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이 말한 직원 할인 티켓의 허상
“빛 좋은 개살구란 말이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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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승무원이라면 직원 할인을 통해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우리가 항공사 직원을 부러워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물론 남들이 보기에는 이렇게 좋은 복지가 어디 있겠나 싶지만, 여기에도 애로사항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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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할인 티켓 사용이 굉장히 까다롭다고 하는데요. 이코노미 클래스로만 여행할 수 있다거나, 예약 확정을 할 수 없는 등의 단점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이 없죠. 그래서 오늘은 승무원이 말한 직원 할인 티켓의 허상과 현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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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들의 복리후생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직원 할인 티켓은 일명 ‘ZED 티켓’이라고 부릅니다. 국내 메이저 항공사를 예로 들면 대한항공은 연간 총 25매, 아시아나항공은 총 50매 한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요. 이는 승무원 본인을 포함해 배우자와 양가의 부모님, 자녀까지도 쓸 수 있습니다. 단, 직계 가족만 가능하기에 형제와 자매는 쓸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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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D 티켓은 ID90과 ID50 두 종류로 나뉘는데요. ID90은 정상가의 약 90%가 할인된 티켓으로 할인율이 높지만, 확약 된 좌석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승객이 탑승한 다음 빈 좌석이 있을 때만 탑승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ID50은 정상가의 약 50%가 할인된 티켓인데요. 확약 된 좌석이라 일반 승객과 동일하게 탑승이 가능하지만, 직원 할인 티켓치고는 생각보다 비싼 가격이 단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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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ID90의 경우 비 확약 티켓이므로 비수기나 좌석 여유가 있을 때를 잘만 이용한다면 분명 큰 메리트죠. 하지만 연휴나 여름휴가 기간 등의 성수기에는 잔여 좌석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 거의 이용하기가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기 노선도 점유율이 높아 더욱 어려운데요. 애써 짐을 챙겨 공항에 가더라도 카운터에서 초조하게 좌석 현황을 지켜봐야 합니다. 그러다 자리가 없으면 집으로 돌아가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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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아 항공권을 받았다고 해도 그때부터 비행기 게이트까지 직진해야 합니다. 탑승 마감 시간에 맞춰야 하므로 면세품을 돌아볼 여유도 없죠. 미리 항공권 예약을 할 수 없어서 좌석 지정도 어렵습니다. 가족이 설령 같은 비행기에 탑승했더라도 서로 헤어져 앉기 십상인데요. 이렇게 출발 전부터 탑승 가능성을 놓고 따지다 보니, 여행 계획을 제대로 세우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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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승무원들 사이에서는 할인 티켓을 두고 ‘그림의 떡’ 이라는 말도 하는데요. 승무원들은 몇 차례 직원 할인 티켓을 사용하려고 시도해봤지만 여의치 않았다며, 그냥 마음 편히 여행을 다녀오려면 사비로 항공권을 구매하는 게 낫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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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승무원의 업무 강도가 높다 보니, 정작 실제 이용은 본인이 아니라 가족만 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부분은 정해진 연간 횟수를 다 채우지 못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승무원들은 외부에서 단점보다는 장점에만 주목하고, 항공사에 다닌다고 하면 부러운 시선을 보내서 난감하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