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 "카라얀 남친 얘기 外 모든것 상담, 외로움 통해"(대화의 희열2) [TV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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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조수미가 세계적인 지휘자 카라얀과의 우정을 공개했다.


11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대화의 희열2'에서는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가 출연해 세계적인 음악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공개했다.


오스트리아의 국민 음악가인 카라얀과의 우정을 털어놓은 조수미는 80년대 보수적인 유럽 오페라계에서 동양인 최초로 세계 5대 오페라 극장을 섭렵했다.


조수미는 "기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캐스팅 담당하는 분이 내게 기회를 줬고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제일 친했다. 이건 운명의 기적이다. 카라얀 선생님에게 바로 전화해 '코리아에서 온 소프라노의 노래를 들어보는 게 어떻겠니'라고 해줬다. 착착착 진행된 게 기적이다"고 설명했다.


조수미는 "제 방이 작았다. 벽에 카라얀이 눈 감고 베르린 필 지휘하는 판넬이 책상 앞에 1m 정도 벽을 장식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굿모닝 마에스트로' 했다. 그게 제 일상이었다. 매일 봤기 대문에 카라얀이 가까운 사람이고 가족 같은 느낌이었다"면서 카라얀 앞에서 노래를 불렀을 당시를 떠올렸다.


조수미는 "무대에서 떨면서 노래를 다 하고 나왔는데 카라얀 선생님이 보고 싶다고 해서 탁 보는데 매일 보던 얼굴이다. '마에스트로, 머리카락 만져봐도 돼요' 했다. 만졌더니 애기처럼 가만히 있었다. 눈도 보고싶다고 했다. 파란 하늘 같은 눈동자가 나를 처다보더라. '그거 아세요. 매일 아침에 인사하고 저녁에 굿나잇 하는 사람이 누군지? 그게 나에요' 했다. 무서운 게 없었다. 그 다음에 확 풀어졌다"고 말했다.


조수미는 이어 "한국에서 왔다는 것도 인상깊어 하셨다. 사모님이 지갑을 잃어버렸다. 지갑을 주운 사람이 한국 사람이었다더라. 그래서 한국에 대해서 좋은 생각을 갖고 계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여름에 뭐하냐고 해서 할 거 없다고 했더니, 플라시도 도밍고랑 오페라 '가면무도회'를 녹음하는데 중요한 배역을 해줄 수 있겠냐더라. 당연히 하겠다고 했다"면서 오스카라는 남자 시종 역을 맡게 됐다고 털어놨다.


조수미는 또 "카라얀에게 음악적인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남자친구 얘기도 많이 했다. 젊은 소프라노가 갖고 있는 희망, 슬픔, 외로움 모든 걸 적나라하게 이야기했다. 제가 그런 걸 나누고 싶던 친구도 없고 가족도 없었다. 마에스트로는 모든 걸 갖고 있는 사람인데도 외로워하시고 힘들어하셨다. 그런 점이 통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제가 곁에 같이 있었다. 트레이닝복 지퍼를 올렸다 내렸다 하시더라. 숨을 못 쉬겠다고. 연습을 끝까지 보고 집으로 가셨다. 오늘 푹 주무시라고 내일 일요일이니까 연습 없는 거 하시죠 하고 재미있게 놀다가 숙소에 왔다. TV를 켰는데 카라얀 이야기가 계속 나오더라. 돌아가셨다더라. 그래서 집을 뛰쳐나왔더니 난리다. 거리에 사람들이 다 나왔다. 카라얀의 죽음은 그냥 유명한 지휘자가 아니라 오스트리아 전체의 슬픔인 거였다. 저는 그 슬픔이 커서 그분이 없는 무대는 서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들었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도 안 나가겠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ent@stoo.com]

2022.04.13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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