출력은 315㎾(428마력), 최대토크는 543Nm(55.4㎏·m)에 달한다. 출력만 놓고 보면 체급이 한참 높은 전기차 △BMW iX(300㎾)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300㎾) 등을 웃돈다.


내연기관 모델과 비교하더라도 볼보 EX30CC 제원상 성능은 포르쉐 카이엔이나 아우디 Q8 가솔린, 토요타 GR 수프라 등 준대형 SUV 및 스포츠카 모델을 뛰어 넘고,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내는 내연기관 모델은 고성능 SUV인 메르세데스-벤츠 GLE 53 AMG 4매틱+(435마력, 57.1㎏·m) 정도가 있다.

볼보 EX30CC는 파워풀하고 빠른 가속 성능을 보여주지만 전고가 EX30에 비해 약간 높아져 안정감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 남양주=제갈민 기자

볼보 EX30CC는 파워풀하고 빠른 가속 성능을 보여주지만 전고가 EX30에 비해 약간 높아져 안정감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 남양주=제갈민 기자

전기차는 기본적으로 내연기관 대비 빠른 가속성능과 높은 출력을 낸다. 볼보 EX30CC는 그 수준을 뛰어 넘어 체급에 비해 과한 성능을 품은 모델인데, 이러한 소형차를 만드는 스웨덴과 북유럽을 비롯해 유럽 시장 소비자들은 전부 레이서인가 싶은 정도다.


뿐만 아니라 높은 출력에 비해 차체가 작고 전고가 기존 EX30보다 약간 높아진 만큼 고속에서 빠른 차로 변경을 할 때는 안정감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다. 제동 성능은 파워풀한 출력에 비해서는 무난한 수준으로 느껴졌다.


스티어링 조작 감도(부드러움, 중간, 단단함)와 원 페달 드라이브 강도(오프, 저단, 고단), 주행모드 및 출력 조절(효율 위주의 후륜, 표준, 상시사륜의 퍼포먼스)을 하나씩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스티어링 조작 감도나 주행모드 조작을 하나씩 바꿔봐도 크게 체감되는 정도는 아니다. 그나마 원 페달 드라이브 강도는 저단과 고단의 차이가 명확한데, 아직까지는 오프 상태로 기능을 끄고 주행하며 브레이크에서 발을 뗐을 때 타력주행을 하는 게 더 편안하게 느껴졌다.

볼보 EX30CC 전력 소비 효율. / 남양주=제갈민 기자

볼보 EX30CC 전력 소비 효율. / 남양주=제갈민 기자

전력 소비 효율(전비, 연비)은 16.6㎾h/100㎞로, 단위를 바꿔 환산하면 6.0㎞/㎾h 수준으로 높은 효율을 보였다. 편도 기준 출발 전 배터리 잔량은 약 78%였으며, 기착지 도착 시 잔량은 68%로 나타났다. 


광화문에서 종로와 노원구 공릉동, 남양주 별내 방면으로 도심 주행으로 약 43㎞ 주행을 하는 동안 10%가 소모된 것으로 도심 주행에서 효율이 뛰어나다. 다시 서울로 돌아올 때는 고속 위주의 도로(서울양양고속도로 및 북부간선도로)를 이용했고, 약 53㎞ 주행을 하는 동안 배터리는 15∼16% 감소했다.


볼보 EX30CC는 출력과 연비만을 놓고 본다면 만족스러운 모델이지만, 물리버튼이 없는 인테리어와 5,000만원이 넘는 몸값의 소형 SUV라는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 실내 공간과 적재함이 좁은 만큼 효율성 부분에서는 단점이 적지 않다. 또한 파워풀한 주행 성능을 갖추긴 했지만 SUV의 높은 전고로 인해 고속 주행 안정감이 약간 떨어져 포지셔닝도 애매한 모델로 보인다.

볼보 EX30CC 전면부 보닛 아래 수납공간(프렁크)은 덮개를 열고 고정시킬 수 없으며, 수납 공간은 협소해 백팩 하나 보관도 쉽지 않다. 보닛 안쪽은 경량화를 위해서인지 이중 철판의 안쪽 곳곳을 파낸 것처럼 설계했다. / 남양주=제갈민 기자

볼보 EX30CC 전면부 보닛 아래 수납공간(프렁크)은 덮개를 열고 고정시킬 수 없으며, 수납 공간은 협소해 백팩 하나 보관도 쉽지 않다. 보닛 안쪽은 경량화를 위해서인지 이중 철판의 안쪽 곳곳을 파낸 것처럼 설계했다. / 남양주=제갈민 기자 관련기사

제갈민 기자 min-jegal@sisaweek.com
2025.09.1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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