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마디를 뚝뚝하는 걸 왜 멈추기 힘들까?
습관적으로 주먹을 쥐거나 손가락을 꺾어 ‘우두둑’ 소리를 내면 시원한 느낌이 들죠. 한 번 버릇이 생기게 되면 쉽게 멈출 수 없는 관절 꺾기, 대체 이 뚝 하는 소리는 왜 나는 걸까요? 그리고 왜 우리는 이 습관에 중독이 되는 걸까요?
몇몇 자료를 조사해 본 결과, 손가락 마디에서 뚝 소리가 나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고 합니다. 다만 이에 대해 연구를 진행해온 많은 전문가들은 신빙성이 가장 높은 가설을 제시하고 있었죠. 그리고 그 가설 중 하나가 바로 관절속 '기체'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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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절속 기포, ncbi, curiosity |
손가락의 마디는 뼈와 뼈가 이어져 있습니다. 각각의 뼈 끝부분에는 연골이 있고 이 연골과 연골 사이는 ‘관절 주머니’라고 하는 부분이 연골을 받쳐주고 있습니다. 관절 주머니의 내부는 무색의 알칼리성 윤활액으로 가득 차 있으며, 이 윤활액은 관절을 부드럽게 해주고 뼈 끼리의 마찰을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관절의 윤활액 내에는 대부분이 질소로 이루어진 용존기체, 즉 액체에 녹은 상태로 존재하는 기체로 가득 차 있죠. 손가락을 당기거나 구부리면 윤활액이 들어있는 관절 주머니도 함께 순간 잡아 당겨지게 됩니다. 이 순간 ‘공동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액체가 빠른 속도로 운동할 때 내부 압력이 순간적으로 낮아져 기포가 발생하는 것을 ‘공동현상’이라고 합니다. 이 공동현상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그 예중 하나가 바로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배의가 시동을 걸 때 보이는 기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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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큰 배가 시동을 걸고 엔진 프로펠러가 물속에서 돌아가기 시작할 때, 프로펠러 주변에서 난데없이 기포가 마구 생기는 장면을 보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공동현상의 예가 될 수 있죠. 물 속에 존재하고 있던 아주 작은 기체들이 순간적인 유속의 변화로 인해 생긴 압력차 때문에 공기방울이 되어 상대적으로 압력이 낮은 프로펠러 쪽으로 달라붙게 되어 발생하는 현상인데 이것이 우리 관절에도 발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관절 주머니가 당겨지는 순간, 용존기체가 녹아있는 윤활액 내의 압력이 줄어들게 되어 ‘공동현상’이 발생하게 되죠. 그리고 이 때 기체 상태로 있던 질소는 작은 방울을 만들게 되는데 순간적으로 생성된 이 질소 방울이 터지면서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로 그 ‘뚝’ 하는 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관절의 기포가 생기고 소리를 발생시키기까지는 고작 0.310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는데그래서 이 기포가 ‘발생하는 도중’에 소리가 나는 것인지, 아니면 발생한 기포가 ‘터지면서’ 나는 것인지를 정확하게 규명하긴 어렵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뚝 소리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게’ 된 것이죠.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이 기포가 소리의 원인이라는 것에는 어느정도 동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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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관절을 꺾어 이렇게 뚝 소리를 내는 것을 왜 멈추기 힘든걸까요? 우리 몸의 뼈는 수 많은 관절로 이어져 있습니다. 이 관절들은 매일 우리의 체중은 물론, 외부의 충격을 견뎌내며 우리 몸을 보호하고 있죠. 손가락 관절 또한 압력을 견디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미국의 척추치료 전문의 라이언 커다, 그리고 물리치료 전문의인 스캇 웨이스는 관절이 받는 스트레스에 대해 “하루 종일에 걸쳐 손을 사용하게 되면 근육이 수축되고, 이에 따라 손가락 관절 또한 뻑뻑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손을 펴거나 굽혀 뚝 소리를 내게 되면 손가락 관절에 쌓인 압력을 풀어주게 되는데, 이 때문에 시원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도 설명했죠. 그리고 우리가 관절을 꺾게되는 이유도 이런 시원함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이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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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또다른 척추치료 전문의 데이빗 필립스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이를 설명합니다. 그는 대부분의 경우 관절에서 뚝 소리가 날 때 관절 주위를 감싸고 있는 근육, 힘줄과 인대의 긴장을 풀어주는데, 이 때문에 시원한 느낌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죠. 또한 "이 효과는 스트레칭을 통해 신체에 변화를 주고 긴장을 풀어주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이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손에 피로가 많이 쌓인 상태에서 한번씩 ‘뚝’ 소리를 내게 되면 시원한 느낌을 갖게 되는데 이런 느낌이 주는 쾌감때문에 계속해서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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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을 꺾는 행동을 오랜 시간에 걸쳐 하게되면 관절이 서서히 닳게 되거나 손가락의 변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계속 반복하는 것은 좋은 행동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논문자료·자문 등 도움
- Real-Time Visualization of Joint Cavitation
- 'Cracking joints'. A bioengineering study of cavitation in the metacarpophalangeal joint.
- The Real Reason You're Addicted to Cracking Your Knuckles
- Ultrasound Reveals Why Knuckle Cracking Feels So Satisfying
- WHY DO BONES CRACK AND WHY DOES IT FEEL GOOD
- 인대, 힘줄 혈관 적어 재생 잘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