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개미가 살면 왜 바퀴벌레를 보기 힘들까?
여름이 되면서 비도 자주오고 날씨도 이제 많이 무더워졌습니다. 여름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희소식이겠지만 몇몇 분들에게는 그다지 좋은 소식은 아닌데 특히 아파트 1~2층이나 주택에 사는 분들에게는 더욱 그렇죠. 그 이유는 이 시기에는 '벌레와의 사투'가 일상이 되버리기 때문인데 특히 개미와 바퀴벌레의 출몰은 저층에 사시는 분들에게는 꽤 고통스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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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많은 분들이 아시듯 집에 개미가 살면 바퀴벌레를 보기 힘들고 바퀴벌레가 있으면 개미를 보기 힘듭니다. 물론 가끔 한집에서 공생하듯 출몰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 둘을 한집에서 같이 보기는 매우 힘들죠. 그리고 거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집안에서 가장많이 볼 수 있는 개미는 바로 애집개미(불개미)입니다. 애집개미는 보통 10마리의 여왕개미들과 모여서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평균적으로 여왕개미 한마리당 400~500마리의 개미들과 함께 산다고 하니 애집개미가 집에 보인 다는 것은 보이지않는 개미가 집안에 4000~5000마리는 있다고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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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 역시 개미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으로 군집 생활을 합니다. 바퀴벌레의 배설물에는 페로몬 역할을 하는 물질이 있어 주변에 서식하는 바퀴벌레들을 끌어모아 번식이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군집을 이루게 되죠. 그러나 이렇게 형성된 군집은 개미의 그것과는 크게 다른 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그들의 '협동'과 '사회성'에 있습니다.
![]() 협력하는 개미 |
군집해서 모여사는 개미들은 보통 개체끼리 분업하고 의사소통하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합니다. 즉, 개미는 사회적인 조직과 더불어 서식지를 더더욱 편리하고 좋게 변화시키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원을 개발하며, 서로 협동하여 자신을 방어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죠.
![]() 협동하는 개미 |
반면에 바퀴벌레는 이런 개미들과는 달리 군집안에 뚜렷한 우두머리는 없고 개체간의 협력이나 역할 분담도 없어 사회성 곤충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서로 다른 특징 때문에 개미가 있는 곳에서 바퀴벌레를 보기가 힘들게 됩니다.
보통 집안에 두 개체가 동시에 산다는 것은 한정된 식량자원에 대한 쟁탈이 일어난다는 것을 뜻합니다. 집에서 누군가가 흘리고 간 음식물이 이들에게는 주요한 식량이 될 수 있는데 이런 식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마찰이 생길 수 박에 없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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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서식지에서도 마찰이 있을 수 있는데 바퀴벌레는 좋아하는 장소인 습기가 많고 어두운 장소에 개미가 서식하게 되면 자연히 바퀴벌레와 만날 수 밖에 없는데 자기영역에 침범하는 것을 몹시 꺼리는 개미가 이를 가만히 둘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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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들 때문에 이들은 결국 싸울 수 밖에 없는데 보통 이 전쟁에서는 같은 무리들을 위해 죽음까지 불사하면서 우두머리를 중심으로 서로 협동하는 개미가 당연히 같은 공간에 모여 살기만 할 뿐 협력하지 않고 우왕좌왕하는 바퀴벌레에게 승리하는 비율이 높게 됩니다. 특히 개미는 보통 몇천마리씩 모여사니 개체수에서도 월등히 많을 뿐더러 싸우는데 서로 협력까지 하니 대부분의 경우 바퀴벌레에게 이기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싸움에서 승리한 개미는 전리품으로 바퀴벌레 사체나 알집까지 서식처로 가져가 식량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개미가 있는 집에서는 바퀴벌레의 흔적을 찾기 힘들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바퀴벌레가 항상 지는 것도 둘이 공존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보통 이런 경우는 집의 한 장소에 개미가 살고 다른 장소에 바퀴벌레가 사는 경우 혹은 집안에 식량이 풍부해서 굳이 싸우지 않아도 되는 경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